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일상을 돌아보는 시간의 소중함 - 존재와 사유

동심원처럼 퍼져나가는 일상 속 사유
글 입력 2021.04.13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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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붐비는 공항, 차가운 공기를 머금은 새벽 숲의 풍경, 뿌연 먼지를 걷어주는 소나기, 좋은 음악과 맛있는 음식, 길거리에서 마주친 길고양이.

 

늘어놓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단어들. 이 나열을 보고 입꼬리를 올린 사람이라면, 일상 속의 행복을 누릴 줄 아는 당신이라면, 자신의 일상만큼 남의 일상도 기꺼이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삶은 존재의 여행이고, 사유와 공감은 항상 그 여행을 풍요롭게 하며, 그것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나와 타인과 대상과 소통하는 일상은 나를 지키고 타인을 보호한다. 이보균 작가의 『존재와 사유』는 저자의 일상적 경험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내며, 그 안에서 하루하루 의미를 찾아내는 존재의 가치를, 나를 찾아가는 시간의 가치를 경외한다.


저자 이보균은 인문 에세이스트로, 길에서, 숲에서, 여행 중에, 책을 보다가 스치는 생각을 모아 글을 쓴다. 그림을 그리듯 일상의 소중함과 삶의 의미를 담아낸다. 사유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간과 다양한 공간의 경계를 넘어 확장되고 깊어진다. (p.9)

 

작가는 자신을 이해할수록 세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사유를 통해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며 성장할 수 있다고 되새기며 사유의 가치를 확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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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를 통한 행복은 어떤 조건이나 상태가 아니라 사람이나 대상과 교감하고 나누며 경험하는 것이기에 (p.16), 일상의 사람들과, 또는 나 자신과 나누는 이야기, 그 안에서 나를 스쳐가는 여러 가지 감각들, 그것들을 통해 느끼는 행복감은 나를 평생 동안 키우고 성장시킨다.


사유를 통한 행복과 고민을 글로 적어낸 저자는, 우리가 쉬이 지나칠 수 있는 풍경들을 붙잡아 유려한 그림을 그려낸다. 그 경험의 조각조각은 우리가 조금만 신경 쓰면 닿을 수 있도록 널려 있는 일상의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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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연극과 영화를 보고, 또 산책을 하다가, 친구의 이야기를 듣다가, 잠에서 막 깨어났을 때, 불쑥 떠오르는 단어와 문장들을 메모하기로 결심한 후 오랜 시간이 흘렀다.

 

연락이 끊긴지 오래인 친구가 꿈에 나왔던 날, 잠에서 깨 그 친구의 얼굴만 떠오르고 꿈속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두 휘발되어 당황스러웠을 때, “네가 나오는 꿈은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많아.”라는 문장을 적었다.

 

한 학기 동안 화면을 통해서만 수업했던 강사 선생님이 우리와의 만남을 고대하며 적은 문장을 봤을 때, “만날 수 없으면 사랑할 수 없으리라고 잘못 생각했다.”라는 그 문장을 보았을 때 조금은 긴 글을 적어내려 갔다.

 

“나도 당신이 어떤 손짓을 섞어가며 말을 하는지, 수업 시간 전 그 어색한 시간을 어떻게 채워 가는지, 시시콜콜한 말을 건네는지, 아니면 그저 우리의 웅성거림을 바라보고 있는지, 그런 사소한 것들이 궁금했다.”라고.


이렇게 일상 속 파편을 기록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일상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라면, 아니라도 타인이 일상 속에서 어떤 것을 사유하고 느끼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존재와 사유』는 삶의 감각을 깨워주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

 

작가는 일상 속 배려, 시선, 연결, 인식, 시간, 이렇게 5가지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58편의 이야기를 수록했다.

 

계절이 바뀌는 것을 눈과 몸으로 확인하는 것의 행복을 느끼고, 글을 통해 일상이 예술이 되는 과정을 즐기며, 할아버지와 우산을 나눠쓴 아이의 모습을 보며 뭉클함을 느끼는, 그런 일상의 사유가 궁금하다면, 이보균 작가의 『존재와 사유』를 펼쳐 읽어내려가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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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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