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또다시, 부산국제영화제 (3) [영화]

글 입력 2021.10.2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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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글은 "[Opinion] 또다시, 부산국제영화제 (2) [영화]"와 연결됩니다.

 

 

 

BIFF 4일차 – 2020.10.27. 화요일


 

넷째 날은 2020 부산국제영화제 여정 중 가장 바쁜 날이기도 했다. 이날은 오전 9시부터 장장 3시간에 달하는 전공 수업이 예정되어 있었다. 알람 소리에 맞춰 8시 50분경에 눈을 뜨고선 느릿느릿 의자에 앉아 줌을 켰다. 대면 수업이 아님에 무한한 감사함을 느끼면서도 역시 9시 수업은 영 무리로군. 이라는 말을 한결같이 곱씹으며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몽롱한 정신 상태에서 들려오는 건 귓가에 나지막하게 울리는 교수님의 나긋나긋한 목소리일 뿐이었다. 평소에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 전공 지식이 하루하루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영화제 기간에 금방 터득될 리는 만무했다. 매 수업이 끝나고 나서는 어찌 그리 단번에 정신이 맑아지는지 평생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다사다난 전공 수업이 끝나고 나서는 곧장 영화의 전당으로 달려가 <18킬로헤르츠>라는 영화를 감상했다. 무려 카자흐스탄 출신의 작품이었다. 평소 예술 분야에서 좀처럼 만나보기 힘든 국적이다 보니 – 진정 영화제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대표적인 이국 영화라는 점에서 – 관람 전부터 많은 호기심을 자아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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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이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혼돈과 암흑의 1990년대에 신생 독립국에서는 사회주의 이데올로기가 차지하던 자리를 자본이 대신했다. 급속한 자본화 과정에서 희망을 찾지 못한 청소년들은 약물에 빠져들었다. 주인공 산자르와 자가가 어떻게 약물 중독의 세계에 들어서고, 비극적인 결과를 맞이하는지를 보여준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 영화 <18킬로헤르츠> 소개글

 

 

영화는 약물 중독의 위험성에 관해 매우 현실적인 접근법을 취하고 있었다. 꿈과 현실의 경계선에서 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영화 <레퀴엠>을 자연스레 떠올리게도 했다. 지금 이 장면은 현실인 건가? 아니면 그저 주인공의 환상뿐인 건가? 라는 생각이 거듭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영화는 약물에 대한 주인공의 집착이 점차 강해질수록 현실의 경계를 더욱 모호하게 흐리고 있었다. 관객이 주인공의 세계를 오롯이 관망하고 몸소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18킬로헤르츠>는 내게 또 다른 의미의 체험적 영화로 다가왔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관객과의 대화(GV)가 예정되어 있었다. 감독님뿐만 아니라 영화에 출연한 주요 배우분들까지 함께하는 GV였기에 끝까지 참관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나는 GV가 시작한 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영화관을 나서야 했다. 당장 30분 내로 또 다른 실시간 강의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제작 국가만 따지더라도 이 영화 한국에서 다시 만나보긴 힘들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연신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니까 해당 GV 역시도 금시에만 만나볼 수 있는 유일한 회차라는 점이 나를 극장에서 더욱 옴짝달싹 못 하게 했다. 아쉬운 마음에 10분이라도 GV를 짬짬이 챙겨 듣고선 애써 화면 속의 화기애애한 감독님과 배우분들을 뒤로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발걸음을 옮겼다.

 

1시간에 걸친 강의가 끝나고 나서는 다시 극장가로 달려가 두 영화 <우리 아버지>와 <눈물의 소금>을 관람했다. 앞서 관람한 <18킬로헤르츠>를 포함하여 이날 가장 인상 깊게 보았던 작품은 단연 이탈리아 제작의 <우리 아버지>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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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갈등으로 피의 테러가 벌어지던 1970년대. 단, 영화는 그를 극 중 아버지로 둔 소년의 시점 아래 전개된다. 아버지가 테러를 당한 후, 발레리오는 집 근처에서 모든 게 자신과 딴판인 크리스찬과 마주친다. 돌아온 아버지는 “다 괜찮다”고 말하는데, 어른들은 순수를 무지의 동의어로 여긴다. 아버지가 착한 편이라고 믿고 싶은 소년에게 세상은 알 수 없는 대상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순간, 어떤 진실은 명백해진다. 아이는 자기가 본 것으로 인해 고통을 느끼고 그것에 대해 질문할 줄 안다. 미래가 달라질 수 있는 건 바로 그 마음 덕분일 것이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 영화 <우리 아버지> 소개글


 

영화는 1970년대 당시의 이념 갈등을 오프닝부터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극적 긴장감을 고취 시킨다. 시대적 배경의 긴박함과 더불어 두 주인공을 축으로 영화 전체를 감도는 신비로운 분위기는 관객을 계속해서 영화 속으로 끌어들인다. 무엇보다 <우리 아버지>는 과감한 음악적 시도가 돋보이는 영화다. 클래식과 현대 음악을 끊임없이 오가는 듯하면서도 순간순간 영화의 배경과 완벽히 어우러지는 OST의 수려함은 기어코 관객을 설득시키고야 만다.


가히 완벽에 가까운 음악적 표현은 보는 이도 그저 넋을 잃고 찬탄함을 표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순간을 선사한다. 영화 속에서 음악이 그 자체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하면 지나친 과장일까. 어쨌거나 이 영화와의 만남이 무척이나 강렬하고 환상적인 경험이었음은 자못 분명해 보인다. 온몸이 짜릿한 전율에 휩싸인 것은 물론 온종일 끼니를 거르고 본 상태였음에도 상영 2시간 동안 배고픔을 떠올리기는커녕 되려 과분한 행복감을 느꼈으니 말이다. 한국에서의 개봉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올해 특별전으로 한 차례 상영된 적이 있는 만큼 다시 한번 이 영화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BIFF 5일차 – 2020.10.28. 수요일


 

수요일은 학교 수업이 없는 날이니만큼 한껏 여유로워진 일정으로 세 작품을 만나볼 예정이었다. 첫 번째 관람 작은 루크 이브 감독의 <환상적인 그녀>였다. 사실 처음부터 계획에 있던 영화는 아니었는데, 당일 아침 겨우 취소 표를 구해 급작스레 일정을 변경하게 되었다. (역시 영화제의 묘미는 취소 표 구하기가 아닐까) 본래 관람 예정이던 오전 영화를 취소하고 곧바로 <환상적인 그녀>를 택한 건, 이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월등히 높았기 때문이다. 당일까지 취소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었던 만큼 나 역시도 본 예매에서 한 차례 실패한 전적이 있는 작품이었다. 해당 영화는 한국에서 <그녀가 사라졌다>는 제목으로 올 3월 국내 개봉한 바 있다.

 

결정적으로 이 영화를 가장 보고 싶었던 이유는 배우 브렌튼 스웨이츠가 주연으로 출연하기 때문이었다. 브렌튼 스웨이츠는 영화 <기억전달자>를 통해 처음 알게 된 배우였다. 고등학교 때 <기억전달자>의 원서와 영화를 워낙 인상 깊게 보기도 했고, 영화의 주연으로 출연한 브렌튼 스웨이츠 역시 두고두고 기억에 남았던 터라 그의 신작을 영화제에서 먼저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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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과 환청을 겪는 ‘데본’은 꿈에 그리던 이상형 ‘루시’를 만나 달콤한 데이트로 마법 같은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꿈처럼 ‘루시’가 사라져버리고, 주변 사람들 모두 그녀가 ‘데본’의 환상일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순간을 기억하는 ‘데본’은 그녀를 찾아 나서는데… 사라져버린 ‘루시’, 그녀는 환상일까? 현실일까?

 

- 영화 <그녀가 사라졌다>(aka 환상적인 그녀) 소개글



<환상적인 그녀>는 특정 질환을 앓고 있는 주인공의 여정을 다루고 있는 영화다. 해당 작품은 주인공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주변부 인물의 삶까지 폭넓게 조명하고 있어 관객이 한결 다양한 시점에서 사건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일말의 환상-성을 곁들이기도 한 이 영화는 다소 복잡미묘한 연출 방식을 취함으로써 관객을 지속해서 혼란에 빠뜨리고 궁금증에 사로잡히게 한다. 이전까지 접해보지 못한 또 다른 소수자의 삶을 1인칭 시점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환상적인 그녀>는 작품 그 자체로 내게 무척이나 새롭게 다가온 영화였다. 작품이 끝난 후에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GV)도 유독 기억에 남는다. 전반적인 작품 해설과 궁금증 해소에 있어 진행자분과 통역사분 그리고 관객 질문과 두 감독님의 답변 모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기에 더욱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상영관을 나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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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관람한 <화가와 도둑>은 예상치 못하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해당 작품은 영화 전반으로 잔잔한 분위기를 띠고 있음에도 기존의 다큐멘터리와는 사뭇 다른 결을 보인다. 바로 관객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사건을 180도 비틀어 전개해 나간다는 것. 작품 속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사건과 만남은 이내 가슴 뭉클한 순간을 만들어내며 관객의 마음속에 따듯이 스며든다. 현재 <화가와 도둑>은 <나의 뮤즈, 그림 도둑>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에 정식 수입되었으며 OTT 플랫폼 ‘왓챠’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만약 영화를 관람할 의향이 있다면 미리 줄거리를 읽지 않고 영화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정식 개봉되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한국의 대표 플랫폼에 정식 수입된 만큼 조금 더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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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의 마지막 회차로 관람했던 <난 울지 않아> 역시 앞선 두 영화 못지않게 인상 깊었다. 다큐멘터리 장르는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형식을 떠올리게 했던 <난 울지 않아>는 97분이라는 짧은 상영 시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한 주인공의 심리를 섬세히 묘사해낸다. 해당 작품 역시 한국에 정식 수입된 상태로 현재 OTT 플랫폼 ‘왓챠’와 ‘웨이브’를 통해 관람이 가능하다.

 


아일랜드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현장에서 작업하다 사고로 죽었다는 연락을 받는다. 폴란드에 사는 가족 가운데 17살 딸이 아버지의 유해를 수습하러 아일랜드로 간다. 어린 시절부터 해외에서 일하던 아버지를 딸은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저 자동차를 사주겠다고 약속한 아버지이기에 딸에게 자동차를 사게끔 남겨둔 돈이 있을까 기대한다. 막상 아일랜드에 도착한 딸은 아버지가 사고로 죽어 회사에서 보상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회사의 부당한 대우에 분노하면서 외국인 노동자로 살았던 아버지의 존재에 조금씩 다가간다. 단지 돈이 목적이었던 여행은 아버지를 이해하고 세상에 맞서는 법을 배우는 여정으로 변화한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 영화 <난 울지 않아> 소개글


 

 

BIFF 6일차 – 2020.10.29. 목요일


 

대망의 BIFF 여정 마지막 날. 역시나 오전부터 늦잠을 자느라 아침 영화는 포기하고, 헐레벌떡 짐을 챙겨 12시경에 호텔에서 나왔다. 무거운 혹처럼 붙어 다니던 거대한 여행 가방을 역사에 맡기고선 영화의 전당 주변 카페로 향하니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이날은 오후 1시 30분에 교양수업 퀴즈가 있었고 2시에 영화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퀴즈가 끝나면 곧바로 극장가를 향해 달려가야 했다.


요 며칠간 하루 일정이 끝난 밤에 조급히 들은 강의 내용을 토대로 열심히 퀴즈를 풀고선 2020 부산국제영화제의 마지막 관람 작으로 <미싱타는 여자들: 전태일의 누이들>(이하 ‘미싱타는 여자들’)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관람하였다. 영화제 첫날 관람한 <청산, 유수>처럼 <미싱타는 여자들>도 마땅히 시간에 맞는 작품들이 없어 차선으로 선택한 영화였다. 평소 다큐멘터리도 무리 없이 즐겨보는 터이니 겸사겸사 별 기대 없이 보러 간 영화였는데 이게 웬걸. 이번 영화제 관람 작 중 세 손가락 내에 꼽고 싶을 만큼 해당 작품은 예상치 못한 크나큰 수확이었다. <미싱타는 여자들>은 1970년대 청계피복노동조합 여성 노동자들에 관한 사료에 구술로 남성 중심의 한국 노동 투쟁사를 고쳐 쓰고, 새로 쓴 작품이다.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휴지를 몇 장이나 꺼내 썼는지 모른다. 계속해서 눈물이 흘렀고, 상영관 이곳저곳에선 연신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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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말에서 70년대 초 12살에서 16살의 소녀들이 평화시장에서 시다 일을 시작했다. 또래들이 학교에 다닐 때, 미싱을 돌리던 소녀들. 그들에겐 노동 교실이 있었다. 전태일의 이름을 들었고, 근로기준법이라는 게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다 1977년 9월 9일, “제2의 전태일은 여자다”를 외치며 노동 교실을 폐쇄한 공권력에 맞서 싸우다 투옥되었다. 이제 중년이 된 소녀들이 그 시대를, 여성 노동자의 삶을, 사회적 멸시와 낙인의 기억을 되살린다. 동해 일출 앞에 “너무 공평해”, “모든 사람이 다 볼 수 있으니까”라며 감탄하는 무명의 투사들. <미싱타는 여자들: 전태일의 누이들>은 1970년대 청계피복노동조합 여성 노동자들에 관한 사료와 구술로 남성 중심의 한국노동 투쟁사를 고쳐 쓰고, 새로 쓴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 영화 <미싱타는 여자들: 전태일의 누이들> 소개글

 


영화가 끝나고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GV)를 들으면서도 어찌나 그리 벅차올랐는지 모른다. 여성 노동 투쟁의 역사를 현대로 끌어와 재조명하고, 나아가 당시 투쟁했던 여성들의 삶을 이토록 사려 깊이 다루었다는 점이 그저 너무도 뭉클하게 다가왔다. 영화제 기간 통틀어 가장 실컷 울고 나온 날이었지만, 마지막을 <미싱타는 여자들>로 매듭지을 수 있어 더없이 기뻤다. 그렇게 마지막 날의 영화 관람을 무사히 끝마치고 상영관을 나서면서도 여전히 끓어오르는 여운을 간직한 채 곧바로 짐을 챙겨 부산역 터미널로 향했다. 이제 이 여정도 끝이라고 생각하니 불현듯 씁쓸하고 공허한 마음이 일었다. 그러나 첫 부산국제영화제 방문이었던 만큼 6일간 매일같이 영화를 관람하며 무척이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기에 미련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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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로 시작해 한국 영화로 끝맺음한 2020 부산국제영화제 관람 작들은,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원체 줄거리나 출연 배우 등의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관람하는 편이라 작품 선정에 있어선 제목, 포스터, 소개 한두 줄 정도만 짧게 읽고 눈길이 가는 영화 위주로 골랐다. 비록 한껏 기대를 품었던 몇몇 기대작들이 처참히 무너지면서 실패의 쓴맛을 보기도 했지만. 반대로 ‘예매에 실패해서’ ‘시간에 맞춰’ 급히 예매한 영화, 예컨대 앞서 언급한 두 한국 영화 <청산, 유수>와 <미싱타는 여자들: 전태일의 누이들>과 같이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작품들에서 의외의 빛을 발견하기도 했다.


한편으론 프랑수아 오종 감독님의 신작 <썸머 85>가 2020 부산국제영화제 최고 기대작이었는데, 영화는 그 기대감을 충분히 만족시켜 주었다. 또 관람 전부터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영화 <우리 아버지>는 예상을 꺾고 온몸에 전율이 일게 할 정도의 환상적인 음악을 선보여 주었다. 이 외에도 취향에 맞는 작품들을 제법 많이 만난 데다, 특히 다큐멘터리 같은 경우 대부분 높은 수준의 작품성을 보여준 덕에 더욱 후련히 BIFF 여정을 끝마칠 수 있었다. 하루 평균 2.5편씩을 관람하며 강의가 몰려있는 날에는 영화 일정을 줄이는 대신 정처 없이 바다를 따라 걷기도 하였다.


비록 코로나로 인해 영화제 규모가 대폭 축소되고, 영화제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가 나진 않았을지언정 결국엔 2주 뒤로 행사가 밀린 덕분에 부산에서 일주일이나 머물 기회가 생긴 것이니. 아이러니하게도 2020 부산국제영화제로의 여정은 코로나가 건네준 유일한 선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고맙진 않은데 고마워!)

 

 

[윤아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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