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해리포터의 상대적 선과 악에 대하여 [사람]

입체적인 사람의 선과 악
글 입력 2021.10.29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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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속 캐릭터를 분석하는 시리즈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임스 포터, 상냥함 속 순수한 잔혹함


 

제임스 포터, 해리포터를 본 사람이라면 해리가 얼마나 자신의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하고 뿌듯하게 생각했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스네이프의 과거가 드러나기 전까지 제임스 포터는 교수들에게 싹싹하고, 장난기 많지만 누구보다 의리가 강하며, 때로는 진중함과 용기까지 갖춘 미워할 수 없는 그리핀도르의 악동이었다. 해리의 어머니 릴리가 그렇게 싫어하던 제임스 포터를 사랑하게 되고 결혼까지 한 것에는 실제로 그가 꽤 괜찮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나 제임스 포터는 세상에서 단 한 명의 인생에서만큼은 반박할 수 없는 악역이었다. 학교 폭력의 수위를 넘어 스네이프를 괴롭혔고, 모욕을 주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 이로 인해 스네이프는 안 그래도 음침했던 성격에 더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게 되었으며 짝사랑하던 릴리와도 평생 말 한 번 섞을 수 없는 사이로 변하고 말았다.

 

 

아버지의 과거를 마주하고 혼란에 빠진 해리

 

 

여기서 우리는 생각해보아야 한다. 다수에게 제임스 포터는 정의롭고 마법 세계를 구한 영웅으로 기억되었지만, 단 한 사람이라도 그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면 여전히 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비록 그가 추후에 반성을 했더라도 말이다. 이에 대한 토론은 여전히 해리포터의 팬들 사이에서 논쟁으로 이어져 온다.


제임스 포터를 좋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스네이프가 원래부터 어둠의 길로 갈 만한 인품을 가지고 있었고 추후 자신의 사람들에게 누구보다 좋은 인물이었기 때문에 비난받을 이유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반면 제임스 포터를 학교폭력 가해자로 바라보는 이들은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 그를 정의로운 인물로 포장하는 것은 오히려 이기적인 바램이 아니냐고 말한다.


나도 아직까지 이 주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표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제임스 포터가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쪽에 가깝다. 예를 들자면, 물론 상황은 다르지만, 가정폭력을 행사하던 사람이 친구나 지인들에게는 친절하게 대했다고 그 과거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제임스 포터는 추후 행동에 대해서 반성했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기는 하다. 다만 나는 오히려 세상이 스네이프를 제외하고 그를 의인으로 기억한다는 점이 피해자에게는 더욱 가혹한 폭력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스네이프가 보고 당했던 일들은 '아, 그 사람 이제 안 그래 달라졌어'라는 말 한마디로 없던 일이 되는 것이니까.

 

 

 

세베루스 스네이프, 사랑했던 여자와 증오했던 남자



순정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 속 캐릭터로 스네이프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모두가 알고 있을 'Always'라는 대사 하나로 재평가되어 해리마저도 자신의 아들에게 세베루스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등, 악역이었던 스네이프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그렇다면 스네이프의 모든 행적들은 릴리를 사랑해서라는 이유로 모두 포장될 수 있을까? 결말을 알고 마법사의 돌부터 다시 읽어보면 해리를 남몰래 지켜주던 인물이 스네이프라는 것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해리에게 '어머니, 즉 자신이 사랑하던 릴리의 눈을 닮았다'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학창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제임스 포터의 아들이기 때문에 해리를 증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덤블도어에게 해리를 동정했던 것이 아니라 릴리의 아들이라는 이유 하나로 의무감을 느꼈던 것이라고 답했다.

 

 

릴리를 사랑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결과가 해리를 위해서였다고 해도 진실을 알기 전까지 해리에게 스네이프는 악역과도 같았다. 아무것도 모를 어린 나이에 교수에게 이유 없이 괴롭힘을 당하고 그 때문에 슬리데린 학생들에게 미움을 사기도 했다. 따라서 일부는 스네이프가 릴리의 의사와 관계없이 짝사랑이라는 감정 하나로 아무 죄 없는 해리를 학대한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이들은 덤블도어마저 해리를 이용했던 상황에서 유일하게 지켜주고자 노력했던 것은 스네이프이기에 악역이라고 볼 순 없다고 말한다.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나는 스네이프가 선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제임스 포터에 의해 사랑했던 릴리와의 관계가 멀어져 아들에게조차 증오심을 느꼈던 것은 이해하지만, 이를 표출하는 것은 어린아이에게 하는 감정적 학대에 불과하다. 오히려 원칙이나 도덕심이 아니라 본인만의 감정이 먼저인 사람이었기에 미성숙한 인물이었다고 생각한다.

 

 

 

나시사 블랙, 금발의 모성애



나시사 말포이는 드레이크 말포이의 어머니이자 벨라트릭스의 여동생, 시리우스 블랙의 사촌이다. 즉, 그녀도 블랙 가문 출신이었다. 그러나 블랙 가문은 시리우스 블랙의 언급에서도 나타났듯이 혈통을 굉장히 중요시하는 순혈주의였다. 그런 와중에 나시사 말포이는 블랙 가문의 상징인 검은 머리가 아니라 금발로 태어났다.


나시사는 블랙 가문에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루시우스 말포이와 결혼해 드레이코 말포이를 낳고 원작에서처럼 본인 가족들만큼은 끔찍이 아끼는 말포이 가문에 동화되어 살았다. 과할 정도의 강한 그녀의 모성애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에서, '해리는 죽었다'라는 거짓 증언을 해 마지막 전투에서 승리하도록 이끌기도 했다.

 

 

해리포터는 죽었어요

 

 

어쨌든 원작의 시점에서 보면 드레이코 말포이도 악역까지는 아니지만 해리와 적대적인 관계에 있던 인물이었고, 루시우스 말포이는 거의 명백한 악역이다. 순수 혈통에 귀족 가문이었던 루시우스 말포이는 아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온갖 권력을 남용하며 나시사 말포이 또한 남편과 같이 죽음을 먹는 자들에 합류하여 볼드모트의 악행에 일조했다. 그러던 그녀가 마지막 대사 하나로 재평가받고 있다.


만약 거짓 증언을 하지 않아도 말포이가 무사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면 그녀는 과연 해리를 위해 목숨까지 내던졌을까? 그리고 저돌적인 모성애를 선으로만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견해는 다양하지만 나는 나시사 말포이는 악인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살아온 환경이 순혈주의를 요구했고 어쩔 수 없이 나시사는 거기에 물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금발 머리 블랙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같은 금발인 말포이 가문을 더욱 끔찍히 아끼고 사랑해야 하지 않았을까. 비록 그녀의 증언은 자신의 아들만을 위한 것이었지만 어쩌면 해리도 누군가의 자식이라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마치 작중 미성숙한 어른들이 어린아이일 뿐인 해리 포터에게 릴리 포터와 제임스 포터를 대입했던 것과 같다.

 

 

 

페투니아, 아동학대범의 변명



페투니아는 아동학대범이다. 이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그러나 해리포터 영화 속 삭제된 장면이 풀리고 소설 뒷부분에서 페투니아와 릴리의 가족 관계가 드러나면서 패투니아를 재해석하는 견해가 많아지고 있다.


부모님은 마법사인 릴리를 자랑스러워했다. 이에 시기심을 느낀 어린 페투니아도 마법학교에 입학시켜달라며 덤블도어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지만 거절당했다. 자매의 관계는 점차 안 좋아졌고, 고드릭 골짜기의 결투에서 릴리를 읽게 되면서 페투니아는 마법 세계에 엄청난 혐오감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몇 년 뒤 뜬금없이 대문 앞에 놓여져 있던 것이 자신의 조카, 해리였다.


대부분은 페투니아를 악인으로 본다. 그러나 그녀에게 연민을 느낀다는 사람들의 주장은, 만약 부모님이 한 자식만 편애하는 상황에서 다른 자식이 살아가는 또 다른 세계에 애정을 느낄 수 있었겠냐는 것이다. 또한, 페투니아는 해리를 학대하기는 했지만 끝까지 내다 버리지는 않았다. 이 점에서 페투니아가 미성숙한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너의 어머니이자, 나의 여동생이었어

 

 

나는 페투니아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악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어린 시절 자신도 차별받았던 아픔을 갖고 있으면서도 더 큰 상처를 조카에게 물려주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다. 그저 세상을 흑과 백으로밖에 구분할 수 없었던 어린아이 같은 인물이었다. '그 날 고드릭 골짜기에서 너는 어머니를 잃었지만 나는 여동생을 잃었어'라는 대사나 해리에게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주저하는 장면 모두 결국은 자신의 죄책감을 덜기 위한 행위에 불과하다고 해석했다.

 

 

 

입체적인 사람의 선과 악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위 네 명의 인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정해진 답은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입체적인 모습을 갖고 있고 그것을 해석하는 것은 독자 나름의 몫이기 때문이다.

 

 

 

허향기.jpg

 

 

[허향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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