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서울국제음악제 실내악 시리즈 3, 신비로운 놀이동산

글 입력 2021.09.2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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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특정월이면 항상 돌아오는 음악제들이 있다. 마치 4월에는 교향악 축제를 기다리고, 5월에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코로나로 인해 작년에만 10월로 연기하여 개최한 바 있다.)를 기다리듯이 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매년 특정 시기가 되면 기대하게 되는 음악제 소식이 있다. 바로 서울국제음악제다.


서울국제음악제는 늘 테마를 걸고 진행된다. 올해의 테마는 바로 놀이동산이다. 놀이동산이라는 주제를 보자마자 슈만의 사육제가 떠올랐다. 실제로 이번 서울국제음악제의 일정 중에 슈만의 사육제가 프로그램에 들어간 일정이 있다. 10월 25일 JCC 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하는 신진 음악가 초대석 '어린왕자' 일정에 포함되어 있다. 피아니스트 유성호의 연주가 예정되어 있고, 놀이동산이라는 테마와 정말 잘 어울리면서 익숙한 작품인 만큼 누구나 선뜻 가봄직한 무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서울국제음악제 무대 중에서 다녀오고자 하는 무대는, 실내악 시리즈의 마지막 무대인 '신비로운 놀이동산'이다.


이번 서울국제음악제는 정말 편성이 다양해서, 오케스트라나 합창단, 성악가, 실내악 편성 등 다양한 조합으로 무대를 볼 수가 있어 굉장히 즐거운 자리가 될 것이다. 관객들에게 항상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선곡들도 흥미로운 무대들이 많아서 어느 무대든 가보고 싶어지는 마음이 크다. 특히나 실내악 시리즈 1 무대도 굉장히 탐나는 무대 중 하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내악 시리즈 3 무대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 프로그램 구성이 너무 흥미롭고, '신비로운 놀이동산'이라는 주제 자체가 사실은 이번 음악제의 테마와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무엇보다도 남상봉의 '기묘한 놀이공원' 작품을 꼭 들어보고 싶기 때문이다.


 



PROGRAM


드뷔시 잊힌 노래들

C. Debussy Ariettes oubliées(arr. J.Bachs for soprano and string quartet)

Sop. 이명주, Vn. 박규민, 윤동환, Va. 김재윤, Vc. 김민지


남상봉 기묘한 놀이공원(위촉초연)

Sangbong Nam Mysterious amusement park

Fl. 조성현, Cl. 세르지오 페르난데스 피레스, Prc. 심선민, Vn. 송지원, Vc. 마야 보그다노비치, Pf.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브람스 현악6중주 제2번

J.Brahms String Sextet No.2 in G Major Op.36

Vn. 엘리나 베헬레, 송지원, Va. 김상진, 이한나, Vc. 톨레이프 테덴, 안드레이 이오니처

 




드뷔시의 '잊힌 노래들'은 1885년에서 1887년 사이에 20대의 드뷔시가 작곡한 가곡집이다. C'est l'extase(그것은 황홀), Il pleure dans mon coeur(내 마음에 눈물이 흐르네), L'ombre des arbres(나무 그늘에서), Chevaux de bois: Paysages belges(회전목마: 벨기에풍경), Green(초록), Spleen(우울) 총 6곡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폴 베를렌의 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시어의 작은 음향적 뉘앙스까지 피아노와 함께 담아내려 한 드뷔시의 섬세한 작업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1곡에서는 나른한 탄식을 볼 수 있고, 2곡은 부드러운 피아노 반주가 아름다워 달콤한 심상이 자욱하다. 3곡은 불안한 감정이 가득하다. 여기서 환기된 4곡은 명랑한 분위기로 가득하다. 5곡 역시 초록이라는 제목처럼 기분좋은 풋풋함이 느껴진다. 그러나 마지막 곡은 이유없는, 왠지 모르게 충동적인 듯한 우울의 정서가 만연하다.


*


서울국제음악제는 항상 뛰어난 작곡가들에게 작품을 의뢰하여 무대에 올리곤 했다. 올해의 작곡가는 남상봉이다. 그 이유 단 하나만으로도 사실 서울국제음악제 실내악 시리즈 3 '신비로운 놀이동산' 무대를 갈 이유는 충분하다고 본다. 서울국제음악제에서 위촉초연되는 작품들을 들었을 때, 앨범이 없어 무대가 끝나는 순간 다시 이 음악을 듣기 어려워지겠다는 아쉬움과 동시에 이 귀한 음악을 현장에서 들을 수 있어서 너무나 다행이라는 만족감이 항상 가득했다. 그랬기에 이번에도 이번 음악제의 작곡가인 남상봉의 작품을 꼭 들어보고 싶었다.


작곡가 남상봉은 현재 서울교육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러나 교수 임용 전에 그는 군포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전속 작곡가로 활동하기도 했고, 공연장 외의 야외나 클럽에서도 관객들을 만났다. 그가 만든 음악의 세계는 보다 적극적으로 대중과 소통하려는 특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상봉은 음악과 기술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시도들을 선보이곤 했다. 자신이 만든 전자악기 엠포이(mPoi)를 활용해 음악과 무용의 융복합을 이룬 작품을 만드는가 하면, 오케스트라와 전자 음악을 한 작품 속에 넣으며 인공지능 목소리까지 활용하기도 했다. 오케스트라나 앙상블 곡을 쓰는 것뿐만 아니라 음악에 기술을 더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일을 작곡가로서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같은 뜨거운 이슈들을 다루면서 음악 언어의 저변을 넓힌 작곡가 남상봉은 소음의 미학과 소음의 예술성에 흥미를 꾸준히 가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무대에서 초연될 '기묘한 놀이동산' 역시 기존 악기와 더불어 퍼커션을 활용하면서 이색적인 소리를 들려줄 것으로 기대해 봄직하다. 새로움, 재미, 완성도를 염두에 두고 음악 작업을 한다는 남상봉의 이번 '기묘한 놀이공원'이 어떨지 궁금함이 더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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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무대의 마지막 작품은 브람스의 현악 6중주 2번이다. 기존에 현악 6중주 1번을 들어본 적은 있으나 2번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신비로운 놀이동산' 무대의 프로그램으로 들어가 있는 것이 너무나 반가웠다. 이번 기회에 현장에서 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총 4악장으로 이루어진 브람스의 현악 6중주 2번은 그가 클라라 슈, 그리고 그 외에 또 한 번 마음에 품은 적이 있었던, 아가테 폰 지볼드에 대한 사랑을 담아 작곡했다. 브람스의 친구인 바이올리니스트 요아힘은 1악장 말미에서 1, 2바이올린이 A-G-A-D-H(독일에서는 B를 H로 대신하기도 한다)-E를 연주하며 아가테에 대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유추해냄으로써 이 해석이 설득력을 얻게 되었다.


1악장 알레그로 논 트로포에서는 반음계로 고조되는 불안한 연주가 인상적이다. 이는 클라라와 아가테에 대한 브람스의 불안한 마음이 그려진 것이라 볼 수 있다. 2악장 스케르초는 브람스의 초기 작품인 가보트 a단조 스케르초의 뼈대를 토대로 발전시킨 것이라고 한다. 가벼운 피치카토와 심각한 음색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3악장 아다지오는 클라라에 대한 슈만의 마음이 담긴 악장으로 평가된다. 주제가 제시되고 5번의 변주가 이루어지는 악장이다. 1바이올린이 불안하고 공허한 마음을 연주하는데, 그 선율은 다시금 다른 악기들과 선율이 얽히며 더욱 복잡한 심상으로 발전해나간다. 피날레는 포코 알레그로로, 트레몰로로 경쾌하게 시작한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로 클라이막스로 발전해가다가, 휘몰아치며 마무리된다. 어쩌면 이 4악장은 마지막 연애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킨 브람스의 마음이 표현된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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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가 이전의 삶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나아간 나라들도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고, 바이러스의 위협 없이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100% 돌아간 곳은 전 세계 그 어디에도 없다. 이러한 사실이 끝없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 일상 속에서, 서울국제음악제는 '놀이동산'이라는 주제를 통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놀이동산에서 보냈던 즐거운 시간들을 되새겨보게 해줄 것이다. 일상 속에서 쉼이 되고 재충전이 되었던 놀이동산에서의 시간들처럼, 이번 서울국제음악제를 통해 관객들은 코로나로 인해 지친 심신에 활력을 되찾고 새롭게 환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흥미로운 프로그램들 역시 서울국제음악제를 눈여겨 볼 중요한 이유다. 이번 서울국제음악제에서는 남상봉의 '기묘한 놀이동산'뿐만 아니라 류재준의 신작 '교향곡 2번', 제임스 베럿이 편곡한 '피아졸라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 바흐-류재준의 '12대의 첼로를 위한 콘체르탄테'가 위촉초연된다. 이렇게 위촉초연되는 작품들만 특별한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자주 볼 수 없는 레퍼토리들도 연주된다. 관객들의 음악 지평을 넓히기 위한 서울국제음악제의 세심한 안배가 돋보이는 만큼, 프로그램들을 훑어보기만 해도 관심가는 무대들이 분명 생길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이번 주제와 가장 직결되는 '신비로운 놀이동산' 무대를 선택한 만큼, 지친 나에게 놀이동산에 놀러간 것 같은 설렘과 활기를 불어넣어 줄 이번 무대가 너무나 기대된다. 인상주의와 후기 낭만 그리고 현대 음악이 조화를 이뤄 펼쳐질 멋진 놀이동산 같은 10월 28일의 그 순간을 지금부터 행복한 마음으로 기다려야겠다.


 



2021년 10월 28일 (목)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2021 서울국제음악제 실내악 시리즈 3

신비로운 놀이동산


R석 60,000원 / S석 40,000원 / A석 20,000원

약 90분 (인터미션 15분)


입장연령 : 8세 이상

(미취학 아동 입장 불가)


주    최 : 오푸스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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