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음악으로 기억하는 시간들 [음악]

잔잔함을 느끼고 싶을 때
글 입력 2021.04.29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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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음악으로 사람을 기억해"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가 말한 적이 있다. 누군가를 만나러 갈 때 들었던 음악이 하나의 기억처럼 남아서 나중에 그 음악을 또 듣게 될 때면 그 때 그 사람이 생각난다는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음악에 별 흥미가 없었던 나는 대수롭게 넘겼었는데 이제는 그 말을 자꾸 곱씹어 보게 된다.

 

무선 이어폰이 유행처럼 번지고 나서부터 왠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음악을 더 많이 듣는 것 같다. 나도 그랬다. 나는 산책을 좋아하는데 유선 이어폰은 뛸 때 굉장히 거슬려서 나는 그냥 조용히 산책이나 조깅을 하곤 했었다.

 

그런데 무선 이어폰을 쓰면서부터는 노래를 들으며 걷기 시작했다. 그렇다 보니 갈수록 더 좋은 음악을 찾게 되었고, 그 날의 기분이나 분위기에 따라 듣고 싶은 노래들은 계속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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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어느 순간이 되고 보니 나도 음악으로 어떤 순간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한강을 걸을 때 듣던 노래 중 기억에 남은 노래는 집에 와서 들어도 한강을 떠올리게 하였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에 들었던 노래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어도 가슴 설레었다. 감정적으로 힘들었을 때 들은 노래는 나중에 들어도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였고, 어김없이 힘든 시기가 다시 찾아오면 자연스레 그 노래를 찾아 듣게 되었다.

 

음악이 가진 힘은 상당히 큰 것 같다. 파티에서나 잔잔한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도 음악은 항상 필수처럼 흘러나온다. 같은 상황이라도 어떤 음악을 트느냐에 따라 굉장히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래서인지 감정 조절을 하는 때에도 음악이 큰 도움이 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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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 날씨가 서늘하고 우중충한 날에는 나도 모르게 기분이 가라앉게 되는데 이 잔잔한 늘어짐을 온전히 그대로 느끼고 싶을 때 나는 "Dancing With Your Ghost"라는 노래를 떠올린다.

 

이 노래는 Sasha Sloan이라는 러시아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의 노래로 2019년에 발매된 곡이다. 가사 자체는 세상을 떠난 연인에 대한 슬픔과 그리움이 담겨 있는데 전체적인 분위기는 잔잔하고 몽환적인 느낌이 난다.

 

색으로 치면 옅은 보랏빛이 떠오르는 노래이다. 들을수록 차분해지면서도 빠져들게 된다. 살짝 비가 오는 밤, 머리맡엔 스탠드가 켜져 있는 포근한 침실에 홀로 누워 생각하는 시간. 그런 분위기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곡이다.

 

시공간의 제약이 많은 최근, 그 시간 그 때로 잠시나마 데려가주는 나만의 곡을 찾아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하게 되는 날이 많다. 끊임없는 시끄러움 속에서 벗어나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에는 홀로 음악을 들으며 차분함을 가져보는 데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하는 요즘이다.

 

 

[이시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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