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Z는 X를 이해해보기로 마음먹었다 - 함께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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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저자로 X, Y, Z가 처음 만나서 시작할 때는 과연 서로가 얼마나 책을 잘 쓸지 의문을 가졌었다. P. 6
도서 <함께라서>는 직장에서 X, Y, Z세대가 협업하는 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X세대 최원설님이 Z세대의 직장 행태를 책으로 쓰고 싶다며 출판사에 연락하며 시작되었다. 그리고 논의 끝에 논문 속 Z세대가 아닌 ‘진짜 Z세대’를 소개하기 위해 세 세대가 모여 함께 책을 쓰게 되었다.
X는 공동 저자로 글을 쓰는 데에 걱정이 있었다. 아래 두 세대가 책을 잘 써낼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X는 Y, Z와 소통을 이어가며 차츰 자신의 생각이 편견이었음을 깨닫는다. X세대가 책이나 논문에서 분석해둔 Z세대는 그들의 실제 면모와는 거리가 있었다.
물론 X가 제삼자의 관찰로 객관적으로 분석한 내용은 많이 일치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 이면에 깔린 생각, 언어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P.7
과거의 지식과 경험은 더 이상 하나의 레퍼런스 자료의 가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P.102
나는 아직 대학에 재학 중인 Z세대이다. 직장 경험은 없지만, 이 책을 읽으니 X 그리고 Y세대와 함께 일했던 활동이 떠올랐다. 한 문화 단체에서 서포터즈 활동을 했었다. 규모가 있는 줄 알았는데, 막상 들어갔더니 사무실 인원이 5명 남짓이었다. 서포터즈 중에서 유난히 프로젝트 기획에 열심히 임했던 나는 직원들과 자주 소통할 수 있었다.
SNS에 프로젝트를 홍보할 문구를 정할 때, 젊은 시각이 필요했던 Y는 나에게 의견을 물었다. Y는 X와 회의를 통해 20개의 후보 중 10개를 뽑았고, 나와 그중 3개 정도를 추려냈었다. 그 가운데 어떤 게 선정되어도 무난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황당한 소식을 들었다. X는 Y와 내가 고른 게 전부 별로라며 결국 자신의 마음대로 결정한 것이다. 사실 나에게는 큰 타격이 있는 일도 아니었지만, 그 일 이후 X에게는 적당히 웃으며 네네, 하고 원하는 대답만 해줬었다. 어차피 결정권이 전혀 없다는 무력감 때문이었다.
Y를 대할 때는 또 나름의 어려움이 있었다. X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지, 직장은 얼마나 힘든 곳이며 운영을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을 해야 하는지 줄줄 설명했다. 당시 Y가 나에게 뭘 가르치고자 했던 건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직원도 아닌 나는 모든 내용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지만, 유쾌하지 않은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Z는 X를 이해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사건 이전에는 X를 나름 유쾌한 분으로 여겼다. 그러나 한번 무시를 당하고 나니 그 세대는 다 똑같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X 개인에게 감정적으로 이입하지 않고 싶어서 급히 내린 판단이었다. X의 독단적인 태도에 실망한 나는 그를 이해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이 책은 각 세대가 겪은 사회문화적 배경을 소개해준다. 어린 시절부터 쌓인 경험은 사회인으로서의 태도로 이어진다. X의 경우, 대표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기업 문화나 산업 체제의 변화가 크지 않았기에 선배들의 조언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고, 비로소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함께라서>를 통해 X와 Y의 인생을 간략히 소개받을 수 있었다. 그들의 성향이 형성되는 시기에 사회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며 나는 X와 Y를 더 이상 이방인으로 느끼지 않게 되었다.
제 연애 유무가 저의 능력을 좌지우지하는 것일까요? (중략) 참다못해 터져 용기 내어 불만을 말씀드리니 친해지기 위한 하나의 방식이었다고 대답해 주셨습니다. (중략) 서로가 다른데 이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은 선후배를 떠나 인간 대 인간으로도 피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P.139
더불어, Z에게는 이 책이 작은 생존 비결서가 될 수도 있겠다. 나는 Z의 사생활 이야기에 특히 공감했다. 업무는 맞춰갈 수 있겠지만, 단숨에 들어오는 상사의 사생활 질문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정말 곤란하다. 아주 사적인 질문은 초기 라포(rapport) 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음에도, 여전히 불쾌한 질문을 하는 이들이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자꾸만 자신이 속한 세대의 말에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공감이 쉬운 이야기에 눈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럴 때면 나처럼 본인의 인생에서 만난 X와 Y를 한 명씩 떠올려보면 좋을 듯하다. 몰입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책 <함께라서>를 통해 당신이 지금 함께하는 X와 Y, 그리고 Z세대를 한 발자국씩 더 이해하면 좋겠다.
[김희진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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