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7가지 무물로 알아보는 Me, Myself and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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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11월의 끝자락. 여기, 스물셋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있는 한 청춘이 있다. 현재 대학생인 그녀는 교수님들이 내주신 과제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는 중이다. 바쁜 와중에도 틈새로 느껴지는 조그마한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녀와 함께 2021년 한 해를 되돌아보자.
안녕하세요, 김민지 에디터님. 지금부터 인터뷰 시작할게요!
긴장 풀고, 편하게 대답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
네, 알겠습니다. 시작하시죠!
현재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 활동하고 계시는데요, 그만큼 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실 것 같아요. 글을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글은 저에게 어떻게 보면 말보다 편할 때가 있어요.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지만, 글은 수정할 수 있고 찬찬히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담을 수 있죠. 그래서 좋아해요.
언제부터 제가 글을 이렇게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초등학교 6학년 시절, 담임 선생님께서 일기 대신 매주 글을 써오라고 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부터였을까요? 생각해보니 그 이후부터 글쓰기에 대한 흥미가 생겼던 것도 같아요. 별로 기억나는 일이 없는데, 잘 기억도 나지 않는데 일기를 쓰는 것 보단 훨씬 나았거든요. (웃음) 주제를 모은 종이를 한 장 주셨었는데, 그 주제들을 하나씩 지워가면서 글쓰기를 했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알게 됐죠. 나도 이제 일기가 아닌, 나의 글을 쓸 수 있구나. 되게 뿌듯해하면서 제출했던 것도 같아요. 그 이후로 저는 유독 글과 인연이 깊었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는 표어 짓기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적도 있고, 고등학교 때는 문예 창작 클러스터를 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글을 접하고 직접 써보기도 했어요. 그리고 문과인 제가 대학에 와서는 거의 매주 과제 리포트를 작성하고 있죠.
이렇듯 글은 제 일상에 서서히 녹아들어서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지금은 에디터 활동을 하면서 글과 더 친해지려고 노력 중이에요.
아, 그리고 최근에 ‘시현하다’ 프로필 촬영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굉장히 기대하고 가셨다는 후문이 있던데,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네, ‘시현하다’라는 공간은 제가 작년부터 꼭 가서 초상 사진을 남기고 싶은 곳이었어요. 그전까지만 해도 저는 ‘사진관에 간다’는 것이 그저 증명사진을 찍기 위한 목적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현하다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사진작가가 들어주고, 함께 소통하고,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여러 포즈로 담는 그런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했어요. 마케팅 때문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한번 경험해보고 싶어 예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껏 기대 하고 들어섰는데, 매니저님이 친절하게 맞아주셔서 놀랐고 형용사 카드에 적힌 빼곡한 언어들을 보고 더 놀랐어요. 디테일에 충실한 사진관이구나, 싶어서요. 저는 ‘따뜻한, 부드러운, 사랑스러운’이라는 형용사를 고르고, 오렌지가 한 방울 들어간 핑크 색상으로 배경색을 선택했어요.
작가님도 친절하셨고 보정도 저답게 예쁘게 해주셔서 정말 마음에 드는 인생 사진을 만날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최소 1년에 1번씩은 가서 개인 초상을 남길 생각이에요. :)
그러셨군요. 이제 조금 진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볼게요.
에디터님이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제가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크게 2가지인데, 신뢰와 배려에요.
신뢰란 제가 가장 중시하는 가치예요. 신뢰란 곧 믿음인데, 저는 믿음이 깨지면 그 무엇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저에게는 일종의 ‘선(Line)’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이 사람이 나에게 상처 주는 말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내가 가끔 실수해도 용인해줄 것이란 믿음 같은 것들이요.
저는 이러한 신뢰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해서, 처음부터 사람을 완전히 믿지 않는 경향이 있어요. 적어도 특정 기간 동안은 지켜보고, 파악을 해야 신뢰가 생긴달까요. 삶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들과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이 부분에서 저는 ‘배려’라는 덕목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무리 친한 친구여도 배려 없는 행동을 할 때는 속이 상해요. 이걸 장난이라며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잘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많죠. 격의 없는 건 좋지만, 가까운 사람이어도 다 알진 못하듯이 그 선을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에게도 배려를 베푸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김민지’라는 사람에 대해, 다른 이들이 갖는 편견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사람들은 제게 '착하다', '무르다'는 말을 종종 해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저는 마냥 착하고 무른 사람이 아니에요. 제 MBTI는 INFJ예요. 이 결과를 맹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생각보다 주관이 뚜렷해요. INFJ가 F중에 가장 이성적인 유형이라던데, 그래서 그런지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지양하는 편이에요. 상황 판단이 끝나면, 순간적으로 감정이 요동치긴 하지만 급격히 차분해지면서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해요.
그리고 저는 착하지만은 않은 사람이에요. 평소 사람들을 배려하는 기본 베이스가 깔려있을 뿐, 모든 사람을 100% 믿지 않아요. 또 제가 생각보다 주고받는 걸 중요시하더라고요. 내가 주는 만큼 상대도 나에게 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요. 직접적으로 티를 내진 않지만요. (웃음) 저는 외유내강형 인간이 되고 싶어요. 겉모습은 유하지만 속은 씨앗처럼 단단한 그런 사람이요. 앞으로도 그러려고 노력할 거예요.
2021 한 해, 본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무엇인가요?
올해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것은 ‘인간관계’예요. 코로나 19로 인해 주기적으로 만나던 가족,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게 되면서 소중함을 더욱 깨달았달까요. 자주 보던 사람들을 보지 못하게 되다 보니, 스트레스도 쌓이고 나름대로 해소 방법을 찾아보려 했어요. 그런데도 마땅한 해결책이 없었고, 그저 비대면 방식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전부였죠.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내 곁에 남을 사람은 남고 떠날 사람은 떠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관계에 더는 집착하는 사람이 되기 싫었기 때문에 그냥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었죠. 내가 애쓰지 않아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나를 믿고 옆에 있어 주더라고요. 내 주변의 소중한 인연들은 가끔 힘들 때 나를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뿌리 같은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제가 더 잘하려고요. 내 버팀목 같은 이들에게요.
작년에 비해, 본인이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20대가 되고 나서 느끼는 거지만, 한 해씩 지나가는 만큼 내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특히 올해는 더 그런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더 알게 되었거든요.
입시를 치르고 학교생활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자존감이 많이 낮아지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는 걸 느껴요. 아마 올해 예상치도 못한 장학금 소식과 더불어, 에디터 활동에 합격하게 된 것이 많은 영향을 끼친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첫 아르바이트를 여름에 시작했어요. 경제적 활동을 한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느끼면서 열심히 파트타이머로서 일하고 있답니다. 언제까지 일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간대도 그렇고 지금 저랑 잘 맞아서, 크게 스케줄 변동이 없는 한 계속할 것 같아요.
친구들에게 소소하게 선물하는 재미, 원하는 것들을 겟하는 재미로 살고 있어요. 경제적으로 조금은 자유로워진 것 같아 좋더라고요. 아르바이트를 통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는데, 이것도 하나의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좋게 받아들이려 해요. 가끔은 답답하고 짜증 날 때도 있지만, 순간의 감정일 뿐 오래 남아있지 않으니까요. 이 정도의 스트레스는 이겨낼 멘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괜찮아요. (웃음) 남은 2021년도 알차게 보낼 거예요.
2021년의 본인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2021년은 정말 대학생활로 가득 찬 한 해였어요. 2019년에 1년정도 휴학을 하는 바람에 중간에 붕 떠버려서 제대로 된 두 학기를 채우지 못했었어요. 그렇지만 올해는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고, 접했어요. 학교 수업에서 포토샵도 배우고, 고등학교 때 배웠던 일본어도 다시 해보고, 처음으로 영화 분석도 해봤어요.
코로나 19로 비대면 수업이라, 학교에 시험이 아니면 들를 일이 없어서 너무 아쉬웠어요. 그리고 대면 수업이 아니다 보니 과제가 더 늘어나 집에 머물러있는 시간이 늘어나더라고요. 과제 하느라, 시험공부 하느라 날을 지새운 적도 많았던 저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그리고 낯설고 적응하기 힘들고, 때론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는데도 나름 잘 해낸 저 자신에게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2021년이 이제 한 달 조금 넘게 남았는데, 잘 마무리하고 제가 계획하는 모든 일이 다 술술 잘 풀렸으면 좋겠어요. 내년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내면의 빛을 좇는 사람이 되길 간절히 바라요.
인터뷰가 모두 끝났습니다! 수고하셨어요. 혹시 마지막으로 할 말 있으실까요?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이 저라는 사람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하셨을지 모르겠어요. (웃음) 짧은 질문에 꽤 긴 대답이 이어지는 글이었는데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2021년 마무리 잘하시고, 다가오는 2022년에도 ‘삶이 힘들 때도, 행복은 늘 우리 곁에 있음을 잊지 말자’라는 제 신조처럼 일상에 행복이 가득한 인생을 사셨으면 좋겠네요.
지금까지 에디터 김민지였습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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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김유주
- 2021.11.21 23:2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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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잘보고 갑니다 ! 에디터님께서 오랜 시간 고민하셔서 스스로를 담아냈다는 느낌이 드는 글이었어요 ! :) 앞으로도 의미 있는 글 많이 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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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길희너므조아
- 2021.11.21 23:2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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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님 글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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