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의 손그림] 슬픔이 그칠 때까지

그저 기다리며
글 입력 2021.03.2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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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_700.jpg

illust by loa

 

 

발끝에서 차오르는 서러움을 뒤로하고

무겁게 내딛는 발걸음을 따라 슬픔이 함께 걷는다.

긴 시간 동안 소리 없이 따라온 슬픔은

더 깊고 검게 스며들어 비와 함께 흘러내렸다.


온몸에 쏟아지는 슬픔을 견디지 못해

슬픔의 얼굴을 보려 고개를 들었을 때는

산산히 부서져 어둠 속에서 눈물을 머금은

무수한 슬픔을 마주할 수 있었다.


그 작은 파편들이 지나치게 차가운 탓에

눈을 감고 슬픔이 그치기만을

가만히 서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작가 명함.jpg

 

 

[윤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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