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비질란테, 그의 마무리를 조명하며 [웹툰]

법의 구멍을 채우다.
글 입력 2021.02.0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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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만드는 사람들은 웰 메이드 웹툰을 통해 콘티에 대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웹툰에서 볼 수 있는 구도, 시선은 영상과 그림이라는 다른 표현 방법에서 서로에게 영감이 될 수 있는 존재다. 요즘은 웹툰 전성시대를 넘어 대중화가 된 지는 오래, 이제 웹툰의 작품성은 영화, 연극, 뮤지컬과 같이 타 장르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웹툰이라고 하면 긴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향유하지 않다 보니 가볍게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가볍게 소비하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그냥 그런 비슷한 마음가짐에서 파생된 장르에 대한 편견이 문제다. 웹툰의 가능성을 기대하지 않는 그런 편협한 생각을 뒤로하고 자신의 손에 쥐어진 스마트 폰을 활용하면,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담은 다양한 평행세계들을 웹툰에서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웹툰을 정말 좋아한다. 뭐를 배우려고 좋아하기보단, 작가들의 끝없는 상상력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 세계에 잠시 빠져들어 수많은 감정과 교훈을 얻곤 한다. 무협, 액션부터 로코에 판타지까지 내가 만날 수 있는 웹툰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장르를 사랑한다.

 

최근 나뿐만이 아닌, 대중들에게 웹툰에 대한 관심도가 더욱 높아진 것 같다. 드라마, 영화의 흐름을 보면 작품성과 화제성, 둘 중 하나를 충족한 웰 메이드 웹툰 원작들을 종종 각색하기 때문이다. 탄탄한 구조와 흥미로운 서사에서 대중들의 시선을 붙잡을 요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경이로운 소문'은 ocn드라마 역사상 최고의 성과를 보여줬고 2월 6일 자로 넷플릭스에 공개된 영화 승리호'도 다음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오늘 이야기할 웹툰도 곧 영화, 혹은 드라마화될 예정에 있는 상당히 작품성이 높은 작품이다.

 

2021년 1월 8일, 네이버 웹툰 '비질란테'의 마지막 에필로그가 업로드됐다.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만큼, 작품은 영상화가 결정되었고, 독자들의 아쉬움 속에 새로운 기대감이 태어났다. 그렇다면 '비질란테는 어떤 이유로 각색이 결정되었을까? '비질란테'의 매력은 무엇일까.

 

 

 

비질란테, 법의 구멍을 메우는 자경단


 

김지용, 경찰대학교 학생으로 성실하고 우수한 성적의 모범생이다. 하지만 외출을 나가게 되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그는 길거리의 비질란테로 범죄자들을 직접 처벌한다. 그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괴한들에게 폭행당해 살해당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리고 정당한 법의 처벌을 받지 못하는 과정을 목격한다. 수많은 범죄자는 가벼운 처벌을 받았고, 여전히 사회에 해가 되는 존재들이었다. 그에겐 무능한 공권력과 허물어진 법의 테두리 사이에서 활개를 치는 수많은 범죄자를 직접 없애고자 하는 소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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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김지용의 행위와 소망을 선과 악으로 나누어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폭력은 이유 불문하고 폭력이라는 이성적인 생각과 피해자의 처지에 공감하는 감성적인 가치의 대립이 작품을 보는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윽고 주인공의 서사에 몰입하게 되면서 우선 주인공의 행동을 응원하게 된다. 단순히 김지용의 범죄와 폭력에 대한 응원이 아닌, 현실에 존재하기 힘든 이상적이면서도 폭력적인 행위 자체에 대한 기대감과 결말에 대한 호기심에 대한 응원이다. 사회의 이면이 만든 비질란테가 자신의 신념을 향해 어디까지 달려 나갈 것이며,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 궁금해진다.

 

경찰대생이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연쇄살인을 저지른다는 설정 자체도 무척이나 흥미롭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표현이 이렇게나 어울리는 상황이 있을까. 주인공의 입장에서 스토리가 전개되다 보니 그의 행동이나 신념이 정당화되는지는 몰라도, 사회의 어두운 면을 굉장히 직관적이고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입장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작품에 대한 평가를 높게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거대 악과 함께 자멸하는 결말


 

정의의 사도 비질란테는 결국 마지막 범행에서 대중들에게 모습을 보이고, 흉악한 범죄자 연쇄 살인마는 아름답게 생긴 미소년이며 모범적인 경찰대 학생임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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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주인공 김지용의 원래 목표였다. 경찰로서의 꿈보단, 비질란테로 활동하면서 사회에 미칠 영향력과 반응에 대한 목표가 큰 인물이다. 그는 점점 거대한 악을 처단하기 위해 움직인다. 작품에 등장하는 언론 기관인 '르포 25시'의 '최미려' 기자는 비질란테의 존재를 깨닫고 자신의 역할에서 서로를 돕고자 한다. 비질란테의 범행 행적을 보며 정의감 넘치는 일반 서민임을 추측한 최미려는 공개적인 뉴스 프로젝트로 비질란테에게 범행의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비질란테의 정체성을 잡아주고, 사건을 전개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김지용이 바랬던 결말도 이뤄졌다면 상당히 흥미로웠을 전개다. 대중들의 환호, 공권력에 대한 강력한 비판, 경찰 조직에 대한 전반적인 회의감까지, 현실에서 보기 힘들 상황에 대한 예측은 독자들로 하여금 주인공을 응원함과 동시에 주인공의 완벽한 패배를 위한 과정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했다. 악에 대한 기대감, 이것이 바로 웹툰 '비질란테'가 가진 매력이다. 무엇보다 사람은 자신이 가보지 못한 영역에 대한 호기심을 갖는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인 만큼 대다수의 사람은 '악함' 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고. 영화나 드라마, 웹툰에 등장하는 악인들의 모습과 행동에 호기심을 느끼게 되었다. 대리만족이라는 표현 보단, 우리들의 세계에 존재하는 규범과 원칙이라는 것들에 구애받지 않는 모습에 호기심을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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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김지용과 김지용을 도와주는 세력들이 '들쥐' 업재협이라는 경찰대 학장을 처벌하는 것으로 끝이난다. 작품에 등장했던 범죄자들 중 가장 거대하고 악질이었던 인물을 잡았단 것에서 기승전결의 마무리를 완벽하게 했지만, 친한친구가 자신을 돕다가 사망하고, 그에 무기력함을 느끼게 된 김지용은 지금과 같은 비질란테로서 자신의 신념을 펼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경찰의 자리에서 거대 악을 상대하는 길을 선택한 김지용의 모습을 보면서, 그의 삶을 응원하게 된다.

 

 

 

온전한 선인은 없다.


 

작품엔 정말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이 나온다. 탄탄한 스토리의 구성만큼, 인물 개개인에 대한 구성도 굉장히 입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서사로 전개 된다. 조연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이 매력적인 이유는 주인공 '김지용'에 대한 태도 때문이다. 그들은 각자의 상황과 이익, 그리고 신념에 따라 다른 태도를 취한다.

 

모든 인물들의 행동에 대한 이유가 설득력 있고, 현실적이었으며 독자들에게 작품을 접근하는 다양한 방식을 말해준다.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이 하나의 작품에 존재한다는 점은, 독자들이 작품을 더욱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중요한 특징이 된다. 특히나 수많은 이해관계가 개연성 있게 연결되어 있다면, 대중들은 높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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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질란테'의 경찰 선배 조헌,  비질란테 '김지용'을 선망하는 조강옥, 김지용을 도와주며 이익을 챙기려는 기자, 최미려까지 '비질란테'라는 캐릭터가 구성되기까지 작가가 고민한 흔적의 결과물들은 매력적인 조연들을 탄생시켰고, 작품의 작품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독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는 것에도 큰 역할을 해내었다.

 

등장하는 인물들 중 선인이 없다는 점도 흥미롭다. 주인공 대신 살해를 당한 경찰대 동기는 쓸쓸한 결말을 맞았다. 누구하나 순수한 선의 존재를 느낄 수 없었던 인물들 사이에서 친구의 죽음은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악한 자를 처벌한다는 주인공의 신념에도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영상화된 비질란테, 어떤 점이 기대될까


 

어떻게 각색되느냐가 가장 큰 궁금증이다. 범죄, 스릴러 장르지만, 김규삼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개그가 조금씩 녹아져있는 작품인만큼, 장르의 특성을 더욱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원작의 스토리라인을 최대한 따라가면서 인물 개개인에 대한 이야기를 깊게 들어가면 인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것이다. 주인공 김지용의 과거사를 프롤로그에 배치하거나 조헌의 과거사를 에필로그에 추가한다면 원작을 알고 있던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함과 동시에 영상으로써 새로운 흥행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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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캐스팅에 있어서 작품에 대한 평가가 크게 갈릴 것이라 예상된다. 인물 개개인마다 표현해야하는 개성이 무척이나 뚜렷하고, 원작에선 심리전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추측하는 과정이 많기때문에 원작의 이미지와 어울리면서도 연기력으로도 적합한 배우들을 캐스팅 해야 할 것이다.

 

대중들은 원작에서 크게 각색된 내용을 바라지 않는다. 피해자들을 위한 히어로 '비질란테'가 실제로 구현된다면 어떨까라는 궁금증과 웹툰 독자들뿐만이 아닌, 수많은 대중들이 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드릴까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것이다. 현실과 타협하고, 순응하는 인물들이 아닌, 자신의 신념과 행동에 대한 믿음으로 거침없는 인물과 전개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사이다'를 보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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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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