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삶의 가치를 실현하는 낭만희곡, 시라노 드 베르쥬락 [공연]

글 입력 2021.06.0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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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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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면서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얼마나 많은 시간동안 직·간접적으로 콘서트와 연극, 뮤지컬 등의 공연을 통한 '무대'를 경험할 수 있을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무대'는 노래와 춤, 연극 등을 위해서 관객이 있는 객석의 정면에 위치한다. 이외에도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공간, 주로 활동하는 공간을 비유적으로 일컫는다. 또한, 극이 진행되는 곳을 의미하는데 연극에서는 대본인 희곡과 함께 배우, 관객이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보편적으로 우리가 경험하는 무대란, 관객의 관점에서 무대를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나, 때때로 무대라는 물리적 공간의 경계가 흐려지는 배우, 관객의 역할을 동시에 맡는다.

 

 

Q. 직접 참여하거나 경험한 무대는?

 

A. 피아노 연주, 학예회, 수업 시간에 이루어진 역할극

 

 

이러한 경험의 총체가 바로 책과 같은 이야기 속 인물이 되어보는 것이다. 이른바 역할극을 통해서 잠시동안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

 

이 특별한 경험은 한 인물의 내면과 외면을 모두 볼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과정이다. 바로 이 과정에서 개인의 생각과 다양한 해석이 더해져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더불어서 최근에는 나를 비롯해서 꽤 많은 사람이 이러한 과정을 즐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품에 대한 나의 감상평, 또는 간단한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는 공간이 더 확대되면서 이를 더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그 과정의 즐거움을 직접 느낄 차례이다. 연극 '시라노 드 베르쥬락'을 통해서 어쩌면 좀 더 생동감이 넘치는, 내가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공연과 무대에 좀 더 가까워지고 싶다.

 

 

<시라노 드 베르쥬락>

 

시라노 드 베르쥬락은 원작이 5막으로 구성된 운문희곡이다. 1897년 파리의 포르트 생마르탱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17세기 시라노 드 베르쥬락의 일생을 모티브로 하였으나, 완전히 부합되지는 않는다.

 

사랑 이야기를 기반으로 극의 곳곳에 유쾌한 요소를 더해 현재까지도 전 세계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의 주인공 달타냥의 모델이었으며 국내에서는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 원작의 제목과 내용을 모티브로 활용하였다.

 

 

<시놉시스>

 

낭만이 넘치던 17세기 말 프랑스 파리. 당대 최고의 검객이자 시인인 시라노는 불의와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 성격으로 어딜 가나 좌충우돌, 불협화음을 만든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짝사랑해온 그의 이상형 록산 앞에서는 자신의 외모가 너무 추하다고 생각하며 친구 이상으로 다가서지 못한다.

 

 

 

배우의 개성과 연기를 보며 느껴지는 몰입감, 그리고 그들의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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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극이 진행되면서 여러 역할을 소화하는 배우들의 연기였다. 연극을 방송으로 비유하자면 ‘생방송’, 촬영에 비유하자면 ‘원테이크’로 진행되는 공연이다. 더욱이 실시간으로 관객들의 반응이 보이기 때문에 그 긴장감은 팽팽하게 이어진다.

 

이러한 연극의 특성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끄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극이 진행될수록 이 긴장감은 관객들이 배우들의 연기에 몰입하는 원동력이 된다. 또한, 무대 위에서 배우들의 호흡이 더욱 빛을 발한다.

 

이렇게 극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입체적으로 느껴지는 것 역시 연극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점차 각각의 인물에 몰입하는 모습에서 나도 모르게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극이 진행될수록 눈앞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연기에 빠져들었다.

 

 

 

생동감이 느껴지는 무대와 오감을 자극하는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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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의 연출, 여러 소품과 장치는 연극의 재미를 더해준다. '시라노 드 베르쥬락'을 보면서도 이러한 장치의 효과를 느낄 수 있었다.

 

그 장면은 바로 크리스티앙이 시라노의 말을 빌려서 록산에게 고백하는 장면이다. 사실 이 장면은 원작의 앞부분에서 시라노가 친구 르 브레와의 대화에서 록산에게 고백하는 것을 망설이는 이유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와 연결된다.

 

시라노는 정원 벽에 비친 자신의 옆모습을 그림자로 보는 것조차 괴로워했다. 그래서 크리스티앙의 외모를 빌려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게 된다. 이는 시라노가 크리스티앙의 뒤에서 그림자를 자처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림자에 비친 시라노의 옆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여 관객에게 극의 중요한 요소를 다시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리뷰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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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와 메시지 - '시라노'의 신념과 가치관

 

: 대다수 사람에게 ‘시라노’는 괴짜 또는 일반 사람과는 다르다고 평가받는다. 그 이유는 17세기 프랑스의 시대적 배경이 살펴보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극의 내용은 귀족과 같은 부르주아, 돈이 곧 권력이 되는 17세기 프랑스 사회를 대변해주고 있다. 이렇게 단순히 17세기 프랑스와 현재의 물리적 시간만을 비교해보면 우리의 신념과 가치관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변화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것도 아주 180도로 변화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받아들여지는 그 시대의 일반적인 사람들의 사고와 보편적인 관념은 조금은 다른 방향성을 보여준다.

 

‘시라노 드 베르쥬락’은 우리가 생각하는 보편적인 가치인 사랑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너무 무겁지 않게 또 그렇다고 너무 우스꽝스럽지도 않은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과 각각의 인물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는 과정을 함께하는 기분이 들었다.

 

시라노의 삶에서 자신의 신념과 록산에 대한 사랑이 '불행이 아닌 행복'인 것처럼.

 

 

작품을 즐기는 방법 -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

 

: 무대를 연출하는 사람에 따라, 연기하는 배우에 따라, 작품을 즐기는 관객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특히, 원작의 내용을 각색하거나 개인의 취향, 좋아하는 분야를 추가하여 또 다른 작품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즐기는 방식은 때때로 조금씩 다르지만, 크게는 첫 번째 방법 :) 원작을 보고 작품을 본다. 두 번째 방법:) 작품을 보고 원작을 본다.

 

이번에는 이 두 가지 방법을 절충해서 원작의 초반과 중반까지 보고 마지막 결말은 모르는 채로 극장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더 가까운 무대와 함께 관객과 배우 모두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가 이뤄졌다. 특히, 시각적인 매체가 아닌 책과 같은 글자를 통해 그 장면을 먼저 떠올려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정말 추천하고 싶은 공연이다.

 

집에 와서 보니 연극의 마지막 대사와 원작의 마지막 대사가 거의 같았지만, 연극의 분위기에 맞춰 좀 더 유쾌한 대사로 맞춰졌다. 뻔-하지만은 않은 연극에서 이 작은 재미를 찾는 과정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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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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