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가 사랑하는 독립영화들 [영화]

글 입력 2021.10.1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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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독립영화.

 

세상에는 수많은 영화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수많은 영화들이 존재할 것이다. 그 가운데 우리는 각자 아끼는 영화를 가지고 있다. 나도 아끼는 영화가 참 많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독립영화를 리뷰하려한다.

 

 

 

소공녀


 

소공녀 수정.jpg

 

 

좋아하는 영화사인 광화문시네마와 좋아하는 배우인 이솜이 함께 했다. 이건 안 볼 수가 없었다.

 

주인공의 이름은 미소이다. 이름만 미소이지 타인에게 한숨 받기 일수이다. 그러나 미소는 자신을 위해 미소 짓는 방법을 안다. 미소는 담배, 위스키 그리고 남자 친구인 한솔만 있으면 삶은 만족스러웠다. 이 모습이 너무 멋있어보였다. 그리고 나 또한 생각해보았다. 내가 모든 것을 얻지 못해서 잃어서는 안 될 것이 무엇이 있을까.

 

번뜩 떠오르는 것이 없다. 이런 나이기에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확실하게 알고 있는 모습이 그 누구보다 부러웠다. 그렇지만 나도 시간을 갖고 생각하고 찾아보면 분명 확실한 나의 안식처가 있을 것이다. 욕심내어 만들려 하지 않고 하루를 되돌아보며 찾아봐야 할 듯하다.

 

나는 하루가 조금만 힘이 들어도 아르헨티나나 호주로 가고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것은 명백한 도망이다. 부딪히면 벽을 부수는 성과가 있어야 하는데 내 몸만 아파오는 상황에 견디기 힘들어 도망가는 것이다. 그러나 미소는 도망가지 않았다. 자신의 안식처를 지키기 위해 집을 포기 하고, 한약을 포기하며 백발로 살아간다.

 

이 모습에 나는 용기를 얻었다. 이렇게도 살아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 개운하게 양치를 한 느낌이었다. 나의 행복을 안고 살아가겠다는 데 꼭 주변에 막는 사람들이 있다. 밴드 멤버였던 친구처럼. 그런 사람들에게 당신의 행복이나 신경 쓰라고 말해주고 싶다.

 

 

 

조인성을 좋아하세요.


 

조인성을 좋아하세요 수정.jpg

 

 

제목부터 엔딩 크레딧까지 흥미로운 영화이다. '조인성을 좋아하세요.'라는 제목을 보고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좋아하죠~ 괜찮아 사랑이야 굿굿"이라고 대답했다. (원래 혼잣말 자주 합니다.) 그렇게 제목에 구미가 당겨서 봤던 영화이다.

 

스토리는 간단했다. 그리고 친근했다. 나는 초등학생때부터 성인이 되어서까지 덕질을 하던 가수가 있었다. 그 가수를 한참 좋아했을 시기 사춘기가 왔고 그 시절 폭발하는 감정들을 글로 섰다. 그리고 상상했다. 내가 쓴 글이 그 가수의 가사가 되면 어떨까. 우편으로 보내야 하나 메일로 보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던 적도 있다. 나에게 이런 경험이 있다 보니 자신의 영화에 조인성을 캐스팅하고 싶은 주인공의 모습을 보니 나를 보는 거 같았다.

 

영화 속 감독의 지인들은 그저 조인성이 보고싶은 거 아니냐 등 속 뜻은 조인성이 너랑?이라는 말이 숨겨져 있는 듯했다. 그러나 감독은 굴하지 않는다. 상대가 던지는 모든 말에 당당하게 대답한다. 나는 가사를 보내지 못했지만 그 감정을 알아서 일까 조인성과 영화를 찍을 수 있기를 응원하고 있었다.

 

영화같지 않았다. 앞서 말한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었고, 영화 속 감독의 연기가 정말 자연스러웠다. 자취방 옆 집에 살고 있을 거 같은 느낌이었다. 감독의 책상, 유리컵은 무슨, 편의점 얼음컵을 사용하고 정리 안 되어있는 듯 하지만 정리되어 있는 책상. 이게 연출이었다면 현실감에 놀라울 뿐이다.

 

이 영화는 나에게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내가 어린 시절 생각했던 것이 영화의 스토리가 될 수 있다는 점때문이다. 영화가 거창하게 마약상을 잡는 경찰 내용이 아니더라도, 남녀와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 아니라더라도 영화가 될 수 있구나 라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그렇다고 영화가 쉽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끝으로 다시 나는 꿈을 꿔본다. 나의 길을 닦고 있으면 남들에게는 허무맹랑한 이야기일지라도 이루어진다는 것에 대한 믿음이 조금 생겼기때문이다.

 

 


할머니의 케이크


 

할머니의 케이크 수정.jpg

 

 

시골, 검정 색 지붕 아래에 할머니와 꼬마 아이가 살고 있다. 그리고 달력 속 빨간 동그라미가 그려진 단 하루의 날이 있다. 사랑하는 손녀의 생일이다.

 

대부분은 사람들은 할머니의 대한 따뜻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할머니는 강아지, 내 새끼, 아가 등 세상에 존재하는 작고 소중한 단어를 우리를 불러주셨다. 우리는 그 이름들로 할머니의 사랑을 어림짐작할 수 있다. 영화는 대사 없이 진행이 되지만 할머니의 눈빛과 몸짓은 마치 강아지라고 나긋하게 불러주는 느낌이었다.

 

손녀는 바닥에 엎드려 그림을 그리고 있고, 할머니는 파리를 잡고 있었다. 그 어떤 하루와 비슷하게 흘러갔다. 그런 하루들 중 특별한 날이 있다. 손녀가 태어난 날, 손녀의 생일이다. 손녀는 생일에 먹고 싶은 딸기 케이크를 그려 할머니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할머니는 기억해 읍내를 향한다. 손녀를 위해 늙어 가누기 힘든 몸을 이끌고 버스를 타고 딸기 케이크를 사러 간다는 것만으로 이 얼마나 큰 사랑인지 알 수 있다.

 

할머니는 케이크를 계산하고 그대로 몸을 집으로 향한다. 케이크를 잊으신 것이다. 나는 할머니의 기억에 대한 걱정보다는 사랑스러움으로 다가왔다. 할머니가 케이크를 안전하고 완벽하게 사 오셨더라면 손녀에 대한 사랑이 크게 다가오지 않았을 것이다. 몇 번이고 케이크를 잃어버리고 안타까워하는 모습으로 사랑이 더 높고 깊게 느껴진다. 사랑은 완벽하지 않고 빈틈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 장면에서 영화 '집으로'가 떠올랐다. 후라이드 치킨을 먹고 싶었던 손자와 백숙을 준비한 할머니이 사이에 에피소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백숙을 해준 할머니에게 투정을 부리다가 잠들다가 깨어 백숙을 맛있게 먹던 모습이, 저녁을 먹지 않고 잠들어버린 손주가 배고프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치우지 않고 음식을 덮어두셨던 마음이 우리 할머니의 마음이고, 할머니의 케이크가 아닐까 생각을 한다.

 

할머니는 몇번이고 케이크를 중간에 잃어버린다. 딸기 케이크를 먹지 못한 손녀는 실망한다. 그러나 그런 모습을 그냥 볼 수 없는 할머니는 집에 있는 소소한 재료들로 음식을 만들어준다. 생일만을 준비한 특별한 재료가 아닌, 냉장고에 있었던 재료들로 무언가를 열심히 만드신다. 만들어진 요리를 보면 정확하게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지 모를 음식이었다. 그 이후 손녀는 생일마다 할머니의 손맛이 담긴 음식을 기다린다. 시간이 흘러 손녀는 부모님과 할머니 곁을 떠났지만, 성인이 되고 할머니를 찾아와 세상에 하나뿐인 음식을 먹는다. 그 음식 속에는 할머니와 함께한 시간이 담겨있다.

 

어릴적 기억이 중요하다. 작은 몸으로 경험해서 얻은 추억과 생각들이 모여 성장을 하고 어른이 된다. 그중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한 추억은 더욱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추억이 슬픔을 이겨내고, 살아갈 힘을 만든다.

 

 

[황혜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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