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어른이 된다는 것, 내 마음 속의 장미를 들여다 본다는 것 [사람]

"팔레트, 일기, 잠들었던 시간들 I like it-"
글 입력 2021.04.0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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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왜 그럴까 조금

촌스러운 걸 좋아해

그림보다 빼곡히 채운

Palette 일기 잠들었던 시간들

 

-아이유(IU), 팔레트(Feat. G-DRAGON)

 

 

필자는 아이유(IU)의 수많은 노래들 중 팔레트(Feat. G-DRAGON)를 가장 좋아하고, 이 노래를 동경한다.

 

필자는 ‘내가 나 자신을 잘 아는 것’에 대한 꽤 깊고 오래된 갈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필자가 좋아하는 것을 하나라도 알게 되는 것은, 필자에게 그 어떤 행복보다 더욱 크며 필자에게 꽤 소중한 것과도 바꿀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팔레트라는 곡에는, 멜로디를 입힌 자신의 말을 하는 화자인 아이유가 좋아하는 것이 담겨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가사로 쓰고, 그것을 노래한다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는 것과 같을 테다. 자신을 끊임 없이 돌아보는 과정을 거쳐 낸 사람만이 단 하나의 부끄러움도 없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에 대한 노래를 해낼 수 있다.

 

그렇기에 필자는 거짓 없이, 그리고 꾸밈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오직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팔레트라는 노래를 동경한다. 동경하는 마음은 아이가 어른을 보고 닮고 싶어하고, 부러워하는 마음과 가장 닮아 있다. 그래서 문득 필자는, 팔레트라는 노래를 동경하는 필자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며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였다.

 

열 다섯 살의 필자는 Taylor Swift의 ‘22’를 들으며, ‘스물 두 살의 어른이 된 나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하였다.

 

 

I don’t know about you, but I’m feeling 22

난 너를 몰라, 하지만 난 스물 두 살인걸

Everything will be alright if you keep me next to you

네가 나랑 함께 있다면 모든 건 다 괜찮을 거야

You don’t know about me, but I’ll bet you want to

너도 날 모르지만, 장담해, 너도 분명히 나랑 같이 있고 싶을 거야

Everything will be alright if we just keep dancing like we’re 22

스물 두 살인 것처럼 그저 계속 춤을 춘다면, 모든 것은 다 괜찮아질 거야

 

-Taylor Swift, 22

 

 

자, 이제 2021년의 필자는 스물 두 살이다. 지금의 필자는 열 다섯 살의 필자가 궁금해 하던 바로 그 나이가 되었다. 그리고, 확실히 어른이 되었다. 중학생 때의 필자가 ‘어른들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였던 여러 일들을 당연한 일처럼, 원래 늘 해왔던 일처럼 해오고 있다. 카페 아르바이트, 과외, 글 쓰는 일, 어른들만 갈 것 같은 멋져 보이는 식당(!)에 친구와 단 둘이 가는 것 등.

 

중학생 때의 필자는 저런 일들이 일상인 사람이 곧 어른이라고 생각하였더랬다. 하지만 필자가 필자 자신이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지점은 사실 그 생각에서 조금 비켜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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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마음에는 여러 장미가 피어 있다. 그 장미는 필자가 여태까지 살면서 가꾸어 온 것들이고, 그 장미가 피어나서 자라고 있는 곳은 장미정원, 즉 필자의 마음이며 그 장미들은 우주에서 오직 단 하나인, 필자의 경험으로 인하여 자라날 수 있다.

 

필자는 살면서 여러 경험들을 겪으며 그 장미들을 필자도 모르는 새 가꿔 왔을 테다. 하지만 정확히 필자의 장미정원에서 어떠한 장미가 자라나고 있는지, 필자가 어떤 장미를 가꿔온 것인지는 잘 몰랐다.

 

하지만 스무 살이 되고 나서의 필자는, 필자의 장미정원을 가꾸는 일뿐만 아니라 장미 정원을 열심히 ‘들여다보기’ 시작하였다. 도대체 어떤 장미가 어떻게 자라나 있는지, 내가 그 동안 어떤 장미를 어떻게 가꾸어 온 것인지.

 

주인공들 간의 대화가 도드라지는 로맨스 영화를 좋아한다. 

음악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그 날 그 날의 기분에 따라 장르를 골라서 듣는 편이다. 그러면서도 계절마다 듣는 노래는 꼭 있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감상적인 표현으로, 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문장으로 이루어진 소설을 좋아한다. 데미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비밀의 화원. 

혼자서 스타벅스에 앉아서 글을 쓰고, 무언가를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 

친구와 하는 모든 것 중, 서로의 마음 속에, 생각 속에만 가만히 앉아 있었던 생각을 입 밖으로 데리고 나오는 대화를 하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이것들이 필자의 마음 속에 피어 있는 몇몇 장미들이다.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은 자신의 장미 정원에 어떤 장미가 피어 있는지를 하나하나씩, 서두르지 않고 알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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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마음이라는 장미 정원에서는 사계절 내내 장미가 피어 있다. 우리의 장미를 피워 내고, 가꾸는 과정에서는 그 어떤 ‘소모’도 없다. 오직 모든 것이 장미를 잘 자라나게 하는 양분일 뿐이다. 모든 것은 우리의 마음인 장미 정원에 피어 있는, 혹은 피어 날 장미의 양분이다. 하나의 경험, 기억도 빠짐 없이 하나, 하나 ‘모두 다.’

 

그러니, 그 어떤 과거의 발자취도 후회의 대상으로 만들지 말자.

우리의 장미 정원에 어떤 장미가 피어 있는지 우선 들여다 보자.

우리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찬찬히 알아가 보자.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한 우리의 장미정원에서 장미는 계속해서 피어나고, 자라나기에 우리는 삶을 멈추고 숨을 거두는 그 순간까지, 우리의 장미를 계속해서 들여다 보아야 한다.

장미가 피어난다는 것은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어른이 '되어 가'고 성장에 성장을 거듭한다, 평생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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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got this I’m truly fine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

아직 할 말이 많아

I got this I’ve truly found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

 

-아이유(IU), 팔레트(Feat. G-DRAGON)

 

 

나에 대해서 이제 조금 알 것 같다고 말할 수 있도록, 나 이제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을 ‘잘 걸어 가고 있다’고 담담히 말할 수 있도록 오늘도 우리의 장미를 들여다 보자.

 


[김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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