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독립영화, 좋아하세요? [영화]

글 입력 2021.10.2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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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와 관련한 어느 소소한 기억에서부터 이 글은 시작한다.

 

2019년 9월의 어느 선선한 저녁이었다. 한국 최초의 독립영화 전용 상영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주관하는 기자단 활동에 운좋게 6개월간 참여할 수 있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활동답게, 매달 정기적으로 열린 오프라인 모임에서 대화 주제는 언제나 영화가 중심이었다. 물론, 그 중에서도 메인은 한국 독립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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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독립영화 전용 상영관, '인디스페이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름 이런저런 영화를 많이 봤다고 생각했던 필자였다. 하지만, 그 당시 대화의 핵심을 차지하신 어떤 감독님의 성함을 듣게 된 순간 "누구지?"라는 생각 밖에 안들었다. 생전 처음 들어본 감독님이었기에 당연히 그 분의 영화를 관람하지 못한 건 인지상정. 그렇게 다른 기자단 분들이 한참 재밌게 대화를 나누는 동안 의도치않게 그 자리에서 침묵을 지켰다. 아직까지도 알아둬야할 분들이 영화계에 많다는 것을 강하게 실감한 순간이었다.

 

참고로, 그 분의 성함은 '강유가람' 감독님이었다.

 

 

 

나에게 독립영화란?

"먼나라, 이웃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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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가람' 영화감독

 

 

독립영화라는 단어를 딱 들었을 때의 감정을 이보다 더 알맞게 표현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먼나라 이웃나라"

 

독립영화는 여러모로 극과 극의 반응을 유발한다. 상영관 대다수를 차지하는 일련의 블록버스터 작품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시선이 담겨있기에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유발하는 매력이 분명 있다. 우리네 삶을 적극적으로 조망하는 과정에서 작가의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연출은 메인 스트림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감흥을 안겨준다. 제한된 예산과 반비례하는 제작 환경의 자유로움은 제작진의 개성을 상대적으로 마음껏 표출하게 만들어주는 기틀로 작용하며, 미래의 스타 감독 혹은 배우의 자질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독립영화를 사랑하는 영화팬들에게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 또한 존재하는 법. 어디까지나 상술한 즐거움은 기획과 결과물이 상응하는, 그리 흔치 않는 케이스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더불어, 보는 이의 가슴을 무겁게 때리는 특유의 묵직한 주제의식은 가볍게 보고 즐기고 싶은 순간과 대치되면서 뜻하지 않게 독립영화와 거리두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장르가 다큐멘터리라면, 이러한 경향은 조금 더 심해진다). 물론, 독립영화를 향한 고리타분한 고정관념이 만든 선입관임을 필자도 알고 있다. 독립영화는 결코 무겁고 암울한 내용만 다루지 않다는 걸 이미 알고 있기에 말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선입관은 대략 3,000편에 달하는 영화를 지금껏 관람하면서도 여전히 쉽게 지워지지 않는 희미한 자국 마냥 주말에 볼만한 영화 검색 시 때때로 존재감을 발휘한다. 음식으로 치자면 MSG가 더 입맛이 땡기는 경우랄까. 흡사 몸에는 좋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건강식이 바로 독립영화같다. 이러한 경향은 현재까지도 미약하게나마 존재한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의 기억 저편을 차지하고 있는 독립영화에 대한 기억을 조금씩 꺼집어내는 과정을 통해 독립영화와의 유대감 형성을 시도해 보았다. 영화라는 문화예술과 앞으로도 계속 친밀감을 유지하고 싶은 한 영화팬의 소원으로부터 출발한 지극히 사적인 글. 그렇지만, 필자의 과거를 통해 한번쯤은 독립영화에 관한 시선을 다른 분들도 재고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염치없는 확신 또한 있었다. 사소하게 시작해서 사적인 추억을 서술했을 뿐, 내용 자체는 그리 볼품없지 않기에 말이다.

 

그렇게 시간은 2011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생 첫 독립영화:

<파수꾼>, <무산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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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수꾼>, 2011년

 

 

사족으로, 오늘날 필자를 영화중독자(?)로 만든 1등 공신은 바로 라디오였다.

 

지금은 잘 찾아 듣지는않지만, 중고등학생 시절 부터 라디오는 TV보다 더 많이 접한 미디어 플랫폼이었다. 그 당시 즐겨 들었던 라디오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가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이었다. 유희열의 멋진 입담과 더불어, 중간중간 DJ가 소개해주는 보석 같은 곡들을 접할 수 있었던 소중한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그 라디오 프로그램을 좋아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이동진 평론가와 함께했던 '언제나 영화처럼' 코너 덕분이었다. 오늘날 필자를 키운건 사실상 8할이 이동진 평론가가 소개해준 그 때 그 작품들이었다.

 

그 가운데 소개 받은 독립영화는 사실상 필자의 생애 첫 독립영화나 다름없었다. 그 가운데 1편이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이었다. 작금에 이르러서는 독립영화로 분류하기엔 이미 왠만큼 알려질대로 알려진 작품이지만, 그 때 당시엔 아는 이가 흔치 않았던 국내 영화 가운데 1편이었다. 교우관계를 통해 한창 성격이 예민할 시기인 10대 후반의 고등학생 남자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해낸 영화의 시선, 그리고 이를 체현해낸 주연 배우들의 호연이 시너지를 이룬 한국 독립영화의 쾌거 같은 작품이었다.  더불어, 앞서 상술했다시피 미래의 스타 배우로 거듭날 배우들의 신인시절을 보는 재미 또한 <파수꾼>에서 이미 경험한 사실을 토대로 검증된 독립영화만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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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무산일기>, 2011년

 

 

<파수꾼>과 더불어 독립영화에 관한 강렬한 인식을 뇌리에 각인시켜준 작품은 바로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다. 말 그대로, 꿈과 목표가 모두 '무산'된 한 새터민의 뒷모습으로 요약 가능한 작품이다. 인간다운 삶을 위해 남한사회로 넘어온 '전승철'은 생존을 위해 아득바득 살아가지만, 결국 그가 맞이한 것은 자신을 위한 일말의 기회도 넘겨주지 않는 현실의 높은 장벽 뿐이다. 각본은 물론, 주인공을 직접 연기함으로써 현대 사회의 쓰린 면을 부각시키는 덤덤한 연출/연기야 말로 주류 영화계에서는 보기 힘든 독립영화의 매력을 상기시켰다.

 

물론, 클라이막스가 유발하는 참혹한 심정은 어떻게 보면, 필자를 괴롭힌 독립영화의 선입견을 뜻하지않게 심어준 계기를 마련해주지 않았나 싶다. 적어도, 필자의 기억 속에 독립영화하면 사실상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무산일기>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관객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참담함이 인상적인 한국 독립영화의 효시로 내세울 만한 작품임은 자명하다.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려준 그 남자

구교환, 구교환, 구교환!


 

<파수꾼>과 <무산일기>로 이어진 독립영화와 필자의 인연은 안타깝게도, 2011년 12월 입대를 기점으로 한동안 방전상태를 유지했다. 군생활을 시작으로 제대 후 복학생으로서의 팍팍한 삶은 자연스럽게 꿈과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대작 영화 위주로 취향을 유도했다. 때마침 히어로 영화의 부흥기를 맞이하여 거대 자본이 투입된 헐리우드 영화의 휘황찬란한 볼거리는 독립영화와 필자의 거리가 한동안 멀어지게 한 또 다른 요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던 거리두기를 종결시켜준 배우가 등장했으니, 그의 이름은 '구교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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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제인>, 2017년

 

 

2017년 개봉한 <꿈의 제인>은 다시한번 독립영화를 향한 관심의 불꽃을 재점화시켜준 뜻깊은 작품이었다. 불행으로 점철된 한 소녀가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 사이에 벌어진 여러 에피소드들을 비선형적으로 전개한 서사와 진창 같은 삶을 묘사하는 날카로운 대사들("근데 행복은 아주 가끔 요만큼 드문드문 있을까 말까?"), 그리고 이 모두를 아우르는 몽환적인 분위기는 독립영화가 아니면 결코 뽑아내기 힘든 결과물이었다. 더불어, 그녀에게 가장 지대한 영향을 끼친 '제인' 역의 구교환 배우의 존재감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영화가 좋았기에 가능했지만, 반대로 배우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기에 영화 또한 돋보일 수 있었다고 사료된다. 확실한건 구교환 배우가 아니고서는 '제인'을 연기할 배우가 누가 있을까? 그 캐릭터만의 고유한 바이브는 오로지 구교환 배우만이 해낼 수 있는 개성이라고 지금도 확신한다. 그만큼, <꿈의 제인>을 통해 처음 마주한 구교환 배우의 임펙트가 너무나도 컸기에, 소위 말하는 필모 부수기를 시전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 또한 다시 커졌다는게 포인트다.

 

사실, 구교환 배우가 필자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기억된 이유는 그가 출현한 한 편의 작품을 보면서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애정으로 변하게 된 분기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직접 출연은 물론, 각본/감독까지 겸한 그 작품은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라는 단편영화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단 한 줄의 대사가 독립영화, 더불어 영화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을 향한 필자의 애틋한 마음을 가지게 해준 결정적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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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 2013년

 

 

"그 영화 하나로, 나 판단하지마"

 

- 이순지(A.K.A 카와이 순지)

 

 

영화계에 투신한 그 누구라도 영화라는 문화예술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저마다 사연은 다를지라도 스크린에 반사된 특정 이미지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영화인으로서의 커리어를 쌓게 한 결정적 계기로 모두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환상에 사로잡혔던 기억은 현실이라는 거센 몽둥이질로 인해 단숨에 박살난다. 지금은 현실에 순응했으나 한때는 영화가 숨 그 자체였으며, 제2의 이와이 슌지를 목표로 패기 넘치게 촬영장을 활보한 젊은 영화인들의 그 때 그 모습이 30분이 채 안되는 단편 속에 올곧이 담겨있다.

 

독특한 유머코드가 중간중간 개입되는 와중에도 저마다의 젊은 영화인들이 처한 처지를 웃음거리로 전락시키지 않는 진중한 연출은 구교환이라는 영화인을 주목할 수 밖에 없었던 또 하나의 특별한 이유를 제시한다. 동시에, 서툰 솜씨로 연출한 자신의 작품을 두고서 자신을 쉽게 평가하지 말아달라는 '순지'(고우리)의 마지막 당부는 각박한 현실에 치이는 모든 영화인들에게 격려를 보내주고 싶은 애틋함을 선사했다. 이는 곧 독립영화라는 하나의 작지만 거대한 영상예술에 건네는 애정과 직결되는 대목이었다. 여담이지만, 감독으로서 구교환을 조금 더 많은 분들이 조망할 수 있는 순간이 조만간 찾아왔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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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경의 왕>, 2019년

 

 

여러모로 독립영화를 향한 관심과 애정을 심폐소생 시켜준 구교환 배우의 존재감을 기점으로, 줄지어 등장한 뛰어난 한국 독립영화를 다시금 열심히 관람하기 시작했다. 특히, 구교환 배우가 그랬듯, 필자의 시선을 강탈한 뛰어난 젊은 배우들의 존재감은 독립영화를 지속해서 관심을 가져주게 한 원동력에 다름이 아니었다. <죄 많은 소녀>의 '전여빈' 배우부터, <국경의 왕>과 <초행>으로 이어지는 '조현철'/'김새벽' 배우의 매력은 독립영화만이 선사할 수 있는 그것을 다시금 상기시켜준 소중한 주역들이다.

 

그렇게 꺼져갈 뻔한 독립영화라는 불씨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현재까지 존속 중이다.

 

 

 

하나하나 모났지만,

그렇기에 사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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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집>, 2019년

 

 

2021년 현재까지도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현재 진행중이지만, 독립영화에 대한 필자의 선입관은 안타깝게도 여전히 미약하게 따라붙곤 한다. 가볍게 보고 즐기고 싶은,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향한 필자의 소소한 집착이 참 얄미울 뿐이다. 그만큼, 독립영화와 계속해서 친하게 지내고 싶은 소망이 강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독립영화는 관심만 있을 뿐 그 이상 친하다고 말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존재다.

 

필자가 감정적으로 기댈 수 있는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는 작품들(대표적으로 '윤가은' 감독님의 작품들이 그렇다!)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때때로 생경하게만 다가오는 작품들을 어쩌다 마주할 때면 "여전히 어렵다"라는 살짝의 푸념과 함께 극장 문을 나서는게 부지기수다. 물론, 이 모든 걸 취향 탓으로 돌리면 편하겠지만, 편하자고 손쉽게 판단하는 건 예의가 아니란 생각이 뒤따른다. 영화팬을 자처하는 어느 누군가의 아주 미약한 일말의 양심이기도하다.

 

그런 의미에서, '박석영' 감독의 인터뷰는 독립영화 향한 필자의 시선을 한 층 더 높여준 순간을 제공했다. 인디플렉스에서 한국의 대표 독립영화 감독들을 대상으로 독립영화에 관한 저마다의 견해를 물어보는 영상을 제작했다. 독립영화에 관한 본인의 솔직한 의견("저도 10년째 '독립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해요" - 윤가은 감독)부터, 웃픈 현실이 담긴 내용("상업영화 현장에서 인정해주지 않는 경력?" - 이혁상 감독) 들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이었다. 그 과정에서 '박석영' 감독은 사람에 비유하면서 독립영화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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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편안한 사람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독립영화는 각자 하나하나 모나고, 그게 하나하나 사람 같은 거라서 그런거죠"

 

- '박석영' 감독

 

 

알게 모르게 필자는 영화를 '음식'에 비유하면서 흡사 소비거리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박석영' 감독의 인터뷰를 토대로 영화는 단순히 먹거리로서 소비하고 끝이 아닌, 끊임없이 이해하려는 행위를 통해서 공존을 모색해야 하는 또 다른 인간과 같은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는 시선의 제고 필요성을 실감했다. 단순히 취향 탓으로 치부한 채 그 작품을 조금이라도 이해해보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 건, 결국 단 한번의 만남으로 그 사람의 전부를 판단하는 것에 다름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필자를 관통한 순지의 그 대사("그 영화 하나로, 나 판단하지마")와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독립영화를 대하는 시선과 태도를 조금 더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독립영화야말로 우리네 삶을 가장 가깝게 담아내는, 관객 친화적 특성을 띄고 있다. 이미 알고 있음에도 편안함이라는 미명 하에 애써 무시해온 사회의 진실을 포착한다. 혹은 전 연령을 아우르는 오락보다 영상매체가 구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가능성을 심도깊게 탐구한다는 의미에서, 말 그대로 여러 예술 분야 사이에서 영화의 위치를 독립적으로 위치시키게 해준 선봉장 역할 또한 독립영화가 수행한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왜?"라는 의구심을 들게 하는 순간들을 관객들이 맞이하곤 한다. 그 순간을 단순히 넘겨짓는 것이 아닌, 한번 더 생각해보는 습관을 하나씩 기르는 순간 대상을 향한 이해의 폭은 점차 넓어진다. 독립영화라는 정체불명의 타인과 친해지는 방법은 바로 이 단순한 습관에서 시작한다.

 

우스갯소리로, 대중영화가 어느 정도 돈 많고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성격의 소유자라면, 독립영화는 상대적으로 까칠한 구석이 돋보이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 사람은 누구도 갖지 못한 재주와 개성을 보유한 뚜렷한 정체성의 소유자다. 여러 친구를 두는 것이 크게 의미 없는 현 시대에서, 정말로 속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면? 물론, 전자를 택할 확률이 당연히 높을 것이다. 다만, 모진 모습 속에 감춰진 그 사람의 이면을 이해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리고 그 이면이 외부에 공개하지 못한 자신의 그것과 유사하다면, 그렇다면 친해지고 싶은 누군가의 이미지를 다시한번 고민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이 이야기는 남에게 국한되지 않는다.

 

한 번의 만남으로 타인이 손쉽게 자신을 치부해버린다면, 그거야 말로 무례한 것 아니겠는가?

 

 

 

"독립영화, 좋아하세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결국, 서로를 이해하려는 시도가 기반이 되어야 하는 것. 독립영화는 물론, 전반적인 문화 예술,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눈 앞의 어느 누군가를 대하는 순간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중요한 습관이다. 자그마한 행동이지만 이를 실천하고 또 실천하는 순간, 멀고도 가까운 관계는 그렇게 이해를 넘어 이상적인 의미에서 사랑을 향해 도달 가능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할 준비가 되있다. 이제 변함없는 실천만 지키면 된다.

 

"독립영화, 좋아하세요?"

 

"솔직히,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이해해보려고요, 앞으로도 쭉"

 

독립영화를 향한 한 영화팬의 사소한 다짐, 혹은 사적인 러브레터는 이렇게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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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강유가람' 감독의 영화를 관람한, 지금은 사라진 '홍대 KT&G 상상마당시네마'를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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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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