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싱크룸(Syncroom) -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음악]

글 입력 2021.02.1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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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신 또는 누군가의 감정을 달래주기 위해 예술을 만들었나 싶다. 슬픈 감정을 노래하고, 답답한 마음을 춤으로 풀고, 어떤 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글로나마 적어 전달하는 것 따위 말이다. 예술이 없었다면 감정을 달랠 방법을 찾다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거나 혼자서 속에 쌓아두다 썩어들어 스스로 시간을 끝냈을지 모른다.

 

공연이나 전시회를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힘든 지금 같은 상황에서 사람들이 우울증에 빠지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많아진 것도 이해가 간다. 하나 적응의 동물인 인간은 이런 상황에도 어찌어찌 적응하여 해답을 찾아냈다.

 

 

 

SYNCROOM - 온라인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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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좀 만졌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브랜드인 야마하(YAMAHA)에서 악기가 아닌 플랫폼을 개발했다.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모여 비대면으로 합주할 수 있는 플랫폼인 싱크룸(SYNCROOM)이다.

 

코로나 19사태가 심각해지면서 회의나 수업을 대면으로 진행할 수 없게 돼 등장한 것이 온라인 그룹 화상통화 서비스인 줌(Zoom)이었고, 인보이스(In-Voice)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불편을 해소하고자 만들어 낸 것이 디스코드(Discord)였다. 이들이 일반 대중을 위한 것들이었다면 싱크룸은 철저하게 예술인들, 그중에서도 음악과 함께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다. 몇 명의 인원이 하나의 방에 모일 수 있고, 볼륨 조절과 몇 가지 음향 기능에 채팅 기능만 있을 뿐이다.

 

 

 

 

싱크룸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사람은 인터넷 방송 플랫폼인 트위치(Twitch)에서 스트리머로 활동 중인 조매력(Charming_Jo)라는 사람이다. 싱크룸을 비긴어게인을 패러디 한 비대면어게인에서부터, 콘셉트 배틀, 즉흥 합주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하며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연주를 들려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덕분에 그의 시청자들은 집에 앉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으로 어떤 비용도 들이지 않고 양질의 연주를 감상할 기회를 얻고, 싱크룸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그동안 억눌려 있던 공연에 대한 욕구를 해소한다.

 

거기에 최근에는 유명 인디 밴드인 소란(SORAN)과 함께 싱크룸에서 온라인 콘서트까지 개최했다. 기존 음악 시장에서 활동하던 사람과 온라인 플랫폼에서 활동하던 사람이 함께 모여 새로운 장을 연 것이다. 소란의 노래를 라이브로 감상하는 것과 더불어 게임 ‘용과 같이’에 실린 O.S.T 중 하나인 ‘다메다메’와 일반인들의 리메이크까지 곁들인 콘서트는 비주류 문화로 취급되며 일종의 괄시를 받기도 했던 ‘인터넷 문화’를 주류 문화와 잘 융합시켰다. 코로나 19에서 비롯된 일종의 차선책이 전화위복이라는 말처럼 새로운 기회를 가져왔다.


싱크룸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부분은 참여할 수 있는 인원에 제한 조건이 없다는 점이다. 악기를 연주할 수 있거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는 싱크룸은 공연장 또는 대형 미디어 업체에 요청을 넣고 담당자의 허락을 받아야만 공연을 할 수 있었던 음악인들이 그냥 집에서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만 연결하면 누구나 공연을 열 기회를 얻은 것이다. 홍보도 개인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만 올리면 된다. 구태여 대형 업체나 기관의 협력에 목맬 필요가 없어졌다.

 

일반 대중 사이에서 자유롭게 창작자와 감상자의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진다. 지금은 일부만이 알고 있는 탓에 이용자가 적어 큰 영향력은 없지만, 유튜브처럼 이용자가 늘어 크게 성장한다면 아마 소외된 음악인들이 사람들에게 관심을 얻을 수 있는 통로가 될지도 모른다.

 

 


일시적 탈출구, 새로운 입구



유튜브가 급속도로 성장하던 시기를 지나 안정기에 접어들며 거의 소비자 대부분을 장악한 지금 시점에는 기존에 존재하던 방송국들이 되려 입지가 위태로워 지고 있다. 유튜브나 아프리카 TV같은 온라인 플랫폼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이들은 일시적으로 사람들의 흥미를 끌거나 소수만 이용하는 서브 컬처 따위로 취급받았다. 나 또한 그저 동영상을 공유하는 하나의 온라인 플랫폼이 이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디어로 성장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 우리가 어떤 미래를 예상하고 어떤 평가를 했든 간에 지금의 온라인 미디어들이 예전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덩치를 불렸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싱크룸이라는 플랫폼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의견이 갈릴 것이다. 일부는 코로나로 인해서 사람들이 공연장을 갈 수 없는 지금이나 관심을 받을 거라 생각할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새로운 문화생활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혼란스러운 사회에 남아있어 아직은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유튜브처럼 별것 아니라는 평가를 받다 어느 순간 미디어를 잡아먹는 괴물처럼 클 수도 있고 쥐도 새도 모르게 세상의 뒤편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 영향력에 관계없이 살아남아 줬으면 한다. 방구석에 앉아서 서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합주를 라이브로 들을 기회를 제공하는 접근성 좋은 예술인들의 소통 장이 있다는 것은 두 손 들고 환영할 일이다.


언제나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는 사람이라는 내 성격도 변화를 지지하는 이유 중 하나다. 계절에 따라, 기분에 따라, 혹은 상황에 따라 플레이 리스트를 밥 먹듯이 갈아 치우지만 그 갈아 치운 곡들도 얼마 못 가 질려버린다. 변화가 없는 상황을 견디지 못 하는 것이 내 천성이다. 덕분에 나는 이 사회가 끊임없이 변화로 요동치는 혼란스러운 사회가 되기를 꿈꾼다. 파괴가 없으면 창조가 없고, 혼란이 없으면 극적인 변화는 찾아오지 않는다. 변화가 없는 사회는 정체되고 도태되며 결국 무료해진다. 내가 사회를 벗어나 서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닌 이상 내가 사는 사회가 그런 무미건조하고 시시한 것으로 흘러가기를 바라지 않는다.


증기기관이 산업혁명의 문을 열었을 때 한편에서는 러다이트라는 부작용에 시달렸다. 지금 우리는 정보 통신 기술이 열어준 새로운 사회로 나가는 문 덕분에 개인정보라든지 신상 도용이라든지 하는 문제들에 시달리고 있다. 인류는 끊임없이 질병과 싸워왔다. 지금도 코로나와 싸우고 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불청객이 예고도 없이 열어버린 변화의 문을 통해 넘어온 손님인지 불청객인지 모를 것들을 맞이하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결국 또 답을 찾아낼 것이다. 늘 그래 왔듯이.

 


[김상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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