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논어와 음악 - 당신이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인'이다

글 입력 2021.09.1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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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최종.jpg

 

 

전해주고 싶어 슬픈 시간이 / 다 흩어진 후에야 들리지만 / 눈을 감고 느껴봐 움직이는 마음 / 너를 향한 내 눈빛을

 

-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중

 

 

2016년, 한 대학교에 울려 퍼진 <다시 만난 세계>. 모자와 마스크를 쓴 대학생들은 서로의 팔을 맞잡았다. 공자가 강조한 ‘대동사회’를 이루기 위한 그들의 의지는 ‘말’이 아닌 ‘음악’에 담겨 있었다.

 

유려한 음률에 담긴 그들의 뜨거운 열정은 SNS를 통해 퍼졌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필자는 그들의 음성이 담긴 영상을 보면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함께사는 세상을 이루기 위한 그들의 움직임에 마음이 뜨거워진다.

 

음악으로 전달되는 힘. 말 한마디보다 강하다.

 

공자 또한 ‘음악’의 중요성을 말했다고 한다. 도서 <논어와 음악>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다. 학문에만 정진했을 것 같은 공자도 음악을 즐겼다니. 따뜻한 아이스크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울리지 않는 느낌.

 

한편으로는 귀의 공백을 음악으로 가득 채우는 사람이자, 음악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필자로서 공자와의 예상치 못한 공통점에 설레기도 했다.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인’이다


 

도서 <논어와 음악>은 말한다. 공자의 ‘인’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필자가 생각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모든 것이 ‘인’이다.

 

공자의 모든 학문을 관통하는 핵심어이자 유학의 핵심사상 ‘인仁’.

 

‘인’은 곧 사람이자, 사람을 사랑하는 일을 뜻한다. ‘부모를, 형제를, 세상을 사랑하는 일’. 이를 통해 수기치인, 스스로를 닦고 사람을 잘 다스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일. 공자 가르침의 처음이자 끝이다.

 

‘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공자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고도, ‘스스로를 이기고 예로 돌아간다는 극기복례’라고도 대답했다고 한다. 상대에 따라 ‘인’을이해시키기 위해 다르게 가르쳤다. 이는 ‘인’은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것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 나를 사랑하는 일, 덕을 쌓는 일, 이해심을 기르는 일, 세상 만물에 관심을 두는 일, 상대에게 상처주지 않고 배려하는 일, 아는 것을 실천하는 일 등. ‘인’은 주관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인’을 하나로 규정하지 않은 만큼 인은 공자에게 모든 학문을 관통하는 핵심이었음을, 공자가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한 사상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인’이다.

 

중등교육을 받을 당시의 ‘인’은 필자에게 난해했다. ‘실천’하기 위함이 아닌 대학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학문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해하기싫다고 말하는 것이 더 솔직한 표현이다.

 

하지만 도서 <논어와 음악>의 작가는 세상의 일, 우리가 몸담고 있는 사회의 일과 공자의 학문을 잘 버무려 ‘인’과 ‘공자’는 멀리 있지 않음을 말한다. 공자의 학문은 우리와 함께하고 있음을 말한다. 더불어 정치인의 행태를 차갑게 꼬집기도 하고 독자들의 삶에 방향성을 따뜻하게 건네기도 한다.

 

 

 

음악과 공자


                               

 

음악 : 박자, 가락, 음성 따위를 갖가지 형식으로 조화하고 결합하여, 목소리나 악기를 통하여 사상 또는 감정을 나타내는 예술

 

- 네이버 어학사전

 

 

도서 <논어와 음악>은 공자와 음악 사이의 끈끈함을 말한다. 그런 공자의 뜻을 이어가는 작가일까. 작가는 공자의 학문을 쉽게 풀어주며, 이에 맞는 음악을 독자에게 컨설팅해준다.

 

공자의 말이 끝나면 작가는 자신의 의견을 덧붙인다. 그리고 이와 어울리는 음악을 독자에게 전한다. 시대에 발맞춰 qr코드까지 제공해주니, 작가와 조금 더 친밀해진 느낌을 받으며 좋은 세상이라 느낀다.

 

키스 자렛 트리오 <내가 만약 종이라면>을 bgm삼아 세상을 깨우치는 역할에 대해 생각하고, 콜드플레이 <낙원>을 들으며 사람이 중심인 사회, 갈등과 차별 없는 대동사회를 그려봤다. 몇 개는 필자의 플레이리스트 한켠에 자리 잡았다.

 

 

공자는 인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예악을 강조했지요.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 예라면, 음악에 인이 담겨 있다고 여겼습니다. (중략) 공자가 추구했던음악은 우리나라의 종묘제례악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세종은 공자의 정신을 계승해 아악을 정리하고 종묘제례에 활용했지요. ‘균화지음’. 천지의 음을 알고 만물의 이치를 깨달아 세상을 화평하게 한다는 뜻이지요.

 

- 도서 <논어와 음악> 중

 

 

음악 애호가였던 공자. 음악을 직업으로 삼은 건 아니지만, 그는 제나라의 ‘소’라는 음악을 처음 듣고는 3개월 간 고기 맛을 잊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음표 하나하나를 음미하고 음악을 쓴 작가의 인생까지 이해하는 엄청난 음악 애호가였던 것이다.

 

‘배움이란 시로 일으키고, 예를 통해 세우며, 음악으로 완성하는 것이다!’ 공자의 말이다.

 

 

 

자강불식, 학이시습


 

도서 <논어와 음악> 그리고 공자를 통해 나를 되새긴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한때 식상하다고 치부했던 말에 의미를 두는 나날이다. ‘내 인생에 이제 공부는 없겠지’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갖고 싶은 직업을 가지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목표를 이룬 것 같은 이상한 느낌에 취해 현실에 안주하며 살았다.

 

하지만 자만심이 얼마가지 않아 또다시 ‘나’라는 사람에 부족함을 느끼고 책상 앞에 앉았다. 공자가 말한 ‘자강불식’과 ‘학이시습’. 옛말은 틀린 것이 없다.

 

자강불식 ‘하늘의 운행이 강건하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스스로 힘써 쉬지 않느니라’.

학이시습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자연도 쉼없이 움직이며 변화를 꾀하는데 사람이라고 움직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한 필자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배움과 터득을 통해 ‘사람’이 되려 한다. 이를 통해 시대를 이끌어 가는 바람직한 인간 즉, 군자가 될 순 없지만 군자 ‘비슷한 것’이라도 되고 싶은 마음이다.

 

 

 

군자, 비슷한 것이 될래요


 

사람의 중요성을 우선으로 두면서도 필자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 주변을 돌아보지 않게 된 요즘이다. ‘인’을 실천할 수 없는 사회라 여겼다. 하지만 사람으로받은 상처를 사람으로 치유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이며 결국은 모든 일에는 사람이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도서 <논어와 음악>을 통해 공평하게 함께하고 서로 믿고 화목한 세상을 꿈꾸며 ‘인’을 다시금 되새긴다.

 

또한 도서 <논어와 음악>을 통해 접한 공자의 말이 필자의 인생에 작은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따라서 필자는 군자 ‘비슷한 것’이 되기 위해, 오늘도 음악으로 귀를 데우며 자강불식에 힘쓴다.

 

 

[신재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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