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현실과 환상 사이 길잡이, 공중그늘 '연가' [음반]

몽환과 노스탤지어로 향하는 안내자
글 입력 2020.10.02 12:3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연가_cover.jpg

 

 

사람은 누구나 환상을 꿈꾼다. '현실성'이라는 불합리와 불완전성을 극복하기 위해 이상적이고 완전한 환상을 찾는다. 환상은 잠시나마 도피처가 될 수도, 마음속 깊숙이 자리 잡은 꿈이 될 수도 있다. 누구나 자신의 욕망과 이상향을 실현할 장소를 둔다. 그곳이 바로 환상이다.


환상에는 조력자가 필요하다. 스스로 현실을 벗어날 방법은 없기 때문에 팅커벨과 같은 안내자가 필요하다. 시각적 표현물에선 길잡이가 등장한다. 흔히 천사나 요정, 나비와 같은 가볍고 빛나는 존재들이다. 이들은 사람보다 몇 걸음 앞서 나가며 문 앞까지 인도한다. 현실과 이상을 이어주는 매개, 안내자 역할이다.


음악은 미적 경험으로 환상을 안내한다. 현실 속 청자를 부르고, 환상으로 가는 길을 안내한다. 음악은 곡과 앨범을 통해 신비로운 이상향을 구축하고, 그 자체로 안내자이자 환상적 경험이 된다.


공중그늘의 정규 1집 <연가>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있다. 그들이 표현하는 이상향은 투명하면서 신비롭다. 공중그늘은 현실과 환상을 사이에서 청자를 매개하는 안내자 역할을 자처한다. 앨범은 이상을 찾아 과거를 떠난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단체.jpg



밴드 공중그늘의 정규 1집 <연가>가 발매됐다. 싱글 앨범 '파수꾼'과 '선'에 이어 EP <공중그늘>을 통해 사이키델릭, 신스락, 레게 등의 장르를 선보였다. 공중그늘은 이번 앨범을 통해 신디사이저 사운드와 문학적인 가사를 선보여 음악세계를 더욱 단단하게 구축했다. 또한, 싱어송라이터 장필순이 작업에 참여해 새로운 감성의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샐러드스터프가 작업한 앨범커버는 그들의 신비로운 세계를 시각화했다. 이미지에 나타난 푸르고 투명하게 유영하는 해파리는 신비로운 환상이다.


앨범은 환상으로 향하기 위해 출발지점을 설정한다. 첫 트랙 <새 출발>에서는 현실적 공간인 '밤이 없는 도시'를 배경으로 설정하며, 이로부터 달아나 숨고 사라지는 행위를 권유한다. '나를 따라서 믿어 볼래요?'라고 묻는 화자는 신비한 공간을 약속한다. 숨 가쁜 리듬과 신디사운드는마치 빠르게 움직이는 열차 같다. 이와 대조되는 몽환적인 보컬은 '가벼운 마음 단숨에 품고' 출발하자고 말한다.


이어지는 <계절>은 과거가 된 현실을 앞으로의 희망과 비교한다. 현실 속 계절은 순환하며, 흐르는 시간과 반복되는 실망은 결국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남았다. 그 과정에서 꿈은 바래고, 웃음은 헐었다. 하지만 '새 출발'을 통해 단절된 과거의 현실은 '밤이 없는 도시'에서 '다른 밤을 생각하자'로 변화한다. 숨 가쁜 출발은 속도가 줄어 편안한 여정이 되었다. 같은 계절이 돌아왔지만 환상 속에서는 새로운 시간이다. 새로 온 계절은 '어쩔 수 없는 건 원래 없어'라고 말하며 여정에 힘을 더한다.


앨범과 동명의 트랙 <연가>는 레게 리듬과 베이스 리프가 전면으로 등장한다. 보컬은 베이스의 리듬을 따라가며 반복적인 반음계로 움직인다. 연가는 제목답게 '그대'가 등장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랑의 그리움과는 조금 다르다. '망가진 물', '삼켜진 돌', '우두컨한 밤', '남겨진 삶' 등의 과거를 '모두 그대에게 넘겨줄 거야'라고 수없이 반복한다. 부정을 지우기 위해 '그대'에게 넘겨주는 모습이다. 어쩌면 '그대'는 화자에게 과거의 것으로 남겨졌을지도 모른다.


앨범의 특징인 '과거와 현재의 단절'은 계속 이어진다. <타임머신>에서 과거를 회상하기도 하며, <모래>는 쏟아져버린 과거를 후회하며 그리워한다. 과거 시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가사는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의 성질 속에서 나타나는 감정을 그린다. 두 곡의 사운드는 몽환적이고 느긋하게 퍼지며, 따뜻한 코드로 향수를 일으킨다. 후반부로 가며 점층 되는 편곡은 사이키델릭의 세계를 구현한다.


일련의 사이키델릭은 앨범의 중반부를 채운다. <그사이>에서 <숲>까지, 꽤 많은 분량의 사이키델릭은 날카로운 기타가 되기도 하며, 무거운 베이스 리듬이 되기도 한다. 가사는 짧은 호흡으로 추상과 은유로 채워진다. <그사이>에서는 하강적인 진눈깨비, 비탈길 등의 시상을 사용하고, <보보>에서는 고양이와 비둘기로 걸어간다.


앨범의 여정은 <연가 2>로 마무리된다. 짙은 향수를 머금은 사운드와 장필순의 목소리는 앨범이 보여준 환상에 깊이를 더한다. <연가>에서 '모두 그대에게 넘겨줄 거야'라고 되뇌던 가사는 <연가 2>의 '모두 너에게 줄게'로 이어진다. 앨범의 마지막 곡인 <여행>에서는 환상을 향한 지금까지의 여행을 정리한다.


공중그늘의 첫 앨범 <연가>는 과거와 현재 속 환상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투명하고 신비로운 사운드, 빠르고 느림이 교차하는 템포 속는 이상향으로 향한다. 앨범이 이끄는 길에 귀를 기울이면, 환상과 꿈의 세계로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몽환과 노스탤지어가 생각난다면 들어 볼 앨범이다.

  

 

단체5.jpg

 

 

공중그늘 members
경성수, 동수, 이장오, 이철민, 이해인


Producedby 공중그늘


Performed by 공중그늘

Vocals 장필순 〈연가 2 (feat.장필순)〉

Flute 박기훈 〈연가〉


Recorded by 공중그늘

조동익 @ Studio Rainbow 〈연가 2 (feat.장필순)〉


Mixed by 이해인


Mastered by 강승희 @ Sonic Korea Mastering


Album Artwork

Album Cover Graphic by 김을지로

Album Cover, Album Design by SUPERSALADSTUFF


Publishing by POCLANOS

 

 

 

김용준.jpg

 

 



[김용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87870
 
 
 
 

등록번호 : 경기, 아52475   |   E-Mail : artinsight@naver.com
발행인/기사배열책임자 : 박형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형주
Copyright ⓒ 2013-2020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