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정동진으로의 여행 [여행]

글 입력 2020.08.1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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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선지는 정동진이었다.

 

내가 아주 어릴 때 딱 한 번 갔었던 여행지. 어제오늘 나는 정동진을 고등학교 친구들과 다녀왔다. 이번에는 그 경험에 대해 기쁜 마음으로 써 보려 한다.

 

개인적인 경험에 대한 글이기 때문에 어떻게 이야기가 흘러갈지 본인도 잘 모르는 바이다. 하지만 시각적으로 굉장히 풍부한 여행이었다는 것, 할 이야기가 많이 떠오른 여행이었다는 것은 확언할 수 있다.

 

여행은 1박 2일, 고등학교 3학년 5반 친구들 3명 소, 민, 희와 함께 했다(김도 있었지만 시험 준비 때문에 안타깝게도 오지 못하였다). 우리는 고등학교 때의 동네에 계속 살고 있는, 소위 동네 친구들이다. 하지만 기차를 타고 굳이 정동진에 바다를 보러 왔다.

 

처음에는 우리가 서로 가까이 삶에도 불구하고 멀리까지 가는 것이 엽기적인 일 아닐까 하였지만, 가는 길부터 돌아오는 길까지의 순간들은 꽤 특별한 것들이었다. 가는 기차에서 김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언제 국외 여행을 갈 수 있을까, 갈 수 있게 되더라도 우리가 시간이 있을까, 취업은 언제 할까 등 굉장히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소가 가는 길에 말하였다. "우리가 이런 여행을 언제 또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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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역에 도착하였다.

 

 

내리자마자 감각에 확 들어온 것은 바다 내음이었다. 역은 바로 해안가 앞에 있었고, 바다가 정면에 보였다. 그리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느낀 것이지만 정동진이라는 마을을 어릴 때 와서 그런지, 훨씬 작은 느낌이었다. 흐리지만 비는 조금만 오는, 꽤 시원하고 괜찮은 날씨에 감탄하며 우리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정동진의 주소는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 해안 도시라기보다는 해안가의 작은 마을이다. 건물들은 대부분 옛날 건물들이고, 관광상품들도 2000년대 초반의 스타일에 머물러 있다. 하다못해 숙소 또한 우리가 학창 시절에 갔었던 수련회의 느낌이 났다.

 

학창 시절에서 시간이 멈춘 것만 같은 곳에서 어른이 된 우리는 고등학교 때와 현재의 이야기가 혼재된 추억을 쌓았다. 맛있는 것을 먹고 바다를 원 없이 보며, 밤새 이야기를 하는 기억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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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한차례 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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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는 감긴 후 무너진다

 

 

이번 정동진 여행을 하며 바다에 대해 꼭 언급을 하고 싶었다. 기차역을 도착하자마자 정면에 보이는 바다를 보고 '멀리까지 오길 너무 잘했다.'라는 생각이 즉각적으로 들었으니 말이다.

 

그 후에도 이 바다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제주도, 양양, 강릉 등 국내의 예쁜 바다들을 보았지만, 정동진의 바다는 나머지와 다른 느낌을 주었다. 장마철로 인해 바닷물이 불어서 그런지, 파도가 굉장히 높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 동시에 파도가 끊임없이 몰아쳐 무서움도 느껴졌다.

 

바다마을에 왔으니, 회를 잔뜩 먹고 암묵적 필수 코스인 레일바이크를 탔다. 그 후 모두 바다 가까이 가는 것에 동의하였다. 그만큼 매력적이고 멀리서 보기에는 아까운 바다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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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에 떠내려 가기 직전

 

 

우린 바다를 대하는 태도가 꽤 비슷하였다. 샌들을 벗고 파도를 맞이하기 위해 한껏 가까이 다가갔다. 레일바이크를 타며 멀리서 바라봤던 바다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더 실감 나고 웅장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맑은 바닷물이 한껏 둥글게 말리고 부서지며, 또다시 말리는 것을 한참 동안 바라보게 되었다. 이렇게 파도가 뚜렷하고 큰 경우를 거의 본 적 없었기에, 마치 인어공주가 나올 것 같은 착각과 함께 경외심에 휩싸였다. 바다에 가까이 있는 시간이 이틀 합쳐서 3시간 정도 되었던 것 같다. 그 정도로 정동진의 바다는 매력적이었다.

 

파도는 일정하게 몰아치고 있었고, 더 가까이 다가가니 바닷물이 예상 가능한 범위를 넘어 무릎 훨씬 위까지 올라왔다. 소의 바지는 모두 젖었고, 우리의 소지품들은 바다에 모두 떠내려갈 뻔하였다(안전요원 자리까지 바닷물이 올라와 그분은 핸드폰을 바다에 빠뜨리셨다). 식겁하여 안전한 곳으로 짐을 모두 옮기고 다시 홀린 듯이 바다에서 놀았다.

 

그렇게 여행을 가 있는 이틀 동안 우리는 바닷물이 들이치는 것을 감상하기도, 다리를 꽤 강한 물살에 맡기기도, 조개와 바다 유리를 주우면서 산책하기도 하며 바다를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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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기차를 기다림

 

 

뭔가 특별한 것은 없었던 여행이었다. 서울에서도 충분히 오랜만에 만나 할 수 있는 대화들, 똑같은 친구들. 하지만 공간적 배경이 우리에게 꽤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일단 '여행'이라는 이벤트 자체가 우리를 한곳에 모았다. 우리는 대화할 수 있는 온전한 하룻밤과 아늑한 방이 있었기에 서로 이야기꽃을 끊임없이 피웠다. 그리고, 바다에서 모두 파도를 응시하거나 조개를 주우며 아무 생각 없이 이완되어 있었다.

 

요즘 들어 행복한 경험을 하고 있을 때에 현재에 충실하자는 마음으로, 온 감각을 사용해 그것을 내 기억에 새긴다. 정동진은 기억에 새길 것들이 특히 많은 곳이었다. 5년이 지나도 서로 잘 맞아 함께 있는 5명, 다음에는 김도 함께 와 이완된 경험을 같이 하길 바랄 따름이다.

 

 

소가 돌아가는 길에 말하였다. "우리 이런 여행 꼭 또 오자."

 

 



[노지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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