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한국 대안영상예술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 제20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 [영화]

한국 대안영상예술 어디까지 왔나
글 입력 2020.08.12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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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마프 2020, ‘한국 대안영상예술 어디까지 왔나’


 

매년 8월이면 국내 유일 뉴미디어아트 대안영화축제인 네마프(NEMAF)가 우리 곁을 찾아온다. 올해는 이전과는 색다른 점이 있다면, 20주년을 맞이했다는 점과 새로운 이름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는 점이다.

 
즉, 네마프(NEMAF)는 2001년을 시작으로 하여 2020년인 지금까지 이어져 왔고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다는 점과 기존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을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로 새롭게 바꾼 점이 그것이다. 개인적으로 페스티벌의 이름을 뉴미디어에서 대안영상예술로 변경한 것은 네마프가 추구하는 바를 강조하고자 함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동안 네마프는 인권, 젠더, 예술을 합한 대안영상예술의 세 가지 감수성을 기치로 걸고 국내 대안영상예술의 기반을 다져왔다. 개인적으로는 대안영상예술이라는 장르는 아직 나에게는 생소한데 그럼에도 네마프 2020에 호기심을 가지게 된 것은 대안영상으로 사회 전반에 숨어있는 소수의 목소리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였다.
 
네마프는 매년 올해의 주제를 선정한다. 올해는 ‘한국 대안영상예술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삼았다. 이것을 주제로 한 의미는 서로에 대한 혐오발언이 일상화되고 있는 지금, 약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국에서 창작되어 온 인권, 이주, 민족, 인종, 성차, 학력, 지역, 계급 등에 관해서 대안적 내용과 형식을 제안해왔던 대안영상예술 작품들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20년을 새롭게 모색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검은 질주>를 다시 소환하다.


 

▲ Nemaf 2020 Trailer by RYU Biho

 

 

올해 네마프 2020의 공식 포스터와 트레일러는 유비호(RYU Biho) 작가의 <검은 질주(2000)> 작품이다. <검은 질주>를 제작한 유비호 작가는 네마프가 시작되었을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미디어아트 영상예술 활동을 펼쳐온 작가라고 한다. 특히, 이번 포스터와 트레일러의 작업을 또한 직접 맡았다고 한다.

 
<검은 질주>에 대해서 보면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었다. <검은 질주>는 2000년도에 제작된 작품인데 2020년에 관객에게 보여준다는 점이었다. 이 작품을 지금 시점에서 가져온 이유는 무엇이고 작가의 의도는 무엇일까 궁금했다. 이것은 작가의 말에서 알 수 있었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2020년에 인류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전환의 시점에 놓여있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는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지금까지 인류가 관성적으로 행해 왔던 인간의 모든 보편적 사회적 활동과는 완전히 다른 방법, 다른 길로 가야하는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이다."
 
 
그렇다면, 작가는 자신의 대표 작업인 <검은 질주>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30초가량으로 구성된 트레일러에는 건물 옥상에서 물풀공을 치는 골프행위가 첫 장면으로 등장한다. 이 장면은 작가가 물풀공 안에는 사람들에게 현실세계를 벗어나기 위한 작가의 상상 매뉴얼이 적힌 메모지를 넣은 것으로 그것을 옥상에서 골프 행위로 날려 보내는 퍼포먼스라고 한다.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장면은 어떠한 검은 존재들이 제자리걸음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과 검은 눈동자에 날카로운 인상을 지니고 철망 같은 것에 얼굴을 가까이한 인물이 등장한다.
 
트레일러를 보고 개인적으로는 제자리 걸음으로 발빠르게 움직이는 검은 존재는 급속하게 변화하는 사회의 모습을 상징함과 동시에 표정을 알 수 없는 모습과 팔과 다리가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에서는 이러한 사회에서 발맞추어 따라가야 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처음 보았을 때는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검은 눈동자를 가진 인물은 공상과학을 떠올리게도 했으며, 철망에 얼굴이 짓눌린 듯한 모습은 억압된 느낌과 혐오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마지막 장면은 손거울을 통해 햇빛을 반사시키는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끝이 난다. 작가는 트레일러 마지막 장면에 대해 언급했다. 즉, 절대적 질서와 권위를 상징하는 태양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아이가 가지고 있는 손거울은 개인의 목소리와 존재를 나타낸다고 보았다. 어린아이가 빛을 비추는 행위를 엔딩장면에 배치하면서 불안하고 억압된 현재가 있더라도 우리의 미래를 부정적인 전망으로 바라보기 보다 희망과 긍정적으로 바라보자는 마음을 담아낸 것이다.
 

 

 

트린 T. 민하(Trinh T. Minh-ha) 감독의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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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린 T. 민하(Trinh T. Minh-ha) 감독

 

 

매년 네마프는 ‘작가 회고전’을 통해서 대안영화영상예술 분야의 거장들을 소개해왔다. 올해 소개되는 거장은 트린 T. 민하(Trinh T. Minh-ha) 감독이다. 트린 T. 민하 감독은 베트남계 미국인으로 영화감독이자 작가이며,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교 수사학·여성학 교수로 활동하는 감독이다.

 

감독의 작품을 살펴보면 베트남과 제 3세계 국가를 카메라에 담아 주체성과 여성주의에 대한 담론,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넘나드는 자신만의 실험적인 영상세계를 볼 수 있는데 이번 네마프에서도 감독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네마프 2020에서 선보이는 감독의 작품은 총 10편으로 <재집합(1982)>, <그녀 이름은 베트남(1989)>, <4차원(2001)>, <벌거벗은 공간: 지속되는 삶(1985)>, <밤의 여로(2004)>, <베트남 잊기(2015)>등이다. 감독의 데뷔 작품에서 부터 최근 작품까지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자리로 감독의 예술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더욱 밀도 있게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니 놓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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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

- 네마프(NeMaf) 2020 -

 

 

일자 : 2020.08.20 ~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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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프로그램은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
홈페이지 참고


장소
메가박스 홍대
서울아트시네마
탈영역우정국
미디어극장 아이공
신촌문화발전소


티켓가격

상영 1회권 7,000원
상영 5회권 30,000원
상영 10회권 50,000원
미디어아트포럼 통합 1일권 7,000원


주최
(사)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마포구, 서대문구
영화진흥위원회
주한체코문화원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서울아트시네마

 

 

[정윤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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