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불안과 공존하기 -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법 [도서]

불안하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기에
글 입력 2020.12.23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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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법"

 

책 제목을 보고 문화초대 메시지에 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래도 요새 나의 일상에서 불안은 불가분의 존재이니. 이 책을 통해서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현재 지니고 있는 불안감이 조금이나마 잦아들기를 바랐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불안하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그리고 스스로를 예민하고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 소개한다. 나 또한 그녀와 비슷한 성격이기에 본문에서 들려줄 이야기들이 더 신뢰가 갔다. 타고나기를 남들보다 정신적으로 외부자극에 취약한데 그건 내 힘으로 어쩔 수 없기에. 불안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을지라도 적어도 일상에 지장이 있을 만큼 그 영향력 아래 놓이기는 싫었다.


이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1부ㅣ불안을 끌어안고 살아도 괜찮습니다

1장:불안은 어디에서 오는가

2장:불안의 다양한 모습들

3장:평온한 일상을 무너뜨리는 것들

4장:불안한 몸에 대처하는 방법

 

2부ㅣ남들보다 조금 더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

5장:강렬한 불안이 갑자기 찾아옵니다:공황장애

6장:사람들 앞에 서면 불안합니다:사회불안장애

7장:일상의 수많은 일들을 미리 걱정합니다:범불안장애

8장:원하지 않는 생각과 행동을 반복합니다:강박 스펙트럼 장애

9장: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트라우마 및 PTSD

 

1부는 불안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이고 2부에서 불안의 양상에 따라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을 더하고 있으므로 자신이 해당하는 게 있다면 골라서 읽어도 된다. 나는 현재 공황장애 증상 때문에 병원을 다니고 있어 5장을 특히 집중해서 읽었지만, 꼭 어떤 병명으로 진단받지 않았더라도 다 조금씩은 누구나 해당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기에 모든 장을 다 읽어도 나쁘지 않다.


1장에서는 불안의 이유 중 하나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손꼽는 자존감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자존감이 낮다 합리화하며 심리학 용어에 기대어 진짜 나를 돌아보는 것을 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한다는 것이다. 그 기저에는 타인을 향한 질투나 부러움을 인정하기를 꺼리는 마음이 깔려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존감 또한 불안의 원인이 아니라 하나의 결과라 말한다.


나는 자존감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자존감이 좀 낮으면 어떤가. 자존감이 낮아서 그로 인해 죽고싶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원래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 아니고 계속 이렇게 살아왔기에 오히려 억지로 높이려는 시도들이 나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자존감이 낮다고 변명하지 말고 조금 더 솔직해지자는 저자의 말에는 나 역시 동의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불안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면 해결의 실마리 역시 찾은 셈이니.


나는 올해들어 잠 자는게 어렵다. 자려고 누우면 속이 시끄러워서 계속 뒤척이게 된다. 마음이 불편한 건 확실한데 이게 과연 고민들 때문인지, 불안감 때문인지, 불안하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모든게 불투명하다. 의사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밤에 잠을 못 자는 것은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증거이니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 했다. 그게 내 뜻대로 됐다면 애초에 병원에 안 찾아가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는동안 명쾌하게 불안의 원인이 이것 때문이라 말할 수 없다는 게 새삼 아쉽고 속상했다.


그리고 2장에 성취를 통해 불안감이 줄어드는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있다. 불안해서 아무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게 아니라 불안하니까 뭐라도 결정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계속 그저 흘러가는대로만 살아왔고 딱히 스스로가 자부심을 가질만큼 이렇다할 성취를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현재 마냥 불안한 것일까? 불안의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그래도 지금부터라도 크고 작은 목표들을 하나씩 이뤄나가면서 나 자신에게 떳떳해지고 싶다.


3장에서는 타고난 성격에 대해 논한다. 짧게 회사생활을 하는 동안 내성적인 성격을 바꾸어야 하나, 내 성격이 다른게 아니라 틀린건 아닌지 고민을 했었기에 저자가 해주는 조언들이 더 공감되었다. 자기주장 없이 참고만 살면 세상살기 힘들지 않냐는 말을 듣고 나서 한동안 생각이 많았는데 그래도 단번에 바뀌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나는 트러블이 생기면 감정소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차라리 사전에 어느정도 맞춰주는게 편할 뿐이다. 그래도 저자에게 유연하게 거절을 하는 노하우를 하나 더 배웠다.


그리고 책 전체를 통해 저자는 의미 없는 불안에서 벗어나 현재를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에게 다양한 팁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최악의 생각을 덜 부정적인 생각으로 바꾸는 연습하기’, ‘자기 반성의 횟수 줄이기’, ‘좋은 기억 자주 들춰보기’, ‘이기적이고 잘못된 생각을 다그치는 자신을 다그치지 않기’ 등이 있다.

 

이중에서 나는 자신의 감정을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해보라는 것과, 주변의 잡음과 신호를 구별하여 받아들이라는 내용이 특히 와 닿았다. 불안에 매몰되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스스로를 방치하기보다는 뭐라도 해보는게 여러모로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


이 책을 읽는다해서 단번에 본인이 갖고 있는 모든 불안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가 말했듯 일정 수준의 불안은 어차피 평생 함께해야만 하니 꼭 전부 없앨 필요가 없다. 영국의 신학자 앨런 와츠는 불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불안한 상태에 있다는 것은 마음의 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것은 보이지 않는 실재세계로 들어가는 문이기도 하며, 그 보이지 않는 실재세계는 두려움과 걱정에 대한 치유책이 발견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다.”

 

불안이 때로는 우리에게 지혜를 준다. 그러므로 모쪼록 현대인들이 스스로가 무너지지 않을만큼의 걱정만을 떠안고 의연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과거의 나를 너무 미워하거나 미래의 나를 지나치게 걱정하며 자신을 옭아매지 말고 부디 컨트롤할 수 있는 정도의 불안만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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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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