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평화라는 진부한 주제에 대하여 [음악]

음악 속 평화를 찾아서
글 입력 2022.03.1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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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많은 음악이 존재한다. 우리가 이 땅위에서의 삶을 다 하는 순간까지도 못 들어본 음악이 지금껏 들어왔던 음악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음악은 청각의 예술이다. 섬세한 음율에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하여 가사를 써 붙이면 그것이 곧 음악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의 수에 비해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상당히 중복된 것이 많다. 사랑, 이별, 기쁨, 슬픔 등 인류가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과 삶에 대한 것들이 음악에서 주로 주제가 된다.

 

그렇다면 현재 인류의 음악에서 가장 필요한 주제는 무엇일까? 나는 감히, 평화라고 말해본다. 수없는 갈등을 겪는 삶에서 평화는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필요한 가치이다. 평화, 안정, 위로 등에 대한 '평온'한 상태에 대해 노래하는 음악이 특히나 지금 더 필요한 이유는 외적으로도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와 사람들 사이에서의 피로감이 심화되고 있으며, 내적으로도 불안한 내일을 살아야 하는 오늘의 무거운 마음이 삶을 살아가며 나날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평화가 지향해야 하는 이상적인 가치는 맞다. 그러나 평화에 대한 음악이 마냥 밝고 긍정적이진 않을 것이다. 결핍된 평화를 지향하는 상황이라면 분명 갈등이 존재하고 어떠한 형태로든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기에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의 음악도 존재할 것이다. 외적인 평화와 내적인 평화를 노래하는 음악들 중에서 분위기가 상반된 곡들을 비교해보면 분위기에 따라 어떤 정서가 강화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외적인 평화 : Gang Gang Schiele 와 Zombie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쟁은 문명이 발달하면서 더욱 거대화되어 갔고 많은 생명과 재산이 낭비되면서도 전쟁은 지속되어왔다. 참혹했던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나서도 세상은 여전히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였고 우리나라 또한 6.25전쟁을 겪었다. 전쟁 때문에 부모와 가족을 잃은 전쟁 고아들은 전쟁이 빚은 가장 큰 피해자 중 하나였다. 40년 뒤, 아일랜드의 독립을 저지하고자 한 영국군의 폭탄 테러로 어린 아이들이 희생된 사건은 역시 어린 아이가 피해를 입은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우리나라와 아일랜드 모두 극한의 폭력적인 상황 속에서 상처를 받은 비극의 역사가 존재하기에, 비극을 멈추고 평화를 노래하는 음악이 한국과 아일랜드 모두에서 탄생하였다. 이 중에서 한국의, 밝은 분위기를 가진 음악 'Gang Gang Schiele'와 아일랜드의, 무거운 분위기를 가진 음악 'Zombie'를 비교할 수 있다.

 

먼저 우리나라는 인디 밴드인 '혁오'가 2018년에 '24 : How to find true love and happiness?' 라는 앨범 중 수록곡 'Gang Gang Schiele'를 통해 남한과 북한의 평화를 노래했다. 2017년과 2018년, 한반도에 흐른 평화적 대화의 분위기를 접하며 그 소망을 음악에 담아냈다.

 

 

 

 

혁오는 추상적인 노랫말로 '그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은 흰 옷을 입고 세월과 가짜 철벽을 넘어서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다. 그들이 믿는 기도는 남과 북을 통해 존재한다. 혁오는 이 노래에 대하여 이렇게 이야기한다. 정확히 무슨 내용을 내포하고 있는지는 이 음악을 듣는 리스너들마다 다 다르게 해석할테지만 이 노래에 남과 북, 오랜 친구, 사과가 들어간 것으로 보아 남한과 북한의 통일, 그리고 화합을 노래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빨리 통일이 왔으면 좋겠다. 감정이 깊은 오랜 친구에게는 진심이 담긴 사과를 해야할 것 같다.

 

 

6.25전쟁 자체는 비극이고 잊어서는 안되지만 결국 우리가 바래야하는 것은 통일이며 평화라는 것을 혁오는 'Gang Gang Schiele'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밝은 분위기를 통해 우리의 내일에 있어 평화를 더욱 이상적이고 함께 나아가야 할 가치라는 것을 강조할 수 있는 노래이다.


'Zombie'는 아일랜드의 밴드 'The Cranberries'가 아일랜드와 영국의 갈등과 그로 인 한 민간인 희생자 발생에 대해 굉장히 어둡게 비판한 노래이다. 이 노래에는 직접적인 무기가 묘사된다.

 

 


 

 

'tank', 'bomb', 'gun' 등 전쟁을 묘사하는 단어가 나오고 그것으로 가족이 죽어가는데도 사람들은 좀비처럼 행동한다며 전쟁으로 인해 상실된 가치인 평화, 인류애 등을 비판한다. 또한 어린 아이들이 죽은 사건에 대해서는 'Child is slowly taken' 이라는 가사를 통해 정면적으로 언급한다.

 

굉장히 어둡고 무거운 노래이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듣기엔 다소 부담이 있는 음악이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를 통해 전쟁이 주는 비극성과 불안한 정서를 극대화할 수 있다. 직설적인 가사는 리스너들에게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상실된 가치를 야기한 폭력에 대하여 뚜렷한 비판을 제시한다.


 

 

내적인 평화 : Let it Be 와 샤이닝


 

故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은 생전에 "피의 시대, 땀의 시대를 지나 지금은 눈물의 시대"라고 표현하였다. 전근대의 폭력들이 잦아들고 개개인의 가치가 중시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현대는 심리적인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정신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다. 도서 순위에서도 2000년대나 2010년대엔 주로 자기계발서, 경제도서가 우위에 있었으나 2010년대 말부터 2020년대인 현재까지 에세이나 위로를 건네는 도서가 많다는 것도 사람들이 내적인 평화를 찾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이런 경향은 제2차 세계대전이 종료되면서 시작되었다. 냉전이라는 것은 결국 정보 전쟁이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불안, 경계가 근본이 되기 때문에 서로를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좌절감, 피로감이 쌓여갔다. 무엇보다도 2번의 세계대전을 겪고 난 후, 평화로 얻을 수 있는 내적인 평온함을 사람들은 원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양한 내적인 평화, 위로, 안정을 원하는 노래가 나오기 시작했다.

 

먼저 첫 번째, 따뜻하게 내면의 평화를 노래한 음악은 'The Beatles'의 'Let it Be'이다. 영국의 전설적인 락 밴드인 'The Beatles'가 1970년 해체하면서 마지막으로 발표한 앨범의 동명 타이틀 곡이다.

 

 

 

 

화자는 내면에서 겪는 좌절, 상처, 슬픔을 순리에 맡기라고 한다. 그것이 곧 지혜로운 격언이며 우리가 지향할 평화라는 것이다. Paul McCartney는 자신의 음색을 이용해 따뜻하고 잔잔한 분위기를 이끈다. 마음 속에 이는 갈등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감정, 스트레스를 그저 내버려 두라는 이 음악의 메시지는 리스너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평온을 찾게 한다.

 

반면 단조를 이용해 쓸쓸한 분위기를 극대화 한, 내면의 갈등을 이야기 한 음악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한국의 밴드 '자우림'의 '샤이닝'이 있다.

 

 

 

 

'자우림'은 '샤이닝'을 통해 내적인 고민과 생각으로 우울한 심리에 대해 노래한다. 내면에 이는 폭풍과도 같은 생각들은 나를 더욱 힘들게 하지만 그것을 알아줄 사람이 없어 홀로 고독하다는 내용이다.

 

 

풀리지 않는 의문들

정답이 없는 질문들

나를 채워줄 그 무엇이 있을까?

...

이 가슴속의 폭풍은 언제 멎으려나?

바람부는 세상의 나 홀로 서있네

 

 

'자우림'은 '샤이닝'을 통해 혼란스러운 마음, 평화롭지 않아 괴로운 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뿐만 아니라 쓸쓸한 분위기의 멜로디, 기타의 선율 등을 이용해 그 감정을 극대화한다. 리스너들은 이 노래를 들으며 마음의 평온을 찾기에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거센 정서에 몰입해 그 혼란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카타르시스르 느끼고 그것을 야기한 원인들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이 '샤이닝'을 듣는 리스너들이 기대하는 효과이다.

 

 

 

음악의 힘


 

결국 음악이 가진 분위기는 다를 수 있지만, 이 모든 음악들이 리스너들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평화다. 전쟁, 폭력, 생존에 대한 공포 등 외적으로든, 혹은 갈등, 고민, 우울 등 내적으로든 사람은 언제나 평화를 위협하는 것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비록 위협으로부터 완전히 보호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음악은 지속적으로 평화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음악의 힘은 위대하다. 그래서 음악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그 가치에 대해 보호하고자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미국 볼티모어 폭동이 발생했을 때에도 음악의 힘은 어김없이 발휘되었다. 스포츠서울의 기사에 따르면 'Michael Jackson'의 'Beat It'을 튼 흑인이 트럭 위에서 춤을 추기 시작하자 폭동의 과열이 진정되는 추세를 보였다고 한다. 해당 음악은 '무엇이 옳은지 중요하지 않다'며 폭력을 반대하는 메시지를 가지고 있으며 트럭 위에 올라선 남성은 폭력과 반대되는 춤이라는 행위로 폭동에 참여하던 시위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에게 이 곡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

 

앞서 소개한 음악 외에도 평화를 지향하는 음악은 정말 많고, 평화 외의 가치를 지향하는 음악들도 많다. 삶의 무수한 순간 속에서 음악과 마주할 때 한 번쯤은 음악이 주는 메시지에 집중해보는 것이 어떨까? 당신의 삶이 보다 가치로 인해 더욱 빛날 것이다.

 

 

[윤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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