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멘, 이소라 - 이소라 온라인 콘서트

첫 온라인 콘서트, 이소라, 성공적
글 입력 2021.03.2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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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이전까지 내가 만난 이소라는, <비긴 어게인>이나 <나는 가수다>라는 굵직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방송을 통해서 그녀의 출중한 노래 실력과 범상치 않은 예술 세계를 ‘얼핏’ 엿보는 정도였고, 그러다 보니 이소라의 개인적인 이야기나 음악 세계를 깊이 알지는 못했다. 나는 음악이라는 이소라의 완성된 결과물을 피상적으로 훑을 뿐이었다.


그래서 온라인 콘서트가 개최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호기심이 먼저 앞섰다. 음악을 향유하는 개인적인 욕심 충족 외에도 콘서트를 통해 이소라라는 사람을 조금이나마 알고 싶어진 것이다. 아무래도 방송에서 할 수 있는 공개적인 이야기 외에 콘서트라는 공간은 가수와 팬이 만나는, 비교적 개인적인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으리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콘서트는 늦은 밤, 심야 라디오 DJ와 청취자와의 만남처럼 <신청곡>으로 시작했다.

 

 

And on the radio 

슬픈 그 사연이 너무 내 얘기 같아서 

Hey DJ play me a song to make me smile 

마음이 울적한 밤에 나 대신 웃어줄 

그를 잊게 해줄 노래

Hey DJ play me a song to make me cry

가슴이 답답한 밤에 

나대신 울어줄 그를 잊게 해줄 노래 

 

- 신청곡

 


청취자와 DJ의 소박한 라디오처럼 시작한 콘서트. 노래를 부르고 콘서트의 문을 연 이소라의 표정은 왠지 모르게 어두워 보였다. 개인적인 착각인가 싶었지만 입을 뗀 그녀의 이야기는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려 주었다.


그녀는 현재 아주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위로와 치유’라는 콘서트의 슬로건을 자신이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후 이어진 그녀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이소라를 ‘아주 조금’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소라는 부서질 것처럼 연약했고 그만큼 섬세하고 깊은 감수성을 지닌 사람인 것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음악들이 나올 수 있었구나 하고 새삼 깨달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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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우울하고 예민한 이소라의 감성이, 코로나 환경과 개인적인 슬픔과 겹쳐 더 깊숙한 터널로 이끈 것 같다.

 

그녀뿐만 아니라 콘서트를 시청한 모든 사람들이 비슷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그렇기에 이소라의 음악을 찾아 이 소박하지만 단란한 랜선 공간에 모두 모인 것이다. 채팅창에는 팬들끼리 익명의 목소리로 서로를 응원했고, 노래를 부르는 가수 이소라를 위로했다.


콘서트 중간에 그녀는 아주 인상 깊은 말을 남겼다. "나이와 상관없이 서로에 대해 이해해 주고 사랑을 주는 것이 부족한 것 같아요.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을 때 좋은 마음이 생겨요."

 

가벼운 감정과 미움이 난무하는 요즘의 분위기를 느낀 걸까. 이 말을 하는 이소라는 진심으로 슬퍼 보였다.

 

 

사랑이 그대 마음에

차지 않을 땐 속상해 하지 말아요

미움이 그댈 화나게 해도 

짜증내지 마세요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 

우리가 가야하는 곳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 

우리가 가야하는 곳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

Love is always part of me

 

- Track12

 


사랑은 언제나 우리가 가야 하는 곳. 이것만큼 간단하고 명료한 사실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 노래를 하는 내내 이소라는 슬퍼 보였고 정확히 무엇에 슬퍼하는지 나는 알 수 없었지만, 이런 노래를 쓰고 부르는 사람이기에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인은 가장 먼저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사람이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소라는 우리보다 앞서 감정을 느끼고 그것을 음악으로 만드는 시인이다. 우리는 한 발자국 먼저 나아간 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위로와 위안을 경험한다.


이소라의 모든 감정과 생각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그녀는 힘겨워 보였고, 그녀의 아픔이 많은 사람들에게 치유를 준다는 사실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그런 노래를 부르는 이소라가 더 이상 아프지 않았으면 했다.

 

 

나의 방황을 나의 가난을

별에 기도해 다 잊기로 해

나의 욕망을 나의 절망을

나의 평안을 나의 사랑을

별에 기도해 널 믿기로 해 

아멘

 

- Amen

 

 

노래 Amen으로 마친 이소라의 온라인 콘서트. 나를 포함한 모두가 행복한 평안에 이르길 바라는 마음을 전달받으며 콘서트를 마쳤다.


*

 

말로만 들었던 온라인 콘서트였기에 걱정 반 호기심 반의 마음이 있었다. <비긴 어게인>같은 음악 방송이나 유튜브 음악 영상과 별 차이가 없게 느껴질까 하는 우려였다. 하지만 의외로 라이브 방송이 주는 현장감이 있었고 채팅창 기능으로 가수와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콘서트에 와있다는 기분이 들게 했다.


물론 실제 현장 콘서트와 같은 생생함은 느낄 수 없었지만 라이브 콘서트에 직접 다니기 어려운 사람들에겐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이 기간 동안 온라인 콘서트가 보편화되어 코로나가 끝난 이후에도 보완과 강화를 통해 앞으로도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첫 온라인 콘서트를 이소라의 공연으로 시작할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번 콘서트를 기점으로 앞으로 더 많은 랜선 공연을 찾아다닐 것 같다. 더불어 내 플레이리스트는 현재 이소라의 음악으로 다시 채워졌음도 살짝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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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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