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점들이 모여 형태를 상징하다. [문화 공간]

환기 미술관을 다녀오다.
글 입력 2020.09.19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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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10시 반,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매력적인 부암동의 환기 미술관에 다녀왔다. 평소 김환기 화백의 작품을 좋아하는 터라 자주 그곳에 오갔지만, 코로나로 인해 꽤 오랫동안 찾아가지 못하다 재개관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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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방문한 그곳은 여전히 좋았다.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는 물론 그리 많지 않은 사람과 살랑거리는 바람이 함께 하더라. 주말 아침이라 더욱 그런지 모르겠지만, 미술관을 찾아가는 길도, 실내도 크게 북적거리지 않았다.

 

현재 환기 미술관에서는 본관과 달관, 별관 2층에서 김환기 연구기획전 <수화시학>, 특별기획전 <김환기, 성심>, <프리환기 2020 선정작 특별기획전_한광우>까지 총 3개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다행히도, 모든 전시는 별도의 구매 없이 통합권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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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 1~3층에서 열리는 <수화시학>은 김환기의 예술 세계를 ‘시문학’의 이론에서 재해석해보려는 시도로 기획된 전시다. 실제 김환기 화백은 그림 외에 글에도 조예가 깊었고, 전시의 이름이기도 한 ‘수화’는 그의 필명이었다.

 

개인적으로, <수화시학>은 환기 미술관에서 관람한 전시 중 가장 좋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인상 깊었다. 작가의 다양한 드로잉 작업은 물론, 곳곳에 배치된 (그가 직접 쓴) 시들, 점에서 출발해 견고한 형태를 이루는 압도적인 작품들까지, 전시가 하나의 흐름을 잘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이며 관람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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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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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 and Sound(Ⅱ)10-Ⅹ-73 #322)

 

 

‘음악, 문학, 무용, 연극 모두 사람을 울리는데 미술은 그렇지가 않다. 미술은 못할 것인가.’라는 김환기 화백의 실제 말처럼, 전시장에는 시각은 물론 청각, 공감각 등 다양한 감각을 이용해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았다.

 

특히, 봄이 오는 소리를 표현한 <사운즈 오브 스프링>과 <에어 앤 사운드> 2점은 맞닥뜨린 그 순간에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울림과 파동을 시각화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놀랍고 경이롭기까지 했다.

 

환기 블루라는 말이 있을 만큼, 푸른 빛을 띠는 다채로운 작품들도 많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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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

 

 

달관 수향산방에서는 <김환기, 성심>이라는 이름의 특별기획전이 진행되고 있었다. 위 전시에서는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으로 시작된 하트 도상을 중심으로 김환기와 김향안,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간 삶의 장면과 기록이 투영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었다.

 

특히, 이곳에서는 1950년대부터 화백이 작고한 해인 1974년까지 그의 작품에 꾸준히 등장하는 ‘하트’ 도상에 관한 이야기는 물론 김환기와 김향안이 주고받은 편지는 물론, 김환기의 뉴욕 스튜디오와 물품들까지 접할 수 있었다.

 

추상미술이라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은 예술이라 생각했었는데, 그의 조형 작품들은 물론 시와 글들이 함께한 이번 전시를 통해 평소보다 작품을 이해하고 세계를 바라보는 데 쉬운 느낌을 받았다. 가까운 거리에서 작품을 바라보고 보다 직접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더욱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많지 않은 사람과 조용한 곳에 위치한 환기 미술관에서 ‘오롯이’ 김환기 화백의 작품을 즐길 수 있다는 건 꽤 큰 기쁨인 듯하다. 실제 이번 전시를 관람하면서도 뭔가 모를 경외감과 놀라움, 잔잔히 느껴지는 평안까지 여러 감정을 느끼기도 했고. 조만간 한 번 더 찾아가 전시를 관람하고 싶을 만큼 마음에 깊이 다가온 이번 기획전이기에, 많은 분이 방문하시길 추천해드린다.

 

 



[김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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