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찰스 부코스키, '와인으로 얼룩진 단상들' [도서]

글 입력 2020.11.17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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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으로 얼룩진 단상들_표지_도서출판 잔.jpg

 

 

미국 주류 문단의 아웃사이더라고 불리기도 하는 찰스 부코스키, 그가 쓰는 글은 퇴폐적이며 문란하다. 하지만 어떻게 그는 수많은 사람들을 자신의 작품 세계로 끌어들일 수 있었을까. 어떻게 1994년에 사망한 이후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람들에게 거론되며 사랑받을 수 있었을까.

 

대학을 중퇴하고 창고와 공장, 우체국을 거쳐 일하다가, 한 출판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전업으로 글을 쓰게 된 찰스 부코스키. 그는 본격적인 시인 혹은 소설가로 활동하기 전에도 꾸준히 글을 써왔으며, 그가 생전에 쓴 작품들은 그 양이 엄청나 생전에 다 출간되지도 못했다고 한다. ‘애쓰지 마라(Don’t Try)’라는 묘비명을 남기며 생을 마감한 그의 삶, 그리고 그런 삶을 기반으로 한 그의 작품들이 궁금해진다.

 

‘와인으로 얼룩진 단상들’에는 찰스 부코스키가 쓴 단편 소설, 수필 등 다양한 장르의 에세이들이 수록되어 있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표현, 적나라한 생각의 흐름으로 인해 어디까지가 그의 실제 경험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사회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과 함께 그는 글에 대한 자신의 신념 역시 뚜렷하게 드러낸다.

 

‘난 기능적으로 글을 쓴다. 안 그러면 병으로 죽을 것이다. 글쓰기는 간이나 창자처럼 신체 기능의 일부이고 간이나 창자처럼 멋지다.’

 

‘글을 왜 쓰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이다. 글쓰기는 신체 기능의 일부와 같으므로, 몸속의 장기가 기능하기 위해서, 즉 살아있는 몸뚱어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글을 써야 한다는 찰스 부코스키. 오로지 그 만이 사용할 수 있는 독보적인 비유가 아닐까 싶다.

 

찰스 부코스키는 당시 모든 이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진 못했다. 오히려 무시, 외면을 당하고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결코 가벼운 글 만을 쓰는 사람이 아니었음을, 언제나 글에 진심이었음을 이 책을 통해 느꼈다.

 

자신의 신념을 이토록 가감 없이 보여주는 작가는 앞으로도 오랜 시간 우리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

 

찰스 부코스키
 
1920년 8월 16일 독일 안더나흐에서 태어나 세 살 때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건너갔고 로스앤젤레스에서 평생을 살았다. 로스앤젤레스시티컬리지를 2년 만에 중퇴하고 독학으로 작가 훈련을 했다. 로스앤젤레스시립중앙도서관에서 청춘을 보내며 도스토옙스키, 투르게네프, 니체, DH 로렌스, 셀린, EE 커밍스, 파운드, 판테, 사로얀 등의 영향을 받았다. 스물네 살 때 잡지에 첫 단편을 발표한 이후 창고와 공장을 전전하다 우연히 취직한 우체국에서 우편 분류와 배달 직원으로 12년간 일하며 시를 쓴다. 잦은 지각과 결근으로 해고 직전에 있을 때, 전업으로 글을 쓰면 매달 100달러를 지급하겠다는 출판사의 제안을 받아들인 일화는 유명하다.
 
미국 주류 문단의 이단아에서 전 세계 독자들이 열광적으로 추종하는 최고의 작가가 된 찰스 부코스키. 그의 작품은 그의 분신인 주인공 헨리 치나스키가 이끌어 간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한 책이라는 명성만큼 수많은 예술가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평생 60여 권의 소설과 시집, 산문집을 출간했으며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동했다. 미키 루크 주연의 《술고래(Barfly)》(1987)를 비롯하여 그의 작품과 인생을 다룬 10여 편의 영화가 제작되었다. 마지막 장편소설 《펄프》를 완성하고 1994년 3월 9일 캘리포니아주 산페드로에서 백혈병으로 삶을 마감했다. 묘비명은 "애쓰지 마라(Don't Try)."
 
《우체국(Post Office)》(1971), 《팩토텀(Factotum)》(1975), 《여자들(Women)》(1978), 《호밀빵 햄 샌드위치(Ham on Rye)》(1982), 《평범한 광기 이야기(Tales of Ordinary Madness)》(1983), 《할리우드(Hollywood)》(1989), 《펄프(Pulp)》(1994) 등의 작품이 있다.

*
 
와인으로 얼룩진 단상들
- PORTIONS FROM WINE-STAINED NOTEBOOK -


지은이
찰스 부코스키(Charles Bukowski)
 
엮은이
데이비드 스티븐 칼론
(David Stephen Calonne)
 
옮긴이 : 공민희

출판사 : 도서출판 잔

분야
외국에세이

규격
130×195(mm) / 페이퍼백

쪽 수 : 400쪽

발행일
2020년 10월 23일

정가 : 14,800원

ISBN
979-11-90234-10-8 (03840)
 
 
[황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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