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없는 캐릭터들 Characterless Characters

글 입력 2014.09.1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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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릭터 없는 캐릭터들 Characterless Characters>
 
  갤러리 압생트에서는 2014년 9월 3일(수)부터 9월 24일(수) 까지 런던에서 활동하며 국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다양한 전시에 참여하고 있는 김하영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 <캐릭터 없는 캐릭터들 Characterless Characters>를 개최합니다.
  김하영 작가는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작업하였으며, 현재까지 영국에서 개인전 3회 및 그룹전 11회를 가지며 기반을 다졌습니다. 한국에서는2013년 서울시립미술관 기획전시 <태도가 형식이 될 때>에 참가하고, 갤러리 현대 윈도우 갤러리 전시회에서 작업이 소개되었습니다. 올해에는 서울시립미술관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프로그램에 선정되어 가능성을 인정받았으며 이번 전시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됩니다.
  이번 전시회는 작가가 그 동안 해왔던 작업들의 다양한 면들을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김하영 작가는 현대인이 고도로 테크놀로지화된 사회 안에서 일정 부분의 인간성과 개인성을 잃고 어떻게 ‘캐릭터 없는 캐릭터’같이 되어가는 지 관찰하고 그것을 유머러스하고 아이러니하게 이미지화 시키는 작업을 하곤 합니다.
  미디어에서 보이는 가상현실의 창과 현실세계의 경계가 모호한 풍경을 표현하기도 하고, 근래에 많이 본 인터넷 뉴스 이미지와 판타지컬한 이미지를 결합시켜 다른 차원의 공간과 실제 공간의 경계의 모호함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디지털 코드 이미지, 성형광고에서 보는 절단된 인간의 신체, 기계용품들을 함께 음식처럼 그릇에 배치해 놓음으로써 그것을 우리가 날마다 먹는 양식으로 비유해 놓은 작품 등 이번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은 다양한 스토리 라인으로 평소 꾸준히 해왔던 드라프팅 필름 작업과 폴리에스테르 캔버스 작업을 보여드립니다.
  초점을 잃고 사물화된 인간들과 그들이 사는 세상을 판타지컬하고 그로테스크하게 표현한 김하영작가의 2014년 국내 개인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작가노트
  인간의 모습을 한 캐릭터들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언캐니(uncanny)한 느낌과, 현대의 추세로 나아가고 있는 사물화된 인간의 상태의 관계에 관심이 있다. 과학과 사고는 이제 인간이 기술 회사라는 주체의 수동적 객체가 되어 버리는, 여느 때보다도 더 인류를 사물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는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확대시켜주거나 편의성을 높여준다는 점에 있어서 이미 ‘팔린’ 기술이지만, 그 반대 역시 사실이다. 우리를 위하여 기술을 사용하는 순간, 인간의 효율성은 위축된다. 우리 뇌의 일부가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무감각해진다. 우리는 편리한 삶을 가능케 하는 여러 기술 제품들에 둘러싸여 있다. 오래전 마샬 맥루한이 말한 것처럼, 현대 인간은 뇌를 두개골 밖으로 걸치고 있으며, 신경을 피부 밖으로까지 드러내 보이고 있다. 우리가 기술에 의존할수록 기술은 더 큰 힘을 가지게 된다. 고도로 산업화된 사회 속에서, 개인은 빠른 기술의 급류에 쓸려가는 작은 입자처럼 되어 버린다. 인간은 자신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외부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이라 믿고 있다. 심지어 이제는 내부까지 변화시켜 조건을 개선하고자 한다. 완성된 인간 지도 (게놈 프로젝트)로 인간은 자신의 사고와 감정까지 변화시킬 수 있게 되었다. 전지전능한 과학의 힘으로 인간은 ‘주어진’ 조건을 ‘만들어진’ 조건에서 더 나아가 신화적으로 완벽한 상태인 ‘만족스러운’ 조건으로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 인간의 신체는 오래된 부분을 새 것으로 교체할 수 있는 자동차처럼 되어 버리고, 인간의 유전자 코드는 재프로그래밍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과연 우리의 내부와 정신에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까. 작품에 수동적인 인간의 형상들 또는 캐릭터들이 등장하게 된 이유는 현대 기술과 과학이 인간의 정신에 미치는 영향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치 거대한 게임 세계에 사는 것처럼, 오늘날의 첨단 기술 사회 속에서 인간성과 개별성의 일부를 잃어버리는 것처럼, 특징 없는 인격체가 되어가고 있는 것만 같다. 지배적이고 차가우며 이성적이고 ‘지능적인’ 논리는 우리가 물체가 되어버린 것처럼 느끼게 하며, 나아가 연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우리 모두는 간과하고 있다. 현대적 개인의 사고 형태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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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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