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거창한 예술가는 아니더라도 - 발칙한 예술가들

남다른 아이디어로 성공한 예술가의 삶과 작품에 대하여
글 입력 2021.07.3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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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에 집중할지 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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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여러 번 밑줄을 긋게 되는 책을 읽었다. 윌 곰퍼츠의 『발칙한 예술가들』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크게 2가지 파트로 나뉜다. ‘그들이 예술가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창조성’과 ‘우리가 예술가가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책 중간중간에 검은 속지에 흰 글씨로 내용과 어울리는 명언이 적혀있어서 마음에 더 콕 박힌다. 바로 그 첫 번째 장에 있는 글귀가 “We are all artists.”(우리는 모두 예술가다)이다. 작가는 다음에서 예술가와 창조성에 관한 이야기하고 있다.

 


“예술가가 특별한 이유는 창조성 때문이 아니다. 창조성은 예술가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있다. 다만 성공한 예술가는 자기 자신이 집중할 대상을 찾아내는 데 탁월했을 뿐이다.” (p.16)

 

 

그런데 솔직히 성인이 되기까지 예술가를 직업으로 권유했던 어른은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그림을 잘 그리네, 근데 뭐 화가라도 하려고?”라는 말까지 들어봤다. 더 공부만 집중하라는 눈치도 암묵적으로 받았다. 그에 대한 반발심으로 더 미술을 붙잡았지만, 반복적인 입시 그림을 그리면서도 스스로 예술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내리지 못했다.


'내가 너무 현실감각이 없었나?', '정말 예술로는 먹고 살 수 없는 걸까'라는 내적 고민에서부터 시작해 '예술은 왜 존재할까?', '과연 꼭 필요할까'라는 물음까지 이어졌다. 아마 학원에서 하라는 그림은 잘 그리지도 않고 이런 생각에만 빠져있었던 모양이다.


이후 그림을 그리는 학과가 아니라 예술을 이해하고 대중과 연결해주는 학과에 진학했다. 아무래도 위와 같은 고민을 할 때부터 나는 그림보다는 글로 표현하는 쪽이 더 맞았나 보다. 아무튼, 지금껏 품은 의문을 정리하자면 먼저 예술의 존재 필요성에 대한 것이고, 두 번째는 예술과 돈이다. 과연 금전적 가치가 성공한 예술의 척도가 될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예술의 존재 이유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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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첫 번째 물음에 대한 답은 김영하 작가님의 TED 강연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 역시 지금 당장 예술가가 되라고 한다. 여기서 예술가는 어린아이처럼 자신의 속내를 당당히, 여러 가지 방면에서 표현하는 사람이다. 즉 자신이 좋아하고 집중할 수 있는 분야에 즐겁게 몰입하는 사람이다.


또 김영하 작가는 “예술 해서 뭐 하려고 그래?”라고 묻는 이들에게 예술은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고 답한다. 예술을 해서 궁극적으로 돈을 벌려고, 유명해지려고도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부와 명예를 목표로 삼는 예술가들도 많다. 하지만 분명한 건 예술은 어떠한 결과를 위해 존재하는 분야가 아니라는 점이다.


예술은 그 자체로 과정이다. 마구 소설을 써 내려가면서 재미를 느끼는 과정, 사물을 뚫어지게 관찰하고 캔버스에 섬세하게 표현할 때 열정이 샘솟는 과정이다. 잘 쓰이지 않는 곡이 완성되었을 때 그 자체만으로 가슴이 벅차오르는 과정이다. 무언가를 해 결과를 내려는 게 아니라, 그 자체가 유희적 흐름이며 계속해서 창조해 나가고 싶은 마음 때문에 추진되는 과정이다. 이는 창조성과 관련이 깊다.


그리고 저자는 이러한 예술의 원천, 창조성의 힘에 관해 서술한다. “창조성은 자신을 표현하는, 중요하고 강력한 힘이다. 독재자가 시인을 잡아서 가두는 횡포를 부리거나 극단주의자가 예술품을 파괴하는 이유는 그들이 자신과 정반대되는 생각을 드러내는 사람에게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는 창조성이 지닌 힘이 세다는 이야기이다.”(p.22)


실제로 철학자 플라톤은 교육으로서의 신화는 옹호했지만, 기본적으로 예술의 향유를 반대했다. 한국 사회에서도 자유로운 예술을 향한 갈망이 제한되었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순수한 예술이 존재할 수 없는 사회가 존재한다. 이는 위 저자의 말처럼 예술이 가지는 사회적 파급력이 너무나도 컸기 때문이다. 예술은 인간을 꿈꾸게 했고, 오래된 벽을 부수고 사회를 발전시키고 있다.


그러므로 예술은 어려운 것이 아니며 결코 필요 없는 것이 아니다. 우리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책의 마지막을 장식한 오귀스트 로댕의 말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왜 예술이 필요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동받는 것, 사랑하는 것, 희망하는 것, 떨리는 것, 사는 것이다.”

 

- 오귀스트 로댕

 


 

예술과 돈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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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는 괜히 경제적으로 궁핍할 것이라는 편견은 계속 있었다. 그림을 좋아해 미대를 갔지만, 작가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이 보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경제적으로 성공하기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라도 하듯 예술가는 사업가라고 표현한다.

 

저자는 예술가 역시 사람이기에 경제적 수익이 필요하다는 지점을 짚었다. 대표적으로 앤디 워홀이 예술가 겸 사업가이다. 그는 심지어 “돈을 버는 것은 예술이고, 일하는 것도 예술이며, 좋은 사업을 최고의 예술이다.”(p.31)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렇다면 예술가와 사업가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저자는 “무언가에 먼저 다가가는 일, 그리고 가치 없는 것을 가치 있는 것으로 바꾸는 일이 예술가의 일”(p.38)이라고 표현함으로써 예술가는 사업가와 모순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반면 이 둘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이는 “금전적인 가치를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능력”(p.50)에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돈으로 환산하는 가치만 있다면 예술가보다는 사업가에 가깝다. 하지만 예술가는 세상을 바꾼다. 앤디 워홀의 팝아트가 그러했고 자신의 예술로 사회에서 소외되었던 지역을 되살린 시애스터 게이츠 역시 큰 돌파구를 몰고 왔다.


이로써 예술의 가치가 돈으로만 설명될 수 있다는 설명은 모두 옳지 않다. ‘돈’에서 더 나아가, 많은 이들의 생각과 삶, 그리고 사회를 바꾸어놓은 예술의 사회적 힘을 간과한 설명이기 때문이다. 모순적으로 다시 예술이 사회적 효용이 있는 ‘돈’의 액수로 환산된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사회적 가치의 결과는 '돈'보다 더 클 것이라고 감히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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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는 다양한 예술가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든다. 2부에서는 우리가 예술가가 되어야 하는 이유, 필요에 관해 설명한다. 저자가 의도한 대로 결국 이 책은 우리 모두를 위한 책이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어떻게 창조성을 발휘하고 그들의 삶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예술가를 사람으로 먼저 보고, 어렵지 않은 어휘로 풀어나감으로써 새로운 것에 도전하게 만든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창조성이 잠재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책은 당신에게 더 멋진 삶을 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확신 있게 지지하고 있다. 지금 책에서 소개되는 예술가들조차 초기에는 거창하지 않았으니, 지레 겁먹지 말라고 말이다. 당신의 일상에도 예술이 깃들길 바라며 일독을 권한다.

 

 

“가장 용기 있는 행동은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 코코 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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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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