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는 누구, 여긴 ODG? "You were a kid once" [패션]

글 입력 2020.09.2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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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별의 경험을 나누고 함께 힙합 가사를 쓰는 브랜드 채널이 있다?'

 

기존의 TV 광고를 유튜브로 플랫폼만 전환하는 정도의 온라인 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기업 및 상품 브랜딩이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SNS 마케팅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트렌디하게 전환하는데 성공하는 케이스가 늘어나면서 이제 대부분의 기업들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기존의 셀럽 모델을 캐스팅하기 위해 혈안이 되었었던 TV 광고와 달리 단지 '유명세'가 유튜브 마케팅 성공의 척도는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들이 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뷰티포인트'라는 채널에서 화장품을 부수고 긁어내고 잘라내는 12개의 ASMR 영상으로 50만이 넘는 구독자를 모았다.

 

K푸드 바람몰이에 성공하여 52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쿠캣 코리아'는 1-2분 남짓 되는 요리 레시피 영상으로 시작해, '귀요미 할매' 4명으로 구성된 '가마솥 힙스터즈'라는 하위 채널을 만들어 콘텐츠 다양성을 넓혀가고 있다.

 

각자 유니크한 방식으로 새로운 콘텐츠 생산에 주력하는 가운데 패션 브랜드 유튜브 채널로서 17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ODG’의 유튜브 화법은 주목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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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DG Store 블로그

 

 

'ODG'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여긴 어디, 나는 누구?”라는 밈에서 아이들이 '어디지'를 '오디지'라고 발음하는 것에서 착안한 브랜드명이라고 한다. 어린아이들은 우리와 다른 존재가 아닌 우리의 과거이기에, 불완전했지만 꾸밈이 없었고 세상의 기준과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웠던 자신의 모습이 담겨있다고 말한다.

 

오디지는 감정, 느낌, 리얼리즘, 분위기 등을 영상에 담아내고 이를 유형의 상품으로 연결함으로써 모두를 위한 셀렉트샵이자, 길 잃은 어른들에게 하나의 지표를 제공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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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DG Store 블로그

 

 

 '너는 착한 아이야? 아이들의 대답'

'엄마한테 대들 때 초등학교 전후 차이'

'아빠의 어린 시절을 본 아이들의 반응'

 

ODG는 아동복과 성인복을 모두 판매하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지만 유튜브 페이지에서 제품, 혹은 브랜드 네임이 거의 눈에 띄지 않기에 15분짜리 영상이 끝날 때까지 이것이 브랜드 채널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다수 존재한다. 구매 경로도 더보기란이나 고정 댓글을 통해 소극적으로 이루어질 뿐이다. 이는 오늘날 접근 방식의 편리성이 소비자의 구매로 이어지는 핵심적인 요인은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

 

광고나 브랜드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의 가치 판단을 토대로 제품을 구매하는 '가치소비'와 소비행위를 통해 사회적, 정치적 신념을 표현하는 '미닝아웃'이 이미 MZ 세대들은 소비의 방식으로 자리 잡았고 ODG의 감성적인 유튜브 마케팅은 이들의 반응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출처를 남기지 않는 간접광고에 대한 반감이 끓어오른 현시점에서 "광고하는 느낌이 1도 들지 않는다."라는 후기는 일종의 칭찬이자 브랜드 경쟁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광고임을 명백하게 밝히거나 반대로 광고임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크리에이터의 명확한 자리선정이 호감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유튜브 조회 수를 급격하게 증가시키는 3가지 요소가 있다고 해서 '3B 법칙'이라고 부른다. 바로 Baby(아기), Beauty(미인), Beast(동물)이다. 이 세 가지 요소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관심의 깊이가 눈요기 정도로 굉장히 얕은 경향이 있다.

 

특히 'Baby'에 대해서는 시청자가 부모 세대로 편중되어 있고 이외의 사람들도 그저 귀여움의 대상 정도로 아이들의 이미지를 소비할 뿐이다. 이러한 시선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힙합 가수, K 팝 가수등 1929세대들의 관심을 받는 셀럽들을 활발하게 영상에 등장시킨다. 아이들 앞에서 더욱 진솔하게 털어놓는 이들의 이야기는 젊은 세대의 고민과 상충되는 부분이 많기에 이를 위로하는 과정에서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한 아이가 과거에 내가 되어 상처를 해소하는 위 영상처럼 오디지는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연결하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함으로써, 어른들의 이야기 속에 지워졌던 '어린 시절'을 '우리의 시간'으로 삽입시킨다. 이로써 여전히 남아있는 아이의 모습을 우리 속에서 발견하고 단순히 귀엽거나 싫음의 대상이 아닌 공존해야 할 하나의 인격체로서 아이들을 바라보게 된다.

 

길을 가다 오디지의 옷을 입은 아이들을 보게 된다면 이러한 오디지의 메시지와 아이들이 오버랩되어 '어느 순간 나와 같은 어른이 될', '당시의 우주를 꿈꾸고 있을', '소중한 시절의' 와 같은 키워드로 그들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스토리의 힘이라고 본다.

 

 

"아이가 없는 사람들은 아이에게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대게 콘텐츠에서의 아이들은 ‘귀엽다’ 정도로만 소비되곤 하죠. 하지만 아이가 시끄럽게 떠들면 “아이들은 시끄럽다”, “부모가 통제를 안 한다”라며 등을 돌리는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아이들은 귀엽고, 착해야 콘텐츠로서 사랑받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죠. 그래서 사람들에게 귀여움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가끔은 비합리적이고, 어리석고, 시끄럽지만요. 사실 그것은 당신의 과거였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소중하다는 사실을요."

 

_ODG의 윤성원 대표

 

  

 

 

"대본이 있는 거 아니냐", "스토리를 위해 주작하는 거 아니냐"라며 인위적인 이미지에 대한 의혹을 보내는 이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비판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자녀가 없는 성인이거나 아이들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은 대본 없이도 충분히 소통 가능한 존재들이고 어른들은 예상하지 못한 풍부한 이야기들이 아이들을 통해 쉽게 펼쳐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오디지 영상팀은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고 대책 없이 아이들을 찍으면 매력적인 영상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사전에 인터뷰를 거쳐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파악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위 영상에 출연한 백민서 어린이가 도마뱀의 죽음에 대해서 얘기한 부분은 사전 인터뷰 때 파악한 내용이었다. 어른이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이별인 '남녀 간의 이별'을 뛰어넘은 '동물과의 이별'에 대한 내용은 미리 준비된 대본으로 가둘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이렇듯 딱딱한 논리의 틀이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은 우리에게 예상치 못하게 울림을 선사할 수 있다. ODG는 단지 귀여움 or 시끄러움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만 아이들을 판단한 이들에겐 보이지 않았을 능동적이고 감성적인 면들을 꺼내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이 가진 시선의 간극을 조금씩 좁혀 나가고 있다.

 

 

"You were a kid once"

 

 

'하지만 단순히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에서 머물지 않습니다. ODG의 콘텐츠는 개인을 되돌아보는 깨달음에서 더 나아가 미성숙한 아이들을 '나의 과거'로서 존중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ODG는 이미지를 인위적으로 가공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을 담습니다.' _ODG

 

 

 

정다경.jpg

 

 



[정다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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