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코로나 시대, 세계의 축제는? [문화 전반]

혼란한 팬데믹 시기에 글로벌 축제들은 어떻게 진행될까?
글 입력 2021.05.20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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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지 1년이 넘어간 지금, 우리의 당연했던 일상에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그중에서도 대면하여 향유해야 하는 예술 분야의 작업은 큰 타격을 받았고, 많은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여 함께 즐기는 예술 축제는 대부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 시스템이 1년 전보다 체계적이게 된 지금,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의 축제들이 점점 문을 개방하고 있으며 오프라인과 온라인 등 각 나라의 상황에 따라 여러 프로그램이 병행되고 있다.

 

활성화되고 있는 세계의 축제 중, 눈여겨볼 만한 몇 가지 축제와 그 안의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1. 컴퍼스 페스티벌 (Compass Festival)

 

2년마다 영국 요크셔에 위치한 리즈에서 열리는 '컴퍼스 페스티벌'은 ‘인터랙티브 라이브 아트 페스티벌’을 표방하는 축제이며, 여러 설치예술가와 화가들이 참가하고 있다.

 

컴퍼스 페스티벌에 참가한 예술가들은 리즈 내의 슈퍼마켓이나 박물관, 길거리 등의 공공장소에 작품을 설치하여 관객들의 일상과 직접적으로 소통한다.

 

올 3월부터 연말까지 진행되는 컴퍼스 페스티벌은 지역 축제로서 시민들의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다. 여러 예술가의 작품 가운데 눈에 띄는 프로젝트 하나를 소개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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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in, One out: Leeds' Smallest Gay Bar'(원 인 원 아웃: 리즈에서 가장 작은 게이바)는 아티스트 루시 헤이호(Lucy Hayhoe)가 창작한 설치 예술 작품이다.

 

헤이호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점차 줄어들고 있는 퀴어 공간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해, 많은 사람들이 대면하지 않고 퀴어 공간을 부흥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골몰하며 작품을 만들어냈다.


헤이호는 설치 예술가로서 화장실이나 바 같은 일상 공간에 국경을 만들고 경비를 배치하는 ‘Mobile Border Unit’과 지역 사회와 함께 책을 저술하고 이를 전시하는 도서관을 만드는 ‘The Library Project’ 등 색다른 프로젝트로 눈길을 끌고 있는 신예 예술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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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거리는 글리터 커튼, 싸구려 미러볼 등 클래식한 게이바에서 볼 수 있는 인테리어로 부스를 꾸민 헤이호는, 한 사람만을 위한 ‘1인용 게이바’를 만들어냈다. 관객들은 경비의 안내를 받아 겉옷을 벗고 술을 마시며 자유롭게 춤을 춘다.


헤이호는 어떻게 공간이 정체성을 구성하는지, 공간이 정체성을 구성한다면 퀴어 공간은 왜 일시적인 형태로만 존재했다 사라지는지 의문을 가지고 참여자에게 퀴어 공간의 ‘퀴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코로나로 인해 공간의 다양성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현재, 가시화되지 않는 퀴어 공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참신한 전시이다.

 

 

 

2. 시드니 마디 그라 (Sydney’s Mardi Gr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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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서 열리는 호주 최대의 퀴어 페스티벌인 시드니 마디 그라가 올 2월부터 3월까지 진행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다른 국가에 비해 현저히 적은 호주는 확진자의 수가 매우 적거나 거의 나오지 않는 국가 중 하나이다.

 

이러한 상황에 힘입어, 시드니 마디 그라는 취소의 위기를 넘기고 개최되었다. 비록 옥스퍼드 거리에서 크리켓 경기장인 SCG로 장소를 옮기긴 했지만, 퍼레이드와 쇼 같은 원래의 프로그램은 그대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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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당사자 중 한 사람을 뽑아 그 인생과 성취를 기리는 수상식, 드랙킹과 드랙퀸들의 쇼, 퍼레이드, 아티스트들의 연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꾸려졌다.

 

시드니 내를 넘어 세계적인 퀴어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거점으로 기능하는 시드니 마디 그라는 세계적인 퀴어 페스티벌로서 퀴어 당사자를 가시화하고 그들 삶의 이야기를 통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에 맞서는 축제의 장을 마련한다.

 

 

 

3. 맨체스터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MIF, Manchester International Festival)


 

컴퍼스 페스티벌과 같이 격년으로 열리는 MIF는 공연 예술과 시각 예술, 퍼포먼스 등의 작업을 맨체스터 내의 공공장소에서 선보이는 예술 축제이다.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MIF는 올해 오프라인과 온라인 축제를 병행할 계획으로, 올 7월 개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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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Chance Theatre Company’의 예술 감독인 아미르 니자르 주아비(Amir Nizar Zuabi)는 거대한 소녀 인형을 만들어 국경을 횡단하는 'The Walk Project'를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9살 시리아 난민 소녀 인형과 함께 터키에서 런던까지 12주 동안 행진 및 국경을 횡단하며 난민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가진 잠재력을 드러내는 예술 프로젝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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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50개의 단체와 예술가가 3.5m 크기의 소녀 인형을 만드는 데 참여했고,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벨기에, 영국 등의 나라가 장소를 내주었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다양한 가수와 무용가들과 공연을 하고, 프랑스의 난민 캠프를 거쳐 런던의 MIF에서 10살 생일 파티를 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는 'The Walk Project'는 난민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와 혐오를 없애고, 난민 아동에 대한 지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예술적 기반에도 불구하고, 각국은 각자의 상황과 사정에 맞춰 다양한 축제를 기획하여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축제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기를 부탁하며, 코로나 이후에 다시 활성화될 축제 현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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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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