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음악으로 만나는 메이플스토리 - 심포니 오브 메이플스토리 [게임]

게임 음악 오케스트라 [심포니 오브 메이플스토리]
글 입력 2022.04.1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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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열린 메이플스토리 오케스트라 공연 [심포니 오브 메이플스토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기다림이 무색할 정도로 높은 퀄리티의 음악을 선보인 공연이었다. 객석을 채운 많은 유저들과 함께 메이플스토리의 과거와 현재를 음악으로 기억하고 추억하는 시간이 되었다.

 

[심포니 오브 메이플스토리]는 이번 겨울 업데이트 ‘DESTINY’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한 특별 이벤트이기도 하다. 겨울 업데이트의 이벤트 ‘별빛 심포니’는 메이플스토리의 음악을 중심으로 한 테마로, 인 게임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들려주었다.

 

이전에 선보인 플레이리스트와 해외에서만 공개되었던 [재즈 오브 메이플]의 수록곡을 들려주었다. 작년부터 로파이 플레이리스트, 피아노 소품집, 재즈 보사노바 등 다양한 장르로 편곡한 플레이리스트를 차근차근 선보이면서 겨울 이벤트를 서막을 알렸다는 건 별빛 심포니에 도착한 후에 알게 된 사실이다.

 

메이플의 큰 그림(?)은 단순히 게임 속 연주에서만 끝나지 않았다. 한창 겨울 이벤트가 진행될 때는 음악 크리에이터를 초청해 <별빛 심포니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후 [심포니 오브 메이플스토리] 오케스트라 공연을 통해 겨울 이벤트의 대미를 장식했다. 2018년 [게임 속의 오케스트라] 이후 4년 만에 다시 열린 오케스트라 공연인 만큼 많은 유저들이 이 공연을 고대했고, 그 기대에 맞게 유저들은 모든 객석을 꽉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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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오케스트라와는 다른 점이 있었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편곡의 방향성에 있었다. 이전 공연에서는 오케스트라에 맞게 편곡하거나, 같은 테마를 공유하는 곡들을 메들리로 연주하는 방식을 보여주었다면 [심포니 오브 메이플스토리]는 편곡보다는 원곡 재현에 더 초점을 맞추었다. 그렇기에 거의 편곡이 되지 않은, 원곡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연주하며 원곡에 풍성함을 더하는 방향으로 음악을 선보였다.

 

‘코리안101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최현이 지휘자와 60인의 대규모 편성으로 구성된 ‘아르츠심포니오케스트라’, 그리고 다양한 악기의 밴드가 어우러져 ‘메이플스토리’ 음악을 더욱 생동감 있고 웅장하게 표현했다. 함께 공연장 대형 스크린에는 곡에 맞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영상, 일러스트, 스토리 대사 등을 연출해 마치 ‘메이플스토리’ 속 세계에 있는 듯 몰입감을 더욱 높였다.

 

공연을 방해한 요소로 지적된 연출(특히 영상 및 애니메이션)의 문제도 이번에 말끔히 해결되었다. 오히려 이번에는 연출이 공연의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영상에 어울리는 조명이 섬세하게 움직이면서 영상을 무대까지 확장하며 음악 공연 무대를 만들어 나가는 데 한몫을 했다. 그렇게 만들어간 별빛 심포니의 마지막 프로젝트 [심포니 오브 메이플스토리]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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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마법사를 향하여


 

공연 프로그램은 1부와 2부로 나뉘었는데, 1부에서는 음악으로 과거를, 2부에서는 음악으로 메이플의 현재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1부에서는 과거라는 테마에 맞게 검은 마법사 이전의 곡들을 위주로 담아 놓았다. 리스항구의 음악부터 시작해 헤네시스, 아쿠아리움으로 이어지며 초창기 음악들을 한 번 상기시켰다.

 

헤네시스의 'Floral life'와 시간의 신전 'The Temple of Time'처럼 이전 공연에서 연주되었던 곡들이 속속히 보인다. 그 밖에도 'The Raindrop Flower', 'The Tune of Azure Light' 등 자주 연주되었던 곡들이 대거 등장했다. 여기에 ‘달맞이꽃’, ‘에스페라’, ‘패스파인더’, 그리고 마지막 ‘테네브리스’ 테마를 추가하면서 메이플스토리의 역사를 완성시켰다.

 

1부의 곡들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그 끝엔 검은마법사가 있었다. 즉, 시간의 신전과 현재의 문 속의 첫 번째 지역인 망각의 호수부터 시작되어 아르카나, 깊고 깊은 에스페라 등을 지나 그 길의 끝에 자리하고 있는 검은마법사를 마주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렇기에 1부에서 인상적인 곡들은 역시 ‘에스페라’와 테네브리스 테마 곡들이다. ‘생명이 시작되는 곳’과 ‘거울 빛에 물든 바다’, 그리고 윌 3페이즈 곡 ‘바스러지는 빛’처럼 에스페라 테마 곡은 태초의 바다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름답게 물든 바다의 모습을 연주했다.

 

검은마법사와의 격전을 다룬 테네브리스 지역의 음악은 기존 메이플 음악들과는 다른 결의 어둠을 담고 있는 음악이었고, 웅장함으로 무장한 곡들이다. 1부의 마지막 곡 이자, 검은마법사 자체를 나타내는 ‘어둠의 왕좌’는 모든 힘을 끌어당기며 폭발하는 에너지와 테네브리스의 색깔을 무대에 입힌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다.

 

 

 

보더리스 : 그란디스로의 새로운 시작


        

2부는 음악으로 메이플의 현재를 조망하는 메이플스토리의 현재를 나타내는 음악들을 선정했다. 검은마법사의 최후 이후, The Day After의 시점이자 새로운 무대가 된 그란디스로 중심이 옮겨갔다. 지금까지 선보이지 않았던 음악들이 주로 배치되기도 했다. 2부의 첫 포문을 연 곡은 아쉴롬, 그다음 곡은 검은 마법사 그 이후를 다룬 앨범 Glory를 시작으로 마지막 The Collective 2까지 앨범의 수록곡을 스토리에 맞게 들을 수 있었다.

 

아쉴롬에서 시작된 이야기에서는 제른 다르모어라는 신규 보스의 서막을 알렸기에 그란디스로의 시작은 아쉴롬이 맞는 듯하다. 아쉴롬은 청명한 새벽녘을 생각나게 하는 맑은 음색이 특징인 곡이다. 이를 오케스트라에서는 실로폰과 현악기의 깔끔한 음색으로 풍성함을 더했다. 원곡에서도 원래 오케스트라 구성이기는 하지만, 음원과 라이브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이후, 해방된 에델슈타인에서 열린 축제의 순간을 담은 Liberated Edelstein City가 연주되었다. 삭막한 에델슈타인에 활기가 도는 순간을 표현한 음악이다.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곡이었지만, 막상 공연에서 들으니 좋았던 곡 중 하나였다. 웅장함과 경쾌한 오케스트라 연주를 통해 축제처럼 활기찬 분위기를 들려준 음악이었다.

 

2부 마지막을 장식한 나린 테마 Wonderful Moments in Narin과 Life is Full of Happiness가 가장 인상깊었다. 봄을 담은 마을인 나린의 평화로움과 행복을 담은 라라의 테마곡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감성이 마지막과 잘 어울렸고, 이 곡 때문에 공연 마지막까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웅장함을 그대로 : 보스곡


 

이번 공연에서는 보스 곡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는데, ‘검은마법사’, ‘윌’, ‘세렌’ 등 평소 오케스트라 공연에서는 듣지 못할 음악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4년 동안 스토리가 점차 쌓이면서 그만큼 새로운 보스가 등장해왔고, 공연에서는 이것을 포착해 담아냈다.

 

아름다운 음악이나 감미로운 곡뿐만 아니라 웅장하고, 유저들의 강한 기대를 받는 테마인 만큼 보스의 압도하는 에너지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곡들을 연주하며 보스가 가진 강한 힘을 음악으로 느낄 수 있었다. 보스 곡들이 다른 음악과 비교하면 다르긴 달랐다. 무대 전체가 울리는 퍼커션과 브라스, 거침없이 활을 움직이는 현악과 불안한 듯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목관악기 등 각 악기들이 가진 최대치의 에너지를 내뿜으면서 연주한 게 여실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유저들도 이번 공연 중 주로 보스전의 음악들이 좋았다는 평을 남겼다.

 

 

 

신 캐릭터 테마곡


 

보스전의 음악과 함께 나타난 특징이 있다면 캐릭터 테마곡이 많았다는 점이다. 앞과 마찬가지로, 긴 세월 동안 새롭게 출시된 캐릭터들도 많았다. 공연에서는 ‘패스파인더’, ‘일리움’, ‘호영’, ‘아델’, ‘카인’, ‘라라’까지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캐릭터들의 테마곡을 선보였다.

 

카데나, 아크는 왜 등장하지 않았는가를 생각해보자면. 아크의 경우 아크 테마곡이 수록된 [ARK] 앨범에 같이 수록된 '에스페라'나 '그림자 연금술사' 등 다른 테마의 곡들이 이미 선곡되었기 때문에 아크 테마곡은 아쉽게도 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카데나. 카데나는 힙합 비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EDM에 특화된 음악이기에 오케스트라로 표현하기엔 어렵다고 판단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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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캐릭터 '호영', 넥슨 제공

 

 

호영의 마을 ‘청운’은 동양적인 선율을 오케스트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는다. 바이올린 솔로로 원곡의 동양적 선율을 잘 살렸기 때문이다. 연주를 듣기 전까진, 서양의 악기로 이 곡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연주를 듣자마자 이런 의심이 사라졌다는 것. 청운 원곡을 해치지 않으면서 보다 부드러운 음색으로 들을 수 있었다.

 

다만, 공연 전반적으로 연주의 템포가 빨랐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원곡보다 빠른 템포의 연주로 박자가 맞지 않은 경우도 있었고, 빠른 박자에 급한 마을이 들었다는 점에선 아쉽다. 원곡 자체가 짧고, 2시간 안에 40여 곡을 연주해야 하기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여유를 가지고 연주를 들었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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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 중 깜짝 이벤트, 넥슨 제공

 

 

그렇다 하더라도 공연은 환상적이었다. 공연을 기다리면서부터, 연주에 집중하고 음악을 기대하는 그 과정조차 즐거웠기에 공연 내내 감탄을 쏟아낼 수밖에 없었다. 풍성한 오케스트라 연주로 다시 만나는 음악이 새롭게 느껴지기까지. 마지막 커튼콜까지 소소한 이벤트를 선보이면서 좋은 기억으로 남은 공연이었다.

 

**

 

메이플스토리 별빛 심포니의 마지막을 장식한 [심포니 오브 메이플스토리]. 이번 오케스트라를 통해 유저들은 무엇을 얻었을까. 쿠폰! 이라고 대답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그것보다 의미 있던 건 문화 자체다. 같은 관심사, 애정하는 것을 향유하고, 생각과 느낌을 나눌 수 있는 장(場) 이 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음악을 기대하고, 연주를 감상하면서 형성되는 관객들만의 깊은 유대감과 음악으로 추억을 공유할 기회가 되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검은마법사 이후, 메이플스토리 역사에 칠해진 ‘보더리스’라는 단어처럼 음악이 게임과 현실을 이어주는 역할 톡톡히 해낸 셈이다. 지난 메이플스토리의 역사를 음악으로 추억한 [심포니 오브 메이플스토리]가 다음 공연으로 이어지길, 앞으로 메이플스토리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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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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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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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람객
    • 좋은 감상평 좋네요. 실제 관람객중 한명으로써 심히 공감가는 에디트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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