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일본의 시티팝을 샘플링한 힙합 음악 3곡 [음악]

시티팝과 힙합의 새로운 장르적 융합과 대표곡 3
글 입력 2021.07.31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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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과 시티팝이라는 장르는 재즈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재즈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두 장르의 음악을 모두 좋아한다. 힙합 음악에는 기존에 있던 음악의 연주 음원을 따서 사용하는 기법인 ‘샘플링’이라는 것이 있고, 이 샘플링 기법을 활용하여 힙합 가수들은 수많은 명곡들을 탄생시켰다.


80년대와 90년대에는 Gang starr나 A Tribe Called Quest, The Roots와 같은 그룹들의 재즈를 기반으로 한 힙합 곡들이 유행했다. 시티팝 또한 재즈의 영향권에 속해있는 장르이다. 퓨전 재즈, 스무드 재즈 같은 영미권 재즈의 하위 장르들은 70년대와 80년대에 흥행했던 일본의 팝 음악에 영향을 주었다.


이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바로 일본의 시티팝 음악이다. 시티팝 스타일의 음악들이 최근 유행함에 따라,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려는 힙합 가수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오늘 소개할 Tyler, the Creator, J. Cole 그리고 재지팩트는 일본의 유명 시티팝 곡들을 샘플링하여 자신만의 스타일로 승화시켰다.

 

 

 

Tyler, the Creator - GONE, GONE / THANK YOU

sampled Tatsuro Yamashita - Fragile, Cullen Omori - Hey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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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ler, the Creator의 [IGOR]라는 앨범에 수록된 ‘GONE, GONE/ THANK YOU’는 일본의 시티팝 가수인 야마시타 타츠로의 ‘Fragile’을 샘플링한 곡이다. ‘GONE, GONE/ THANK YOU’는 ‘GONE, GONE’과 ‘THANK YOU’가 하나로 합쳐진 곡인데, 전체 곡의 후반부에 해당하는 ‘THANK YOU’에서 ‘Fragile’의 훅 부분 멜로디를 샘플링했다.

 

곡의 전반부에 해당하는 ‘GONE, GONE’은 Cullen Omori의 ‘Hey Girl’이라는 노래를 샘플링했다. 단어가 주는 느낌과 달리 전반부의 ‘GONE, GONE’은 신나는 리듬의 곡이다. 반면 후반부의 ‘THANK YOU’에선 아련함과 애상이 배어난다. 물론 두 곡은 한 곡처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한 연인이 이별한 후 남겨진 이의 입장을 다룬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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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뮤지션의 앨범에서 시티팝의 대부인 야마시타 타츠로의 곡을 발견할 수 있어 반가웠다.

 

상상하지 못했던 조합이 만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인다는 것은 음악을 즐겨 듣는 팬의 입장에선 정말 꿈만 같은 일이다. 그중에서도 시티팝과 힙합의 만남은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생각지도 못했던 전혀 다른 분야에서의 만남이었기 때문이다.

 

 


 

 

J. Cole - January 28th

sampled Hi-Fi Set - Sky Restau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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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새로운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J. Cole은 동부 힙합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랩퍼이다.

 

J. Cole이 2014년에 발표한 [2014 Forest Hills Drive]는 그의 회고록과 같은 앨범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 음반은 발매될 당시 스토리텔링과 메시지의 측면에서 특히 호평을 받았다. 그중 2번 트랙은 앨범의 성격을 잘 나타내고 있다.


‘January 28th’라는 곡은 ‘Intro’를 제외한다면 사실상 이 앨범의 첫 번째 트랙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1월 28일은 그의 생일이고, 앨범명은 그가 태어난 곳을 따라 지었다. 이 앨범이 회고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받는 이유이다. 회상에 젖게 만드는 ‘January 28th’는 제이콜의 과거 행적을 따라 들어가게 만드는 훌륭한 도입부 역할을 한다.


[2014 Forest Hills Drive]는 그가 세 번째로 낸 앨범인데, 전작들에 비해 프로덕션이 향상되었단 평가를 받는다. ‘January 28th’의 샘플인 하이파이 셋의 ‘Sky Restaurant’은 회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렇듯 힙합에서 비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꽤 중요하다. 랩퍼의 가사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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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Restaurant’은 마츠토야 유미라는 일본 시티팝의 대가가 작곡을 한 곡이다. 이렇듯 세련미와 청량감만이 시티팝이 가지는 매력은 아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시티팝 곡들 중에는 아련한 노래도 있고, 몽환적인 스타일의 노래도 있다. 다양한 느낌과 분위기의 연출이 가능한 시티팝이라는 장르가 힙합 음악에서 앞으로도 적극 활용되기를 기원한다.

 

 


 

 

재지팩트 - 하루종일

sampled Anri - Last Summer Whis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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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빈지노라는 랩퍼가 소속된 유명한 힙합 그룹 재지팩트가 있다. 재지팩트는 2집 [Waves Like]에서 안리의 ‘Last Summer Whisper’라는 곡을 샘플링하였다. [Waves Like]의 타이틀곡이기도 한 ‘하루종일’은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로 전개되는 곡이다.


샘플 음원이 워낙 좋은 탓인지,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재지팩트 앨범의 타이틀곡이기 때문인지 안리의 ‘Last Summer Whisper’라는 곡은 덕분에 국내 많은 리스너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시티팝이 한창 인기를 얻기 시작하던 때라 반응은 더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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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일본 버블경제의 시대를 동경하고 있는지 모른다.

 

현실은 노력과 경쟁만으로는 점점 먹고 살기 힘든 상황이 되어가고 있고, 경제난에 더불어 코로나로 인해 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든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날들의 공기는 분명 호황으로 인해 가볍고 달콤했을 것이다. 당시의 작품들에선 이러한 여유로움과 낭만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앞선 사례들에서 힙합 뮤지션들이 소화하는 음악의 스펙트럼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비트를 만드는 힙합 프로듀서들도 다양한 장르를 수용하려 하고 여러 가지 실험적인 시도를 하는 등 과거를 답습하는 것에서 벗어나려 노력한단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연구를 지속하여 힙합의 새로운 지평을 넓혀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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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욱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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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김인
    • 늦었지만 잘 정리된 좋은 기사 잘 봤습니다
    •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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