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 국내 액션 영화의 새로운 레퍼런스 [영화]

글 입력 2020.08.2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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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청부업자 인남(황정민)은 마지막 일을 마치고 파라다이스와 같은 섬 파나마로 떠날 준비를 한다. 인남의 마지막 일은 일본인 야쿠자를 살해하는 것. 야쿠자의 둘도 없는 동생 레이(이정재)는 모든 것이 인남의 소행임을 알고 그를 찾아 나선다.

 

그러던 중 인남은 옛 연인 영주(최희서)의 시신이 태국에서 발견되어 이송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한국으로 귀국한다. 영주의 딸 유민(박소이)의 존재를 알게 된 인남은 유민을 찾기 위해 태국으로 떠난다. 태국에서 만난 트렌스젠더 유이(박정민)는 인남을 도와 유민을 함께 찾는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적은 대사와 많은 액션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사실 대사가 적다는 사실을 영화가 끝난 후에야 알았다. 그만큼 대사 이외의 요소들로도 영화 전개가 충분히 가능했다는 것이다. 액션 영화는 표면적인 갈등 뒤에 깊은 속사정이나 지울 수 없는 과거 같은 것이 있기 마련인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구구절절한 사연을 뒤로하고 인물들이 맞닥뜨린 상황을 묘사하는 것에 최우선을 두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영상과 촬영에 있어 국내 액션 영화의 대표적인 래퍼런스가 되리라 생각한다. <기생충>, <곡성>, <설국열차> 등 많은 작품을 찍었던 홍경표 촬영감독의 노하우가 잔뜩 묻어있는 이 작품은 두 주인공 사이의 긴장과 상황의 긴박함을 오로지 촬영 기법만으로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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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남과 레이가 격투를 벌이다 철창을 사이로 서로를 바라보는 장면은 단연 이 영화의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액션의 쾌감을 전달하기 위해 작정하고 시작했다’는 홍경표 감독. 스톱모션 기법을 적용했다는 액션 신들은 긴박한 상황 속에 관객이 완전히 빠져들게 한다.


극 중 레이역을 맡은 배우 이정재는 그가 찍었던 기존의 액션 영화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레이라는 인물의 잔혹함과 광기 어린 복수심을 표현하는 이정재는 영화의 후반부에선 등장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해질 만큼 공포스러웠다.

 

기존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연기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 이정재.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보고 그의 다음 연기가 더욱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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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관객들이 입을 모아 열광하는 캐릭터는 배우 박정민이 연기한 유이다.

 

트렌스젠더 캐릭터 유이는 자칫 진지하기만 할 수 있었던 이 영화에 적절히 어우러져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네일아트와 콧소리,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적당히 자라난 수염까지. 유이가 주는 여운은 꽤나 짙다. 영화가 끝났음에도 자꾸만 기억하게 되는 그 특유의 몸짓과 말투는 수많은 관객이 입을 모아 열광할만하다.


배우 박정민의 놀라운 캐릭터 소화력은 <동주>와 <그것만이 내 세상>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었다. 이번 영화에서 발견한 그의 새로운 모습은 배우가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을 때 이를 통해 관객이 얼마나 즐거울 수 있는지를 직접 경험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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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영화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예측 가능한 결말과 황정민의 눈물 그리고 부성애. 그러나 이런 요소들은 한국 영화가 성공하기 위한 안정적인 장치들이 된 지 오래였기 때문에 영화 감상에 큰 방해가 되진 않았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흥행이 국내 액션 영화의 거대한 물줄기를 바꿔 놓을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국내 액션 영화는 일대 다수의 패싸움, 권력을 위한 배신과 이로 인한 갈등이 다수였다.

 

이제 액션 영화는 스토리보다 박진감 넘치는 촬영과 영상이 더욱 중요해지는 장르가 될지도 모른다. 관객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이런 액션영화가 앞으로도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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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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