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정과 우리 사회를 유쾌하게 그려낸 영화 - 페뷸러스

글 입력 2020.10.16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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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뷸러스'에 나오는 로리는 작가 지망생이다. 그녀는 글 쓰기에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그녀의 회사에서는 글을 잘 쓰는 사람보다 영향력이 있는 사람을 원한다. 그래서 작가를 뽑는 기준으로 '인스타그램 팔로워 2만 명 이상'을 내세우고, 평범한 계정을 운영 중이던 로리는 좌절한다.


로리와 그녀의 룸메이트 엘리는 우연히 인플루언서인 클라라를 마주치게 된다. 클라라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태그 되자 로리는 다음 날 수백 명의 팔로워를 얻게 되고, 클라라와 가까이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 그녀들의 우정의 시작은 이렇다. 한 쪽이 한 쪽에게 무언가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필사적으로 클라라와 같이 유명해지려는 로리의 모습이 나쁘게만 보이지는 않았다. 우습게도 그런 것들이 정말 로리의 꿈과 미래에 중요한 요소였기에 그렇다.

 

 

 

SNS가 중요해진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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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SNS가 개인을 표현하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여러 활동과 취업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개인 SNS를 잘 운영하고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보는 것이다. 지금은 취미가 되었지만, 사실 내가 처음으로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운영을 시작한 것도 소위 말하는 '스펙 쌓기'를 위한 것이었다.


대학 졸업장보다 2만 팔로워가 취업에 필요한 사회. 로리가 처한 상황은 상당히 공감이 간다. SNS를 위해 없는 취미도, 없는 약속도 새로 만들어내야 하고, 팔로워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이 떠올랐다.


걱정되는 것은 자기 자신의 진짜 취향을 지우고 SNS를 위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 자체보다 SNS에 올릴 사진을 찍는 데 급급하고, 정작 그 순간의 소중함을 놓치게 될 위험이 있다. 로리 역시 유명세를 타고 결국 클라라보다도 유명해지게 되지만, 어딘가 달라지고 불편한 삶을 살게 된다.


친구와 애인을 놓치게 되고, 자신의 일상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모든 일상이 SNS와 연결 되자 로리는 뭔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그녀는 클라라가 그랬 듯 자기 마음이 가는 대로 하게 된다.

 

이 두 사람의 유명세, 그리고 한편의 외로움 등을 모두 옆에서 바라본 엘리는 그들이 인기에 집착하고 여성을 상품화 하려는 면을 지적하면서도 그들이 힘들 때는 옆에서 위로를 준다.

 

 

 

달라도 친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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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사람의 우정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그들이 서로 정말 다른 사람인데도 결국 그것을 존중하고, 인정하고, 우정을 이어가려는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나와 성향이 비슷한 사람이랑만 친하게 지내려고 했던 것 같은데,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배우고 변화하는 점도 정말 크다.


아무리 나와 비슷한 사람이어도 세세한 부분까지 따져보면 결국 나와 다르기 마련이고, 눈에 띄는 성격 자체가 나와는 많이 다른 사람도 굉장히 많다.


대학교에 온 후에는 나와 다른 사람과도 충분히 우정을 쌓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생각과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서로 대화해보려 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말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가치관을 탄탄히 쌓아가되, 그것을 너무 고수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화를 통해 상대방과의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하려는 태도 역시 중요하다. 이 모든 건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페뷸러스'에서는 무겁지 않게 우리 사회와 우정을 유쾌하게 잘 그려낸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로리와 엘리, 클라라의 우정이 참 멋있고 부러웠다. 그들은 어린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앞으로도 그 우정을 이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참 성숙한 사람들이다.

 

 


 


페뷸러스
- 2020 어썸 우먼 무비 -
  
 
감독 : 멜라니 샤르본느
 

출연

줄리엣 고셀린

노에미 오파렐

모우니아 자흐잠

 

장르 : 코미디
 
개봉
2020년 11월 05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 1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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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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