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가능성의 창조자, 에릭 요한슨 [미술/전시]

글 입력 2020.12.25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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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상상력을 지니고 살아간다. 상상이 곧 일상이었던 유년 시절을 지나온 우리는 바쁜 삶 속에서 그것의 가치를 스스로 제한해버린 채 눈앞에 있는 현실만을 바라보며 가능성보다는 불가능을 염두에 두고 살아간다. 그런 삶 속에서 우리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한하는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본 오피니언에서 다룰 스웨덴의 예술가, 에릭 요한슨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줄 뿐만 아니라 상상력을 제한하는 것들로부터 그들을 해방시켜줌으로써 상상은 불필요한 것이라는 관념의 경계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그가 창조하는 상상력의 세계와 그러한 세계를 창작하는 과정에서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Full Moon Serv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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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 Moon Service, 2017

 

 

에릭 요한슨은 ‘상상력과 기술력’을 통해 가능성의 탐색을 구현해낸다. 불가능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가의 대표작품인 < Full Moon Service, 2017 >는 우리가 매일 다른 형태의 달을 마주한다는 전제, 즉 일상적 상황에 작가만의 독특한 상상력을 가미한 하나의 창작물로 밤하늘에 보름달이 뜨는 이유를 달 전문 서비스회사의 배달원들이 주기적으로 진행한 작업의 결과물로써 나타낸 것이다.

 

상상력의 테두리를 한 번 더 벗어난 이미지는 작가의 치밀한 계산을 통한 작업으로 나타나 마치 현실같이 다가오고, 그 디테일은 불가능을 가능케 함을 증명해준다. 특히 차에 싣고 있는 달의 색과 밝기, 날짜별 달의 모양을 적어놓은 캘린더와 별들이 빛나는 아름다운 밤하늘, 그리고 달이 그려진 모자를 쓰고 있는 배달원들의 모습은 작품의 세부적 디테일까지 신경 썼다는 점에서 그의 기술적 능력을 보여주는 증거로써 작용한다.

 

이처럼 에릭 요한슨은 다른 초현실주의 사진작가와는 다르게 작품의 모든 요소를 직접 촬영해 조화롭게 재구성하고 컴퓨터를 활용해 리터칭하는 작업까지 한다. 그가 고심하며 구성하고 촬영한 수백 장의 사진들이 작가가 생각하는 가능성의 세계로써 창작되는 것이다. 큰 캔버스 안에 담긴 사진은 이질감이나 위화감 없이 관객에게 다가오고, 그들은 이러한 세계에 매료되어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세상을 마주한다. 언뜻 보면 유화물감으로 정교하게 그린 회화작품 같은 그의 사진은 분명 비현실적인 상상임이 틀림없지만,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어 누구나 공감 가능하다.

 

또한, 관객들은 작가가 창조한 가능성 세계의 요소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현실이 한정해버린 동심이 깃든 상상력을 다시 불러온다. 자신의 작품을 통해 희망적인 긍정의 의미를 보여주었던 작가처럼,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상상하는 것만큼 불가능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창조할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또한 에릭 요한슨의 사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삶의 의미에 대해 고찰하게끔 유도한다.

 

 

 

Go your own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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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your own Road, 2008

 

 

작가는 우리가 어렸을 적 했던 천진난만한 상상만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는 자신만의 ‘통찰’을 통해 우리의 삶 전체에 주는 깊은 의미를 작품으로 구현해낸다. 그런 의미를 전해주는 < Go your own Road, 2008 >는 풀밭 위 도로로 된 길을 손에 쥐고 나아가는 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일반적인 고정관념을 깬 가능성의 세계를 보여주고, 이 사진의 진정한 의미적 고찰은 제목을 읽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너만의 길을 가라’라고 직역되는 제목은 작품의 메시지적인 요소를 담당하며, 이러한 언어적 의미는 작가의 상상력과 기술을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되돌아보게 한다.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가치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고 그들의 인생 개척에 있어 일부분을 담당하는 이 시대의 예술가, 그것이 예술가로 대변되는 에릭 요한슨이 가진 놀라운 힘으로 설명된다. 통찰력을 가진 시각적 메시지로써 현실에 지쳐있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불안한 인생에서 개개인이 가진 가능성의 빛을 되살려준 작가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바로 이러한 작가의 통찰력은 그가 사진 안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것의 이상을 보여주고 관객들에게 전달해준다. 지치고 힘든 순간은 모든 이에게 있기에 작가의 작품에 대해 더욱 깊이 공감할 수 있지 않았을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에릭 요한슨은 날카롭고 깊은 통찰을 통해 사람들에게 '너만의 길을 가라'고 말한다.

 

 

 

Impossible E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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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ossible Escape, 2010 

 

 

한편, 그가 사진을 제작하는 데 있어 반드시 적용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바로 ‘반복과 착시’이다. 우리의 꿈속 장면들, 특히 기억에 늘 선명하게 남는 악몽의 세계는 끝이 보이지 않고 반복에 반복을 거듭해 일어나는데, < Impossible Escape, 2010 >는 그러한 순간을 잘 담은 작품들 중 하나이다. 작가는 상상력의 표현을 위해 시각적인 착시를 작품 속 요소로 집어넣음으로써 끊임없는 반복으로 이어지는 이미지를 창안해내 답답했던 악몽의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20세기 초현실주의 화가인 마그리트, 달리는 현대의 초현실주의 사진작가인 에릭 요한슨에게 큰 영향을 끼쳤는데, 특히 에셔의 < Waterfall >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기하학적 원리와 수학적 개념을 토대로 한 체계적인 착시 기법을 효과적으로 구현한다. 작가 자신의 악몽이자 관객들이 꿈에서 보았던 악몽의 느낌이기도 한 장면의 재현, 계단의 반복과 착시는 보자마자 숨이 턱 막히는 긴장감과 혼란을 가져다준다.

 

더하여 작품의 제목처럼 불가능한 탈출 그 자체를 사진의 촬영과 조작을 통해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그 결과 좋고 행복한 꿈이 아닌 기억에 더 선명히 남는 악몽 이미지의 연장선상에서, 우리는 작가가 위 소재를 통해 무슨 말을 하려 했던 건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불가능의 상황에서도 가능성의 측면에 눈길을 주며 그것에 지지의 손길을 보낸 에릭 요한슨, 그는 악몽의 선명한 재현을 통해 더 나은 가능성의 희망을 주려 하지 않았을까.

 

악몽 같은 꿈, 더 나아가 악몽 같다고 느끼는 현실까지 우리는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걸 시사해주려는 듯 작가의 작품은 불가능한 탈출을 그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끝에 남겨진 수많은 희망을 품고 있다. 어려움과 고난 속에서도 번뜩이는 해답이 언젠가는 보이기 마련이듯, 그렇게 작가의 예술적인 언어도 하나둘 모여 커다란 희망의 군집을 이룰 것을 암시한다.

 

 

 

상상, 그리고 가능성의 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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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은 누구나 할 수 있고, 그것은 어린아이에게만 주어지는 한정된 가치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바쁜 일상에 상상하는 것조차 스스로 거부하며 그것은 곧 사치라고 한정 지어버린다. 그러나 에릭 요한슨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상상에 대해 기억 저편에 존재해왔던 순수한 상상력을 등한시하지 않고 그 가치를 꺼내어 자신만의 방법으로 승화했다.

 

아이디어를 캡처하는 매개채로 사진기를 사용하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에릭 요한슨은 사람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일깨워주는, 진정한 이 시대의 예술가이다. 새로운 가능성의 창조를 의미하는 그의 ‘사진’ 작품은 새로운 세상으로 통하게 하는 창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방식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질 때 관람객인 우리는 개개인이 느낀 감정과 경험으로 그의 작품이 시사해주는 바를 파악하고, 그 결과 우리의 상상력을 제한시키는 것에서 벗어나게 되는 가능성의 시각을 갖는다.


가능과 불가능의 경계, 그것은 곧 우리의 상상력이 만들어내는 결과이며 작가 역시 무조건적인 불가능을 믿지 않는다. 순수한 상상력, 그 자체만을 시각화하는 줄로만 알았던 에릭 요한슨은 예술적 언어를 통해 깊은 통찰을 위한 이미지까지도 만들어내며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라는 가능성을 창조해준다.

 

그의 시각적인 메시지가 담긴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누구와도 비교될 수 없는 온전한 나를 발견하며, 그러한 과정에서 비로소 ‘무한한 가능성과 가치를 지닌 하나의 인격체로써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나아가는 존재가 됨’이 그의 작품이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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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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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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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름
    • 저도 에릭 작가님 정말 좋아하는데, 반가운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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