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디지털에 피어난 감성 [음악]

글 입력 2021.06.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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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감성적이다.

 

모든 사람에게 자기만의 고유한 감성이 있다. 길을 지나다가도 하늘을 보며 예쁘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꽃에 내려앉은 나비를 보고 봄이 왔다는 것을 느끼는 것 또한 감성이다. 즉, 우리는 순간마다 감성의 바닷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린 왠지 감성을 숨기게 되었다.


나의 어린 시절, 언제나 나의 머리는 자질구레한 생각들로 가득했다. 생각과 기분은 곧 육체적으로 나타났다. 방 안에 혼자 있고, 플레이리스트에는 어둡고 슬픈 발라드로 가득했다. 처음 겪는 사춘기에 머릿속에서 회오리치는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나는 글 쓰는 행위를 선택했다.

 

 

아트 인사이트d.jpg

 

 

감성을 글로 표현함을 넘어서 누군가에게 나의 감성을 전하면 그 누군가는 감성에 거부감을 표했다. “너, 사춘기냐?”, “독특하다 너.” , “뭘 또 그렇게까지 생각해.” 등 이런 대답이 돌아올 뿐이었다. 그 때문에 느끼는 감성과 생각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엄밀히 말하면 알리지 못했다.

 

 

- 플랫폼과 감성이 만나면.

 

유튜브는 2005년에 창립되어 대부분의 사람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유튜버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기면서 다양한 분야의 유튜버들이 등장했다. 그중에서 내가 주목한 것은 음악 채널이다. 현재도 많은 음악 유튜버들이 활동하면서 음악 유튜버가 하나의 분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실제로 오픈서베이 콘텐츠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올해 주 이용률이 가장 높은 음악 콘텐츠 서비스는 유튜브(25.1%)로 음악 전문 플랫폼인 멜론(23.7%)을 1위를 차지했다.

 

유튜브를 통해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음악 유튜버의 역할은 음악을 소개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다.

 

 

아트인사이트 떼껄룩.png

 

 

유명 음악 채널인 ‘떼껄룩’의 영상이다. 제목은 ‘당신을 기다리며 앓은 시간의 이름을 난 청춘이라고 지었어’ 제목이 마치 한 줄의 시 같다. 이 영상의 조회수는(6월 17일 기준) 1,842,855회이다. 이 많은 사람은 영상을 클릭하기 전까지 어떤 노래가 담겨있을지 전혀 모른다. 수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던 가장 큰 이유는 제목 한 줄에 있다. 타인으로부터 오글거린다고 치부 받았던 감성이 수면 위로 떠 오르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선곡된 음악이 감성을 더욱 무르익게 한다.

 

 

- 소통

 

감성은 일방적이 아닌 쌍방적이었다. 한 사람의 글의 영향으로 영상의 댓글에는 또 다른 사람들의 감성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누군가는 청춘을 자신에게 희생한 부모님을, 사랑을 가르쳐준 잊지 못할 첫사랑과 나눈 추억과 감정을 나열했다. 다시 말해 각자의 삶 속 청춘이었던 그 시간에 대해서, 또는 그에 대해서 오밀조밀 쓰여져 있었다.


자극이 넘쳐나던 유튜브에서 감성이 담긴 호수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공간에 함께 있지만 누군지 모른다는 익명성이 올바르게 빛을 보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드러내기 힘들어 가슴 속에 혹은 일기장 속에 숨겨둔 자신을 익명성을 통해서 내뱉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대나무숲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감성을 나누면서 유튜버와 구독자 그리고 구독자와 구독자들은 유대관계가 형성되었다. 자신의 글 한 줄에 하트가 눌리고, 대댓글로 응원의 말이 오간다. 오고 감에 타인의 눈치 볼 것 없이 온전히 나의 감성으로 소통하게 된다. 즉, 개인의 감성이 수용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내가 수용이 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소속감을 원하고, 어쩌면 현재 우리는 감성을 나누는 음악 채널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있다. 이 소속감은 우리의 숨겨진 감성을 끌어내기에 탁월한 힘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의 소속감과 감성으로 채널은 비밀의 화원이 될 것이다.

 

 

- 마무리

 

딱딱할 것 같던 디지털에 피어난 감성이다. 우리의 감성은 익명성과 만나 더욱 넓어졌으며, 음악과 만나 깊어졌다. 우리의 감성이 ‘오글거림’으로 치부되지 않고, 한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 고유한 감성을 가지고 있으니.

 

 

[황혜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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