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MZ는 예술에 투자한다, KIAF SEOUL 2021 [미술/전시]

글 입력 2021.10.1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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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KIAF SEOUL


 

[꾸미기][크기변환]KIAF_ARTMAP.jpg

 

 

지난 주말, 삼성동은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국 국제아트페어, KIAF SEOUL를 찾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KIAF는 2002년부터 시작된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아트페어다. 지난해는 예기치 못한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는 20회를 맞이한 만큼, 다시 오프라인에서 예술 애호가들을 맞이했다. 국내 유수의 갤러리는 물론, 해외 유명 갤러리까지 총 10개국 170개 갤러리가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올해 KIAF의 인기가 심상치 않았다. 2년 만에 직접 컬렉터를 찾아온 대규모 아트페어라는 점에서 인기를 예상하긴 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숫자다. 5일간 열린 KIAF에서 거래된 금액은 650억 원이다. VVIP만을 초대한 첫날인 13일에만 350억 원이 판매됐다. 오픈 6시간 만에 2년 전 KIAF 전체 기간에 판매된 총 금액인 310억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일반 관객에게 오픈되기 전 방문할 수 있는 VIP, VVIP 티켓을 구하기 위한 중고거래도 활발했다.


궁금한 마음으로 마지막 날인 17일, KIAF로 향했다. 일반 관객 대상 티켓도 전일 매진되는 탓에 몇 번을 새로 고침 해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었다. 과연 2019년의 KIAF와 어떤 점이 달라졌고, KIAF를 찾는 컬렉터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둘러보기로 했다.

 

 

 

MZ는 예술에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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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F SEOUL

 

 

KIAF가 이리도 뜨거웠던 건, 예술을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데 있었다. 금전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 작가를 후원하고, 작품을 구입하고, 소장전을 열고, 다시 판매하기도 하는 건 오랜 전통이다. 머나먼 르네상스 시대 메디치 가문부터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이건희 컬렉션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예술은 원래 투자의 대상이 되곤 했는데, 어떤 점이 달라진 걸까? 답은 컬렉터의 연령대에 있다. 최근 MZ 세대로 일컬어지는 20~40대 젊은 컬렉터들이 급증했다. 그들은 전문 딜러에게 작품 구매를 부탁하기보다, 직접 페어나 경매를 찾아 작품을 공격적으로 구매한다.

 

MZ 세대가 미술 시장에 진입한 배경엔 코로나가 있었다. 코로나 이후, 변동성은 곧 기회를 의미했다. 급등과 급락을 거듭하는 주식시장, 새로운 투자 시장으로 떠오른 암호화폐, 쉽고 간편하게 돈을 불렸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MZ 세대는 재테크에 빠져들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투자에 대한 경험률이 증가했다. 또 나를 위한 취미생활을 사랑하는 세대인 만큼, 와인이나 음악, 그림도 본격적인 투자의 대상이 되었다. 아트와 재테크를 합친 ‘아트테크’라는 말이 빈번히 들리기 시작했다.

 

 

 

자주 보인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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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열, 회귀 PA02003A, 2002, @KIAF SEOUL 

 

 

KIAF에 참여한 수많은 갤러리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그림이 있었다. 바로 박서보, 정상화, 이우환, 김창열 작가의 그림이다. 단색 추상화의 거장인 박서보와 정상화, 점과 선으로 관계를 표현한 이우환, 물방울 화백 김창열까지 국내 미술계를 대표하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약속했다는 듯, 갤러리마다 그들의 작품을 메인으로 전시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지난 8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이우환의 작품 ‘동풍’이 예상을 훌쩍 뛰어넘어, 30억 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낙찰된 것이 떠올랐다. 실제 이우환을 포함해 위의 작가들은 최근 경매에서 최고가를 연이어 갱신하고 있었다. 상승곡선을 그리는 주식을 보고 진입하는 것처럼, MZ 세대는 미술 시장에서 상한가를 치고 있는 작품들에 주목하고 있었다. KIAF의 갤러리들 또한, 미술계 큰손이 된 MZ 세대에 맞춰 그들의 취향에 맞는 작품들을 준비한 것이었다.


이렇게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는 작품들은 대체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유명 작가들의 것이다. 예술 작품 또한 다른 재화와 마찬가지로 시장의 공급과 수요 원리를 따른다는 점에서 당연한 현상이다.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원하는 사람이 많고, 작품의 가치가 오를 것이라 생각하니 높은 가격대가 형성된다.


하지만 투자의 관점에서 예술을 향유하는 트렌드가 이어지는 것이 과연 예술계 전반에 좋은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예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일상 가까이로 오는 것은 물론 긍정적이다. 하지만 예술 작품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임에도, 여타 경제적 재화와는 특성이 다르다.


시장의 흐름에만 맡긴다면, 소외받는 이들이 너무나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유명 작가, 유명 작품에 비해 관심도가 적은 작가를 새롭게 발굴하고, 지원하는 정부 차원의 노력과 사회 구성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생계유지조차 어려운 예술인이 여전히 많고,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소수의 유명한 사람들만 더 유명해지는 현 상황이 우려된다.


MZ의 아트테크 흐름을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MZ 세대와 함께 다시 활기를 띤 미술 시장, 그 볼륨을 계속 키워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장르와 작가에게도 관심이 이어질 수 있도록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반가운 작품, 그리고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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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ja Kwade, Petrichor

 

 

KIAF에서 최근 아트테크 시장과 예술계 방향성에 대한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외 다양한 작품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임에는 틀림없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독일에서 찾아온 쾨닉(KÖNIG) 갤러리였다.

 

쾨닉은 2002년 베를린에서 문을 연 갤러리로, 한국인 작가 구정아를 비롯해 제임스 터렐 등 가장 주목받는 40여 명의 작가와 함께하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올해 4월 쾨닉 서울을 오픈해 놀라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KIAF에서 요즘 가장 핫한 갤러리, 쾨닉을 만날 수 있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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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bias Rehberger, If You Don't Use Your Eyes to See, You Will Use Them to Cry

 

 

국내 갤러리 중에선 갤러리 바톤의 부스가 인상 깊었다. 기본적인 벽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틈을 내고, 창문처럼 그 틈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게 하는 등 부스 구조를 개조해 새로운 감상 경험을 전달했다. 한 작품의 배경으로 다른 작가의 작품이 놓이기도 했다. 토비아스 레베르거, 피터 스틱버리 등 해외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KIAF는 작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박서보와 이우환 그림 앞에서 생각했던 것처럼, 최근 어떤 작가들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와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신진 작가 중에서도, 종종 눈에 띄는 이들을 보면서 누가 떠오르고 있는지를 파악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예술 애호가들이 모이는 장소라는 점에서 그 가치는 충분하다. 작품에 대한 자유로운 감상이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내년, KIAF는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히는 프리즈(Frieze)와 공동 개최를 앞두고 있다. 끝나가는 올해가 아쉽지만은 않은 이유다.

 

 

<참고한 글>

KIAF SEOUL 공식 홈페이지

매일경제, "수십억도 거뜬"…미술품 쓸어담는 2030 금융·IT 컬렉터

서울경제, [문화+]오징어게임 최고 흥행···키아프 최대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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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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