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View] 그래도 우리는 아직은 낭만, 마치의 음악 Part 2

글 입력 2021.08.0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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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마치의 인터뷰로 하겠습니다, 근데 이제 낭만을 곁들인



글 - 작곡가 오상훈(Dike)

 


지난 Part 1에 이어 마치(MRCH)의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Q. 곡 제목들이 감각적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이번 [아직은 낭만]도 그렇고요. 이 곡은 어떤 내용의 곡이고 작업을 하는 동안 어떤 에피소드들이 있었을지 궁금해요.


A. 마치 : 저는 첫 앨범도 힘들었고 지금도 힘들었나 봐요.(웃음) 항상 슬픈 현생을 구원하기 위한 노래를 쓰는데, 그때 잠수교를 지나가고 있었어요. 잠수교가 너무 예쁘잖아요. 날도 좋고 그랬는데 사람들이 다 핸드폰을 보고 있다가 잠수교에 들어가자마자 다 한강을 보시는데 진짜 모두, 전부 다 보는 거예요. 제가 맨 뒤에 있었거든요. 그게 너무 귀여우신 거예요.(웃음) ‘그래, 한강이 예쁘니까 봐야지’하면서 그게 귀여워서 메모장에 적어놨어요. ‘한강을 지나갈 때 사람들 고개가 돌아가는 것’이라고 적었어요.


처음엔 제목이 다른 거였어요. ‘서울’ 혹은 ‘서울라이트’ 같은 거였어요. 서울시에서 나를 봐주면 좋겠는데 싶어서.(웃음) 이런 서울 홍보송으로 쓰면 좋겠다는 상상을 했어요. 애드 시런도 도시에 관한 노래들이 많잖아요, 이거다 싶어서 서울 노래를 썼는데 결국엔 ‘아직은 낭만’이 더 좋아서 그렇게 정해졌어요. 이 곡의 테마가 서울인지 모르는 분들이 많을 텐데 원래는 그랬어요.


 

Q. 굉장히 밝은 캐릭터로 보여요. 춤도 굉장히 잘 추는 영상들을 많이 봐서 에너제틱한 사람일 것 같고요. 조금 딥한 질문일수도 있는데 본인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신은 어떤 사람일까요?


A. 마치 : 제 장점은 주제파악을 잘해요. 객관화가 되는 게 장점이고. 근데 또 그게 단점인 것 같아요. 스스로 아티스트라고 말하는 것도 민망하거든요.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뜬구름 잡는 듯한 행동도 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거든요. 그게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디딤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사실 겁도 많고 눈치도 많이 보고 자라서 빠릿한 게 있어요. 그게 괴로울 때가 있어요. 내가 어느 위치인지 너무 잘 알다보니 조심스러워 지는 것도 너무 많고 근데 그게 자신감 결여로 보일까봐 걱정도 돼요. ‘에라, 모르겠다’하려고 하긴 하는데 잘 되는지는 모르겠어요. 겁이 좀 많다는 게 가장 저를 잘 설명하는 말인 것 같고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정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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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곡을 만드는 방식이 궁금해요. 평소에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있는지, 워크 플로우는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세요.


A. 마치 : 진짜 ‘곡 by 곡’인 것 같은데 보통 선호하는 방식은 가사가 먼저 나오는 게 좀 더 멜로디가 자유롭게 나와서 좋은 것 같아요. 아이디어는 제 얘기가 아닌 얘기를 아직은 못쓰겠어요. 그래서 정말 제 일상에서 얻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생긴 정말 좋은 변화가 저는 원래 일상을 흘려보내는 스타일이었거든요. ‘아직은 낭만’을 만들긴 했지만 그전까지 저는 낭만을 찾으려고 하지 않는 스타일이었어요. 그런데 가사를 쓰기 시작하면서 하면서 작은 것 하나도 ‘돈이 될 거야!’하고 보다보니(웃음) 문과스러운 낭만적인 눈이 생기는 것 같아요. 사람이 변하더라고요. ‘와, 이거 너무 예쁘다!’같은 것도 하게 되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소재를 찾겠죠?


최근에는 모네토 님의 [자장가]를 같이 작업하면서 일의 방식을 바꿨는데 탑라인 붙이고 거기에 가사를 끼워 넣는 방식을 처음 해봤어요. 처음엔 너무 힘든 것 같았는데 끼워 맞춰질 때의 쾌감이 있더라고요. 정말로 그때마다 방식은 다른 것 같아요. 나오는 대로 주먹구구식이라고 하면 될 것 같아요.


 


 

Q. 최근 모네토 님의 [자장가]에 피처링을 했어요. 어마어마한 피처링 가수들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어요.(웃음) 이 곡은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A. 마치 : 모네토 님이 제가 원래 좋아하던 JYP 소속 프로듀서 님인데 핫펠트 님이랑 작업한 [위로가 돼요]라는 곡을 너무 좋아해서 진짜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팔로우를 한 2년 정도 했는데 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가 방송에서 저를 우연히 보셨다고 해요. 그런데 제 목소리가 작곡가님 취향이시더라고요. 저는 처음에 저에게 피처링을 받기 위해 사탕발린 말을 하신 줄 알았는데 작곡가 님이 듣으신 노래를 보니까 제 목소리랑 다 똑같아요. 그래서 정말 내 목소리가 취향이셨구나, 했어요.


저는 피처링 제의를 듣고 냅다 갔죠. 그렇게 처음 만난 게 작년 11월이에요. 부탁을 하신 게 동생 분이 일찍 하늘나라로 가셨어요, 작년 7월 14일. 그래서 추모 앨범을 만들고 싶다고 하셔서 참여를 하게 됐어요. 같이 해보고 싶던 작가님과 탑라인도 쓰고 작사도 해서 꿈같은 시간이었어요. 프로작곡가 님이라서 프로세스도 굉장히 체계적이었는데 빠르고 정확하고 깔끔한 그런 작업들을 처음 해봐서 재밌었어요.


 

Q. 지금까지 모든 곡을 Joe layne 님과 함께 작업했어요. 음악적으로 잘 맞나 봐요.(웃음) 믿고 함께 할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건 정말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Joe layne 님은 마치 님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또 함께 작업하는 건 어떤 기분인가요?


A. 마치 : 약간 진짜 선생님 같은 존재에요. 또 그 오빠가 가르치는 걸 좋아해요.(웃음) 뭐 하나를 물어보면 신나서 막 보여주거든요. 그런 지식이 진짜 많아요. 저보다 음악적인 경험이 많으시니까 본 가수들도 많고 아는 가수들도 훨씬 많으세요. 레퍼런스도 ‘이런 느낌 무가 있어요?’하면 컴퓨터 바로 마냥 쫙 나와요. 진짜 많이 배웠고 이걸 내가 공짜로...(웃음) 근데 또 본인도 그걸 아세요. 내가 너한테 이렇게 해주는 게, 하면서.(웃음) 진짜 배우는 게 많아서 거기에 토를 달수가 없어요. 질도 좋고 양도 많아요. 그런 선생님이자 너무 좋은 동료이죠. 이것저것 음악 전박적인 것부터 상담도 많이 했고 멘토 같은 존재에요.


좀 대단하신 것 같은 게 한량처럼 사시는데 음악에 대한 열정만으로 똘똘 뭉치신 분이에요. 미발매 곡들도 종종 들었는데 그때마다 진짜 엄청 좋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돌처럼 쓴 것도 있고 다 너무 기발한 노래들이에요. 저는 노래에는 항상 재미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항상 있어요. 여기서 이렇게? 깊은 생각이 드는. 진짜 존경하는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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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18년 즈음엔 카페 쇼파르에서 공연을 종종 했었잖아요. 저도 그때 봤었는데 21년에 지금 이렇게 같이 인터뷰를 하게 될 줄 상상도 못했어요.(웃음) 요즘에 다시 공연계가 살아나려다 다시 제대로 주저앉아 버린 상황인데 마치 님은 공연 쪽으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또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실지 궁금해요.


A. 마치 : 진짜 공연을 하면 살아있는 느낌이었고 너무 좋아요. 누가 어떤 가수가 되고 싶냐고 물어보면 ‘공연 잘하는 가수!’라고 대답을 했어요. 꼭 하고 싶은 게 야외 페스티벌이랑 모교 학교 축제에서 공연하기였거든요. 공연이 너무 좋아서 이쪽 길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처음에 퍼포밍이 하고 싶다고 했잖아요. 근데 못하고 있네요.(웃음) 어떻게 이런 상황으로 공연을 못하게 되다니 상상도 못한 일인데. 제발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미발매곡 [한 곡 짜리]


 

Q. 아직 발표되지 않은 자작곡인 [한 곡 짜리]를 기대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이 곡은 언제쯤 음원으로 만나 볼 수 있나요?


A. 마치 : 그 곡은 뭔가 앨범 준비가 늦어질 때 던지기 위한 보험용으로 아껴두고 있습니다.(웃음) 원래는 앨범 커버도 준비가 되었고 올해 4월쯤에 내야지 했는데 [아직은 낭만]을 유통도 혼자하다 보니 차일피일 미루게 되고 있어요. [아직은 낭만]을 내고 발매 일만 안 잡은 그런 곡입니다. 이 곡도 알고 계시다니 너무 감사해요.(웃음)


 

Q. 활동하면서(혹은 음악을 하면서) 겪었던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A. 마치 : 전부 다요.(웃음) 인맥이 없는 것도 그렇고 저는 너무 시키는 것을 잘 하면서 자라서 주도적인 무언가를 못했거든요. 어떻게 보면 착했고 하라는 거를 잘하는 사람이라서 그걸 깨는데 오래 걸렸어요. 작년, 재작년만 해도 내가 혼자서 어떻게 인생을 그려가야 하나, 감이 안 잡혔거든요. 다행인 게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어쨌든 답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어렸을 때 저보다 지금이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잘됐으면 짧은 생각으로 인해 훅 가지 않았을까 해요. 이 생각을 한지는 얼마 안됐어요, 한 3일?(웃음)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을 때 뭔가를 시작하게 된 게 다행일수도 있겠다는 걸 3일 전에 생각했어요.


 

Q. 앞으로 어떤 아티스트가 되는 게 목표인가요?


A. 마치 : ‘음악’이잖아요. 쉽고 즐거운 오락거리를 만들고 싶어요. 처음에는 이게 고민이었는데 음악에 내 사상을 넣어야 할 것 같고 어렵게 계속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쉬운 말과 멜로디로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려고 노력 중을 하고 있어요. 쉬워야 와 닿고 그런 생각을 많이 해서 음악이라는 단어에 충실할 수 있고 그러면서도 정성을 들이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A. 마치 : 일단 공연을 최대한 많이 하고 싶고요.(웃음) 구체적으로는 가을, 겨울쯤에 모네토 작가님과의 작업한 앨범을 발매하고 싶어요. 정해진 건 없어서 최대한 밀어 붙여보겠지만 어떻게든 되겠죠?(웃음) 유튜브를 많이 올리고 싶은데 제가 정체성이 확실하지 않아서 고민하고 있어요. 저는 제 노래를 쓰는데 다른 명곡들을 너무 많이 부르면 제가 그 명곡들을 어떻게 이기겠어요. 그래서 사실 커버를 하는 게 너무 잘된 뒤로는 그 이미지가 너무 박힐 까봐 무서웠거든요. 제가 그것보다 곡을 잘 쓸 자신이 없는 거예요. 그래도 이제 제 앨범도 2개나 나왔으니 커버를 뭘 할지 생각하고 있고 작곡은 계속 하고 있어요. 계속 곡을 만들면서 공연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마무리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A. 마치 : 불러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더 커서 오겠습니다.(웃음)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한국이 좁은데 건너건너 제가 아는 사람일수도 있잖아요? 음악을 좋아하면.(웃음) 서로 돕고 삽시다, 많이 들어주세요. 그리고 감사합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제 음악을 들어주시는 것만으로 한 분 한 분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은데 이 마음을 여러분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을 달아주시는 것도 뭔가 신기해요. 우울할 때 쭉 읽고 자곤 하거든요. 그러니까 댓글 많이 달아주세요. 제 치유제입니다.(웃음) 다 읽고 있으니까.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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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훈

  

 

프로듀싱팀 Vlinds의 작곡가이자 인디레이블 캔들인유어스(Candle In Yours)의 공동대표.


자아가 생길 때부터 밴드음악에 빠져 일렉기타를 치며 음악을 시작한 인디덕후.


사실 음악보다 글 쓰는 일을 더 좋아해서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중이다.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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