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결됨과 동시에 분열되는 네트워크 – 휴먼 네트워크

동종선호 현상으로 네트워크의 연결과 분열을 알아보다
글 입력 2021.03.2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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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종차별 증오범죄 특히 아시아계 증오범죄 뉴스가 화두로 떠올랐다. SNS에는 #STOP ASIAN HATE 해시태그가 빠르게 퍼져가고 아시아계 증오범죄를 규탄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 16일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한 아시아계 여성 6명이 희생당한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범행 전 아시아계를 증오하는 발언을 하며 아시아계 여성이 일하는 곳을 찾아가 총격을 가했다. 명백한 인종차별 증오범죄라 판단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었다.


다수의 아시아계 여성들이 피해를 입었던 이번 사건은 인종에 따른 ‘증오범죄를 멈추라’는 시위로 이어졌고 미국 전역으로 퍼졌다. 이러한 시위 속에서도 안타깝게도 여전히 증오범죄는 계속되고 있다. 아시아계 시위대를 향해 인종차별적 폭언과 폭행을 했다는 뉴스는 새로운 기사로 보도된다.


이번 사건을 통해 여전히 존재하는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인식과 함께 소셜미디어로 빠르게 번지며 사건이 발생한 지역을 넘어 미국 전반으로 시위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았다. 세계화 시대라 할 만큼 세계는 점점 더 연결되고 있지만 여전히 인종을 구분 짓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인류 역사 상 어느 때보다 연결되었지만 동시에 극명하게 분열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여전히 속시원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눈에 띄는 책이 있었다. 바로 소개할 책 ‘휴먼 네트워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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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네트워크’. 부제로 무리 짓고 분열하는 인간관계의 모든 것이라고 소개한다. 그 아래 작은 글씨로 ‘How Your Social Position Determines Your Power, Beliefs, and Behavior(당신의 사회적 위치는 어떻게 권력, 신념 그리고 행동으로 결정되는가)’를 말한다.


저자 매슈 O. 잭슨은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네트워크 영향력을 강조하며 우리가 네트워크를 배워야 하는 까닭에 대해 설명한다. 네트워크를 파악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이슈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즉,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연결의 비율이나 연결 관계의 분포 정도 그리고 특정한 분리 패턴을 찾을 수 있는지에 따라 네트워크를 분류하며, 이러한 패턴들을 통해 경제적 불평등, 사회적 계층 이동, 정치적 양극화, 금융 전염 등의 이슈를 알아본다.


책의 전반부는 네트워크 이론의 기본 개념과 특징을 주로 설명하고 후반부에서는 인간의 사회성과 네트워크가 교차되면서 발생하는 인간 네트워크의 고유한 특성들을 알아보며 우리 사회에 초래하는 현상에 대해서 논의한다.


필자는 책에서 언급한 여러 개념 중 주역으로 등장하는 ‘동종선호’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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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한 이유이자 궁금증은 왜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선호하느냐 였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면 괜시리 사람들과 공유된 지점을 찾고 관심사를 얘기하면서 더욱 친분을 쌓기 때문이다.

 

‘휴먼 네트워크’ 5장은 인간 네트워크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끼리끼리 무리짓고 남과 구별 짓는 현상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한다. 나와 비슷한 집단과 어울리고 그밖의 집단과는 구별짓는 현상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를 보여준다. 미국 고등학교에서 인종에 따라 친구 관계가 어떻게 나뉘는지에 대한 연구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우 가까운 친구 즉, 일주일에 적어도 세 번 이상 함께 활동하는 친구는 같은 인종의 학생들이 친구관계일 가능성이 높고, 서로 다른 인종일 때보다 15배나 높다는 것이다. 자신과 비슷한 특징을 가질수록 더욱 친밀한 관계가 될 가능성이 높음을 입증하는 연구였다.


개념적으로 보면, 이것은 ‘동종선호(Homophily)’ 라 한다. 동종선호는 1954년 폴 라자스펠드와 로버트 머턴에 의해 명명된 것으로 같은 것을 의미하는 ‘homo’와 좋아함을 뜻하는 ‘phily’을 결합한 의미를 가진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 어울리고자 하는 경향을 있음을 뜻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자성어 유유상종(類類相從) 또는 초록동색(草綠同色)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한편, 동종선호 현상은 인류의 역사에 걸쳐 거의 모든 사회에서 나타났다고 한다. 저자는 동종선호가 없는 사회를 찾기는 힘들 것이라 말할 정도라고 언급한다. 인간의 동종선호 현상은 젠더, 인종, 종교, 나이, 직업, 교육 수준 등 다양한 차원에서 나타나고 심지어는 유전자 표지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세계는 점점 더 연결되고 있지만 동시에 극명히 분열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예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지만, 매우 비슷한 사람-나이, 부, 교육 수준, 젠더는 물론 신념이나 의견이 비슷한 사람들-과 더 어울리려는 경향이 있다.” (9p)

 

 

동종선호 현상은 왜 일어날까.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일수록 사는 지역의 문화나 규범 등을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자체적으로 더욱 강화된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근접성 또한 하나의 이유이다. 근접성은 공통된 관심사 이상으로 우정을 나누는데 큰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나 같은 시험을 보는 학생들 또는 같은 나이의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공통된 관심사로 정보를 공유하거나 도움을 얻고 배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에서는 한 살 내외 나이차를 가진 아이들과 같은 반이 되는 경우가 많고 다른 연령과는 접근성 자체도 떨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근접성은 동종선호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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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는 동종선호 현상에 대해서와 일어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지금까지 보았을 때는 어쩌면 동종선호가 가진 이점이 더욱 와 닿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동종선호 또한 그렇다. 동종선호 현상으로 집단 내 교류가 더욱 쉽고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것은 오히려 집단 간 차이를 키운다고 한다. 자신과 속한 집단 외에 대해서는 무지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동종선호의 경향이 증가하게 되면 될수록 각 집단이 가지는 견해는 더욱 견고해지지만 이에 반해 집단 간 적개심과 불신은 더욱 커지게 된다.


앞서 언급한 사건을 다시보자. 인종차별 증오범죄가 일어나는 것 또한 동종선호와 연결 지어 보면 이러한 범죄가 일어나는 배경에는 인종끼리 구분 짓고 자신과 같은 인종을 옹호하고 그렇지 않은 인종은 배척하는 데에서 온다.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보의 확산과 공유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 어울리고자 하는 성향을 강화시켰다. 일례로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은 자신의 관심사를 파악해 관련 매체나 뉴스를 연결해주도록 설계되어있다.


네트워크 분열은 편향된 사고를 이끌고 이것은 의견과 신념의 양극화를 초래한다. 특히, 인간의 고유한 사회적 성향인 ‘동종선호’는 네트워크를 왜곡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동종선호로 인한 양극화 현상은 세대, 사회적 계급, 인종, 종교, 성별 등으로 사람들을 나누고 분열을 만든다.


동종선호의 확대로 인한 분열은 집단 간의 비유동성과 불평등을 가져온다. 또한, 비유동성과 불평등의 확대에 따른 좌절감은 결국 사회 불안정으로 이끈다. 비유동성이 불평등을 일으키고 또 다시 불평등이 비유동성을 유발하는 악순환 구조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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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떠한 고민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 이러한 악순환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동종선호 현상을 이해하고 동종선호 확대로 인해 발생하는 비유동성과 불평등의 위험을 생각하고 어떠한 해결점을 찾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한 결론으로 저자는 먼저 동종선호의 악영향에 맞서야 한다고 언급한다. 동종선호를 키우며 집단 내에 갇히는 것이 아닌 사회적 통합을 이루고 집단 간 불평등 격차를 낮춘 사회만이 앞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더불어, 인간 네트워크를 이해할 것을 강조한다. 인간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는 연결성의 증가가 빠르게 이루어지는 시대에 분열 대신 집단지성과 생산성 향상을 기여하기 때문이다.


동종선호에 관해 전체적인 관점에서 간략히 요약하였지만 휴먼 네트워크는 각 장 마다 근거를 뒷받침하는 예시와 함께 인간 네트워크만의 독특한 특징과 매커니즘을 상세히 풀어내고 있다. 저자가 풀어낸 인간 네트워크를 읽으며 단순히 우리가 네트워크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영향에 대해 이해하는 것을 넘어 네트워크의 다양한 힘을 경제학과 네트워크 연구 분야의 개념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어떠한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분명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정윤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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