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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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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쓴 채 다시 맞이하는 겨울.

 

곧 12월이 온다. 유튜브에는 캐럴 모음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만의 겨울 플레이리스트도 열심히 일할 차례가 왔다.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의 노래로 가득 채워진 나의 플레이리스트, 시간 되시면 한번 들어보실래요?

 

 


자이언티-눈(feat.이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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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티가 직접 작사·작곡한 곡으로, 자이언티와 이문세가 함께 부른 곡이다. 감각적인 트렌디함을 대표하는 자이언티와 아날로그, 아련한 감성을 가진 이문세의 합이 묘하게 어우러진다. 7080 노래를 자주 듣는 부모님과도 같이 들을 수 있는 곡이다. 쓸쓸하면서도 희망적인 느낌이 공존하기 때문에 여러 감정이 떠오르고는 한다.


노래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눈 내린 산장에서 조용히 타오르는 벽난로를 보고 있는 부자(父子)가 떠오른다. 적막할 정도로 고요한 집 안과 눈이 소복소복 내리는 모습만이 비치는 창문. 아늑해 보이는 소파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아버지와 아들.


하지만 내 감상과는 반대로 가사에서는 눈이 내리지 않는다. 눈이 내리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을 뿐이다. 실제로, 어렸을 때 눈이 오길 바랐던 기억에서 시작된 노래라고 한다.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이지만,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는 마음. 눈이라고 썼지만 희망이라고 읽어도 된다는 자이언티.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음 해를 맞이할 때 가장 힘이 되는 노래다.

 

 


 

 

 

혁오- 공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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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를 알게 된 건 유튜브의 자동재생 때문이었다. 뮤직비디오와 함께 음악을 접했는데, 새하얀 눈이 펼쳐진 설원을 끝없이 달리는 혁오의 모습과 오묘한 음악이 어우러져 굉장히 기억에 남았던 곡이었다. 그 뒤로 겨울만 되면 자연스럽게 이 노래가 떠오르곤 한다. 혁오 노래를 즐겨듣게 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공드리’라는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무슨 뜻일까 굉장히 궁금했었다. 알고 보니 혁오의 보컬 오혁이 감명 깊게 본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감독인 ‘미셸 공드리’에서 곡명을 따왔다고 한다. 가사의 내용이 영화의 메시지를 잘 담고 있어 더욱 애정이 가는 곡이다.


She will love

all the above

past and present, fast forward

who will define

whatever they say

we stay the same

eh eh eh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우리는 앞으로 이렇듯 이렇게

 

 

 

 

 

종현 - 따뜻한 겨울 (Our S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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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들어도 아련한 사람. 샤이니의 종현이 2017년 발매한 앨범 '이야기 Op.2'에 수록된 마지막 트랙이다. 오랜 시간 함께한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곡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공감되는 가사가 많다.


우리 솔직해져 볼까 내게 실망한 적 있지?

맞아 나도 너에게 상처받았던 적 있지

따뜻한 겨울에 눈 녹아 사라지듯이

지금은 그것도 다 추억이 돼줬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것도 12월이었다. 부고 소식을 들었을 때는 지금도 생생하다. 사실 전에는 샤이니의 멤버로서만 알았지 종현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하늘의 별이 되어서야 그의 솔로 앨범을 들어보았다. 참 따뜻하고 여린 사람이었다. 그의 변해가는 감성과 노래를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쓸쓸하다.

 

올해도 그를 떠올리며 다시 이 노래를 듣는다.

 

 

 

 

 

Sia - Snow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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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어려운 곡으로 유명한 Sia. 그 이미지가 워낙 강했던 터라, 낮은 목소리로 부르는 이 곡이 더욱 신선하고 좋았다. 오늘 소개한 곡 중에서 가장 캐럴에 가까운 곡이다.

 

하지만 연말 특유의 밝고 흥겨운 파티 분위기는 아니다. 잔잔하지만 묵직하게 진행되는 선율에 독보적인 음색이 어우러져 더욱 특별하다. 녹아 사라지는 것이 두려워 우는 눈사람에게 말하는 가사인데, 곳곳의 표현에서는 재치가 느껴진다.

 

catch로 이어지는 문장이나, 눈사람과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forever라는 단어 등 Sia만의 독보적인 감성이 보인다.


Who will catch your tears

If you can't catch me darling

 

 

 

 

올해 많은 일을 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무심하게 흘러간 시간 속에 한 해의 끝이 성큼 다가왔다. 전례 없던 바이러스로 일상도 감정도 롤러코스터를 탔던 2020년. 모두 마음에 드는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정리하길, 따뜻한 연말을 맞이하길 바래본다.

 

 

 

에디터 최예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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