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리 와, 너를 이해해 줄게 [음악]

미지근한 온도로 매일을 견디고 있는 당신에게 미지근한 위로를 건네며
글 입력 2022.03.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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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난 3월을 어디에 묶어야 할지 모르겠다.

 

겨울도, 봄도 아닌 묘한 경계 그 어딘가에 애매하게 속해 있다고 생각한다. 쌀쌀한 날씨에 단추를 꿰입다가도 답지 않게 내리쬐는 햇빛에 손차양을 만들어야 하는 3월. 뜨겁고 차가움이 교차하는 순간을 기민하게 느끼는 내게 3월은 영 애매해서 괴롭다. 미지근한 온도를 따라 나 역시 녹았다굳기를 반복하니까.

 

게다가 3월은 시작을 알리는 달 아닌가.

 

초등학교부터 대학 졸업까지 열여섯 번의 ‘3월 새 학기’를 맞은 사람으로서 열두 달 중 가장 정신없는(!) 달을 단연 3월이라 하겠다. 왜, 한국인에겐 1월 1일, 설 다음 날, 3월 1일 세 번의 새해가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지 않은가.

 

다부진 결심이 피어나고 곧잘 무너지는 요즘, 눈을 빛내다가도금세 식어버리곤 한다. 혹은 관계의 권태와 일상의 따분함으로 시계 초침만 바라보고 있을 지도.

 

미지근한 온도로 매일을 견디고 있는 당신에게 미지근한 위로를 건네고자 한다.

 

 

 

이승윤 – 빗 속에서



 

 

빛은 모를 거야

그 눈부심이 나를 울게 하는 걸

물기 없는 빛이

이해하지 못할

눈물이 흐른다는 걸

너의 눈물을 볼 때

난 비가 되고파

우산이 가려버린

붉은 두 뺨 위로

너의 눈물과 함께 흐르고파

 

 

 

대성 – Baby Don’t Cry


 

 

 

이미 모든 일은 지나갔잖아

그래 그래 어젯밤에

네가 알고 있는 너의 좋은 점

넌 그걸 제일 잘 알잖아

 

하지만 넌 왜 울고 있니

세상이 끝날 것처럼 눈 감고 있니

다 지난 일이잖아

이렇게 질 순 없잖아

 

수많은 사람들 떠나가도

이 노랜 영원해

네 곁에 함께할 거야

그 많던 친구들 다 떠나도

여기 난 네 옆에 계속 서 있을거야

 

 

 

몬스타엑스 – Stand up



 

 

비가 오고 하늘은 맑게

어두웠던 구름 하얗게

숨어있던 태양 환하게

저물어 가는 노을은 더욱 빨갛게

꽤 힘든 시간이 지나왔네요

아픈 상처도 아물어 가는지

이젠 고통도 느껴지질 않네요

 

/

 

참고 또 꾹 참고 일어나야 돼

무릎 꿇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면 돼

 

EVERYBODY STAND UP

 

  

 

백예린 - Antifreeze


 

 

 

우린 오래전부터 어쩔 수 없는 거였어

우주 속을 홀로 떠돌며 많이 외로워하다가

어느 순간 태양과 달이 겹치게 될 때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 거야

바닷속의 모래까지 녹일 거야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

얼어붙은 아스팔트 도시 위로

숨이 막힐 것 같이 차가웠던 공기 속에

너의 체온이 내게 스며들어 오고 있어

 

 

 

이제인 - 푸름한 새벽이 지나고 당신이란 동이 틀 때


 

 

 

당신을 내게 보여줘요

조용한 당신의 한숨도

그 허무한 모든 것을

안아줄게요

사랑하니까요

맞아요 따가운 상처는

애정한 것들로부터 오죠

다정했던 시간들만

보물 서랍에 고이 간직해요

 

  

이 노래들이 당신의 냉소와 염세들의 논리를 잠시나마 쉬도록** 얼릴수 있었기를. 노래를 통해 이 땅 어디선가 건넨 나의 공감과 위로를 얕게나마 느꼈기를.

 

미끄러지며 걸어도 괜찮다. 나는 다만 당신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걷기를 바란다.

 

 

* 본 글의 제목 ‘이리와너를 이해해 줄게’는 안미린 시인의 <무생물>에서 발췌했음을 밝힙니다.

** 이승윤 - 코미디여오소서

 

 

[권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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