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노력의 기쁨과 슬픔

글 입력 2021.05.2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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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연히, 노오력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무척 속상한 기분이 들었다. 매 시작에 앞서 노력하겠습니다! 라고 다짐하며 매 순간 노력해야지!를 되뇌어왔던 나의 암시가 무의미한 투쟁이었다고 비웃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노오-력, 나의 노력을 향해 더 이상 힘쓰지 말라는 듯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노력할 수밖에 없었기에, 마음껏 노력의 가치를 폄하할 수도 없었다. 참 이러지도, 또 저러지도 못하는 마음이었다.


프랑스를 주 무대로 철학자인 저자가 친구와 담소를 나누던 과정에서 우연히 시작하게 되었다는 책 <노력의 기쁨과 슬픔>은 '우연히'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너무나도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참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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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흘려듣는 말이라도 언젠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지 모른다. 1만 시간의 법칙은 쉽게 말해서 어떤 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1만 시간을 투자하라는 것이다.

 

1만 시간을 투자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니! 모든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어찌 보면 꽤 괜찮은 투자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저자는 묻는다. 정말? 정말 모두가 1만 시간을 투자하면 자신과 전혀 상관이 없는, 재능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분야라도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

 

여기서 안타까운 사례가 제시된다. 프로 골퍼를 꿈꾸었던 댄이라는 사람의 일화이다. 그는 이 1만 시간의 법칙에 너무나도 큰 감명을 받은 나머지, 1만 시간을 투자하여 프로 골퍼가 되겠다는 꿈을 꾸었다. 실제 1만 시간의 법칙의 시작을 이끌었던 학자와도 긴밀하게 소통하며 시간표를 꾸몄고 이를 실천하는 과정을 블로그를 통해 기록하였다.

 

댄은 결국 1만 시간의 수련 끝에 프로 골퍼가 될 수 있었을까?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였다. 저자는 말한다. 1만 시간의 법칙은 제대로 된 것을 원했을 때, 그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해 보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섭리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는 시키지 않아도 몰두하지 않는가? 해야만 하는 일과 내가 좋아서, 잘하고 싶어서 하는 일 사이에는 분명 간극이 존재한다. 그리고 내가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어쩌면 내가 잘하는 무언가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잘하니까, 좋을 수 있는 것이다. 하면 할수록 재미가 있고 흥미가 붙어야 더 잘하고 싶은 욕심, 그 분야의 최고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꿀 수 있는 것이다.

 
*

저자는 책에서 학창 시절, 자신이 수학 상급반에서 인문계 진학반으로 넘어가게 되며 느꼈던 심경의 변화를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이 고백에 깊은 공감을 하였는데, 골자는 다음과 같다.

 

수학은 나의 야성이 아니었으며 인문계 진학반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나에게 맞는 옷을 입을 수 있었다. 나도 이와 같은 상황을 경험했던 적이 있었다. 개발자가 되겠다며, 열심히 파이썬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했으나, 어쩐지 책을 펼치기만 해도 집중력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몇 번을 반복해도 머릿속에 남는 것은 없고 솔직히 그리 재미있지도 않았다. 재미있었다면, 이미 무언가 결과물을 만들고도 남았을 테니까. 하지만 아직까지 작은 웹사이트 하나도 만들지 못한 것을 보면 나는 코딩에 그리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모든 원한다고 되지 않는다는 것을, 뼈져리게 깨달은 순간이었다. 아무리 초봉이 몇 천만 원이 된다 할지라도 나는 개발자로 살아갈 수 없겠구나,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의 생동감 있는 이야기를 듣고 대화하는 것,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나누는 것, 한 마디로 보고 듣고 말하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코딩은 너무나도 지루한 과정이었던 것이다.

 

이런 내가 1만 시간을 코딩에 투자한다면,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 1만 시간 정도라면 어느 정도의 개발은 해낼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하지만 다수의 존경을 받는 훌륭한 개발자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훌륭한 개발자의 반열에 오르려면 1만 시간을 넘는 공부와 연습이 필요할진대, 내가 그것을 해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
 

책 <노력의 기쁨과 슬픔>을 읽으며, 나는 내가 평소 무심코 했던 생각들을 지지 받는 기분이 들었다. 변명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 치부했던 생각들을 함께 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반가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위로가 되어주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책 <노력의 기쁨과 슬픔>은 노력 아니, 노오력에 지친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노력이 필요한 순간에 노력을 하는 것의 중요성을 직설적으로 꿰뚫고 있어 읽고 나면, 오히려 더욱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결코 맹목적이지 않은, 적절한 노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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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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