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상에 美치다 [문화 전반]

영상쟁이는 이렇게 살고 있다
글 입력 2021.05.26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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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에너지의 치우침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한정된 에너지는 골고루 분산되어 있을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의 에너지는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을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치우쳐져 있지는 않지만,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 기울어짐이 향한 곳은 바로 '영상'이다.

 

 


영상의 미력(美力)



예술이 가지는 힘은 대단하다. 그 안에서도 예술의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영상에는 아름다운 힘이 있다. 짧고 굵은 감동을 줄 수도, 길고 잔잔한 여운을 남길 수도 있는 것이 영상의 힘이다. 물론 전자인지, 후자인지, 혹은 그 무엇도 아닌 제3의 감정을 전달할지 결정하는 건 창작자이다.


하지만 창작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해석하는 것은 시청자에게 달려있다. 그렇기에 영상은 양방향 의사소통의 도구가 된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창작자의 의도와 달라도 정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영상은 아름답다. 모두의 다름을 극복하고 소통의 창구를 열어주는 매체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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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영상은 굉장히 다양하다. 어떠한 날은 빠르고 복잡한 영상이 좋고, 또 어떤 날은 반복적인 움직임만이 1시간을 채우는 영상을 좋아한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이 세상에는 그러한 영상이 차고 넘친다. 하지만 그 차고 넘치는 것을 넘어 내 생각을 표현하고 싶어 영상에 뛰어들게 되었다.


내 생각을 영상으로 표현하는 건 쉽지 않다. 가끔은 잘 안 될 때도 있고, 잘 안 될 때에는 영상을 놓아버릴 때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영상이 싫어진 적은 없다. 내가 생각하는 내용을 말이 아닌 다른 언어로 표현하는 건 아름다운 일이다. 그 아름다움이 싫어질 리가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영상이다


 

운이 좋게도 영상과 관련된 일을 잠시 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내가 사랑하는 부류의 영상이었다. 일하기 전에는 두근거렸고, 일하는 지금은 힘들지만 즐겁다. 굉장히 운이 좋은 케이스이다. '힘들지만 즐겁다'라니, 누가 들으면 복에 겨웠다고 할 말이다.


친구와 지금 하는 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때가 있다. 모든 친구가 내가 신기하다고 말한다. '너한테 딱 맞는 일을 찾았네'. 이러한 반응이 절반, '재밌어서 다행이다.' 이러한 반응이 절반이다. 무엇이 되었든 축하의 뜻을 담은 말들이었다.


가끔은 나도 놀라울 때가 있다. 하나의 일을 진득하게 하지 못하는 내가, 쉽게 무언가에 질리는 내가 '영상'이라는 분야를 이렇게 오랜 기간 파고들 줄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물론 길어야 2년이겠지만, 2년도 지금까지의 나를 돌아보면 꽤 긴 시간이다.


많은 사람이 '취미가 일이 되는 순간, 취미의 행복을 잃게 된다'고 말한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 나 또한 그렇게 될까 봐 걱정이 많기도 했다. 한 번은 친구들이 '유튜브 영상 편집자 일을 많지 않나? 한 번 찾아봐. 많을걸'이라고 이야기했을 때, 딱 잘라 이야기했다. '지금 이 분야의 영상이 아니면 안 돼. 아무거나 만들다가 영상이 싫어지면 어떡해'.


얘기하고 나도 놀랐다. 영상이 싫어질까 봐 무서워하는 '나'라니. 영상을 정말 좋아하긴 하는구나, 생각했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부터 내가 다짐했던 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다. 물론 많은 사람의 꿈이고 염원이겠지만, 항상 속으로 되뇌고 또 되뇄다. 나의 다짐을 잊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걸 찾으려고 매사에 열심히 뛰어들었다. 팀플도 열심히, 과제도 열심히, 수업 듣는 것도 열심히. 그리고 나와 잘 맞는 분야를 찾아내려 애썼다. 학기마다 듣고 싶은 교양은 꼭 하나씩 넣었다. 혹시 이 교양을 듣다 나의 분야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었다.


물론 돌고 돌아 답은 영상이다. 일하면서 더욱더 뼈저리게 느꼈다. 그토록 바라던, 힘들지만 즐거운 '나의 일'. 영상이, 그리고 지금 뛰어들고 있는 '이' 분야가 틀림없다.


 

 

행복하게 살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참 거창한 소제목이다. 하지만 주제넘게도 이런 이야기는 꼭,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었다. 나중에 유명한 사람이 되어 TED 와 같은 강연을 나간다면 이런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물론 아직 꿈이지만.


초등학교 - 중학교 - 고등학교 - 대학교 - 직장. 하나의 일정하고도 무난한 루트라고 볼 수 있다.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이렇게 정해진 루트를 살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행복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행복을 느끼기도 전에 과제와 시험이 머리를 때리기 때문이다. 결국, 나의 '재미'와 '행복'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리고 만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나만의 '열정'과 '재미'를 찾고 싶다면, 난 무엇이든 열심히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팀플을 하면서 내가 못하는 걸 알았고, 해보려고 발버둥 쳐도 안 되는 게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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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과제와 나의 것을 비교하면서 많이 배웠고, 좌절도 했지만, 그 자리에 주저앉지는 않았다. 안 되는 걸 찾을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분야를 찾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그 분야의 탑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그 분야 안에서 나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 노력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안 되면 우울하고, 내가 못하는 게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그건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중요한 건, 아직 다른 영역은 도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부도 제대로 해봐야 할 수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고, 영상도 제대로 배워봐야 할만한지 아니면 차라리 공부할지 결정할 수 있다. 이건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다.


이러한 노력은 나의 숨겨진 재능을 알려주진 않지만, 내가 무엇을 할 때 '덜' 힘들고 '더' 행복한지 알려준다. 노력은 모든 것의 시작이다. 노력 없이는 아무것도 알 수 없고, 할 수 없다. 노력해서 안 되는 게 있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될 것도 안 된다.


그래서 나는 영상을 위해 노력했고, 에너지를 기울였다. 그 결과, 이렇게 영상에 제대로 미(美)치게 된 것이다. 후회는 없다.


힘들 때도 '덜' 힘들고, 행복할 때도 '더' 행복하니까.

 

 

[안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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