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불안해도 괜찮아 -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법 [도서]

글 입력 2020.12.2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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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인간의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지만 어쩌면 과거를 산 나의 모습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주지는 않을지 고민한다. 가끔은 오지도 않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생각하며 성급히 두려워하고 선택을 망설인다.


10대에는 대학에 대해, 20대에는 취업에 대해, 30~40대에는 가정과 사회의 인정에 대해, 50대 이후로는 안정된 남은 삶에 대해.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의 많은 시간을 불안하고 걱정하는 데 사용한다. 특히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준비 없이 자신의 불안을 마주하게 된 사람들이 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처럼 말하지만 사실 나도 같은 사람이고 마찬가지이다. 특히 집 밖의 자극이 한순간에 줄어든 최근 11개월 동안, 이따금 즐거운 일(주로 TV를 볼 때나,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이 생기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마음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는 불안들이 꿈틀거리는 생생한 기분을 느낀다.


내가 시간을 내어서 하는 활동이 정말 의미가 있는 일일까. 무엇을 공부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까. 내가 너무 잘 아는 나의 부족한 점을 함께 활동하는 누군가가 눈치채면 어쩌지. 지금 내가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세상이 조용하게 느껴지는 잠자기 전, 내가 타이머를 맞추고 노래를 트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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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하주원 작가 역시 나처럼 그리고 보통의 사람들처럼 불안을 느낀다고 한다. 15년 동안 불안과 중독을 연구한 그는 자신의 불안뿐만 아니라 매일 환자들이 나눠주는 불안의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들을 정리해서 하나의 책으로 만들었다.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법>은 불안을 다스리는 법을 차근히 알려준다. 책은 크게 2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1장부터 4장까지, 보통의 일상을 살아가며 불안을 경험하는 사람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불안의 원인부터(1장) 불안이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모습(2장),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불안의 형태(3장), 삶에 적용해볼 수 있는 사소한 해결법(4장)을 이야기한다.


5장부터 9장까지는 보통 사람들보다 조금 더 불안과 가까운 사람들이 겪는 질환별 불안장애에 대해 자세히 각 질환을 1장 분량으로 담았다. 불안장애는 누구에게나 있는 불안이 실생활에까지 지장을 주는 경우를 일컫는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대중에 노출된 공인의 소식으로 자주 접한 공황장애, 사회불안장애, 범불안장애가 이에 해당한다.


보통 불안장애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소개된다. 강박 스펙트럼 장애가 그러했는데, 사소하게 넘겼던 습관도 불안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트라우마 및 PTSD도 불안장애 종류 중 하나로 책에서 소개되며 불안장애에 대한 서술과 더불어 해당 증상을 겪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처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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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기대했던 만큼 위로를 받은 책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불안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있구나. 작가가 매일 환자들을 만나면서 본 경험들이 쌓여 예상하지 못했던 위로를 주었다. 지금 불안을 느끼고 있는 너의 모습이 절대 이상한 게 아니라고. 불안할 만하니까 불안을 느끼는 거라고 말이다.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책 3장에서 일상의 불안을 다룬 부분에서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는 인간관계는 먼 사람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누구나 한 번쯤은 관계에 대한 고민에 빠지는 시간이 있다. 하주원 작가는 그 시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한 문장을 책에 남겼다.

 

 

결과적으로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내 인연 아닐까요? 인연이 그냥 주어진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나한테 소중하다는 걸 받아들인다면 누가 떠날까 봐 두렵고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법> 130쪽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우연과 인연으로 이루어지는 일로 예측할 수 없이 진행된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친구랑 친해질 걸 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이 있을까? 인연의 영역은 우리의 영향권 밖으로 여기고 현재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충실히 하는 것. 그것이 인간관계에 대한 불안을 다스리는 법인 것 같다.


하주원 작가는 이야기한다. "불안하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다." 우리 안의 불안은 개인만 느끼는 특별한 감정이 아닌 누구나 더 잘 살아가기 위해 인식하는 정서이다. 책을 덮고 나니 '나'라는 사람을 내가 가장 먼저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모든 불안을 다스리는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것들보다 '나'를 소중히 여기는 것. 지나간 기억을 되짚으며 걱정을 하지 않는 것.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다는 말처럼 모든 사람은 부족함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누가 먼저 이해하고 받아들이는지가 불안을 슬기롭게 다스릴 수 있는 게 아닐까.

 

 

저 사람은 무엇이 필요할까, 왜 행복할까, 궁금해하다 보면 훌륭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다 똑같다는 것, 그리고 나만 힘들게 살고 있지 않다는 것, 내가 이 세상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법>, 154쪽

 

 

[정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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