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믿을 건 글 밖에 없다. [문화 전반]

왜 내가 글쓰기를 꾸준히 하는가.
글 입력 2022.03.22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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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무치게 외로웠다. 주변에 진정성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주변에 진정성 넘치는 친구가 있든 없든, 20대 중반이 되면, 다들 바빠진다. 예전만큼 자주 보지 못한다. 예전만큼 공통 관심사나 삶에서의 공통분모도 없어지기 때문에 힘든걸 말해도 진정한 이해를 해주진 못한다는 마음을 많이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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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떨땐, 나조차도 내가 왜 이렇게 복잡한 마음과 깊은 외로움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할 때도 많았다.

 

뜸해진 연락과 소통, 그리고 말을 해봤자 모를 것 같다는 생각.

 

그리고 20대에는 10대 때처럼 친구에게 마냥 징징대며 다 털어놓을 수는 없을 때가 많다. 그리고 설사 털어놓더라도 돌아오는 '위로'는 철저히 본인 관점에서의 위로가 대부분이지, 내 관점에서 받을 수 있는 위로는 매우 한정적이다.

 

이건 친구 탓이 아니라 생각한다.

 

해를 먹어갈수록 본인 몸 챙기는 것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에, 그리고 원래 관계라는 것이 철저하게 자신 위주로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럴 때마다 신경을 돌릴 곳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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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든 생각이, 난 철자만을 믿을 수 있겠다 싶었다.

 

내가 쓴 글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타이핑하는 대로 나오기 때문이다. 

 

내가 쓴 글은 온전히 믿을 수 있다. 내가 행동해서 쓴 결과물이니까.

 

내가 쓴 글만이 나에게 진정한 위로를 해 준다. 복잡한 내면의 일부를 글로 내가 직접 다듬어 표현한 것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내가 쓴 글만이 나의 진정한 친구이고, 동반자가 아닐까. 현재의 나를 가장 명쾌하게 표현하는 수단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글을 쓰면 외롭지 않다. 그리고 그래서 나는 늘 글을 쓰는 직업에게 끌리는 것 같다.

 

내가 무슨 글에 대해 큰 사명감이 있거나, 대단히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글을 '쓰는' 행위에서 오는 분명한 안정감이 있다. 믿을 수 있는건 오직 글 뿐이다. 특히, 내가 쓴 글. 나에겐 늘 한결같고, 늘 옳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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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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