[Opinion] 수많은 공연장 아래 수많은 풍경 [공연]

글 입력 2022.04.30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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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랜 덕질 변천사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공연을 보러 다녔다. 아이돌 콘서트를 보러 다니다가 어느새 클래식과 국악 공연을 보러 다니기도 했고, 뮤지컬과 연극도 꾸준히 보고 있다.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공연마다 다 다른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이 신기했다. 그래서 내가 보았던 그 다양한 풍경을 공유해보고 싶다.

 

 

 

1. 아이돌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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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콘서트만큼 일제히 같은 목적으로 방문하는 공연도 없을 것이다. 다른 공연들은 그 공연의 출연진을 보러 가거나 그 공연 자체를 보러 가는 것, 이 두 가지로 목적이 주로 나뉘는데 아이돌 콘서트는 팬덤이라는 하나의 집단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보려는 순수한 목적으로 가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다 모르는 사람들이더라도 왠지 모르게 하나가 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아이돌 콘서트는 화려한 연출과 귀를 가득 채우는 노랫소리도 좋지만, 빼놓을 수 없는 구성 요소가 팬들이다. 혹시 아이돌 콘서트를 하는 현장 근처로 가본 적이 있는가? 굳이 공연장에 들어가지 않아도 팬들의 환호와 떼창 소리가 바깥까지 들려온다. 코로나로 인해 잠시 그 소리를 들을 수 없었지만, 이제는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던 그 열정적인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공연장 안은 응원봉 불빛이 가득하다. 어두운 공연장을 별처럼 장식하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그래서 아이돌이 잘 보이지 않는 뒷자리로 가더라도 그 분위기에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함께 환호하고 떼창을 하며 감정을 공유한다. 내 눈앞에 있는 아이돌을 향한 순수한 사랑, 그것 하나로. 그것이 아이돌 콘서트의 매력이다.

 

 

 

2. 클래식/국악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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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과 국악 공연은 아이돌 콘서트와는 정반대의 분위기다. 팬들의 환호 소리로 가득 찬 콘서트와 다르게, 클래식과 국악 공연은 관객들이 침묵을 유지한다. 물론 그것이 그 공연을 향한 깊은 배려와 응원이다. 연주자를 향한, 그리고 관객 자신을 향한 배려다. 그리고 환호 대신 박수갈채가 이어진다. (팬데믹 이후 공연을 관람하였기 때문에 코로나로 인해 변한 문화일 수도 있다.)


공연 형식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클래식과 국악은 퍼포먼스보다 노래를 즐기러 가는 것이다. 즉 시각보다 청각이 중요한 공연이기에 모두가 숨조차 죽이고 무대에 귀를 기울인다. 그렇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화려함은 눈으로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 귀로도 그것을 느낄 수 있다. 노래로 펼쳐지는 풍경을 우리는 관람하는 것이다.


국악 중 판소리 공연은 조금 결이 다르다. 관객들이 함께 무대에 참여하기도 한다. 소리꾼의 소리에 ‘얼쑤!’, ‘좋다!’와 같은 추임새를 덧붙이며 관객 자신의 흥을 거리낌 없이 표출한다. 마치 소리꾼이 읽어주는 이야기에 화답하듯. 정통 판소리는 오로지 세 가지 구성 요소만이 존재한다. 소리꾼의 소리, 고수의 북소리, 그리고 관객의 추임새. 소박하지만 모두 함께 만들어 나가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된다.

 

 


3. 뮤지컬/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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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형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뮤지컬과 연극은 무대와 객석이 완전히 분리된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객석은 현실이지만 무대 위는 전혀 다른 세계이다. 완전히 다른 세계를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경험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극 장르의 가장 특이하면서도 매력적인 점이다.


다른 공연들과 다르게 뮤지컬과 연극은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 관객은 전혀 무대에 개입할 수 없게 된다. 마치 텔레비전을 보듯 그저 객석 너머로 타인의 이야기를 접하는 것이다. 그 순간만큼은 무대 장치는 하나의 배경이고, 배우들은 각각의 또 다른 인물이다.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이 시작되는 순간 관객들은 무대를 향해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분리된 두 세계가 하나로 합쳐진다. 배경은 다시 무대 장치로, 이야기 속 인물들은 다시 배우로 돌아온다.


뮤지컬과 연극의 가장 큰 차이점이 노래의 유무라는 점은 많은 사람이 인정하는 사실일 것이다. 뮤지컬은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도중 노래를 부르지만, 연극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노래 없이 대사만이 존재한다. 연극은 단조롭고 지루하다는 이유로, 뮤지컬은 뜬금없이 이야기 도중 노래를 부른다는 이유로 각 장르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반대로 연극은 감정이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이유로, 뮤지컬은 노래가 있어 즐거워진다는 이유로 둘 다 좋아하는 편이다.


*


나는 늘 새로운 공연을 찾아 돌아다니는 여행자고, 내 앞에는 여전히 수많은 여행지가 있다. 장르에 따라서, 그리고 그 내용에 따라서도 전혀 다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그렇게 각기 다른 공연의 공통점은 결국 ‘몰입’이라는 단어로 귀결한다. 공연장 속 풍경을 온전히 감상하고 무대 속 이야기와 노래에 공감하며 몇 시간 동안 온전히 그곳에 빠져들다가 나오면 마치 행복한 꿈을 꾼 듯한 기분이 든다. 아주 즐겁고 선명한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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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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