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View] 아날로그를 구현하는 디지털리스트, 예빛의 음악 Part1

글 입력 2020.08.02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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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이 예술을 발견하는 방법



글 - 작곡가 오상훈(Dike)

  
 
한 시대가 지나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면 사회에서 통용되는 문화의 형태는 조금씩 모습을 바꾸기 마련이다. 그리고 새로운 문명을 빠르든 늦든 따라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형태를 주도해서 만들어나가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21세기를 맞이하고 디지털이 날로 발전하는 새로운 시대로의 변화에 예술은 얼마나 따라가고 있을까? 아날로그함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분야라고는 해도 디지털과 꽤 많은 부분들이 결합되어 가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단순히 음악을 듣는 방식뿐만이 아니라 음악가를 보는 방식, 공연을 관람하는 방식도 조금씩 다양해지고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변화들에 잘 반응하는 건 역시 어릴수록 빠른 법이다. (일단 난 안돼.... 후...) 그런 의미에서 가장 잘 반응하고 있는 아티스트 한 명을 만나고 왔다. 작곡가가 만나는 인디 아티스트들의 이야기, <인디 View>. 스물일곱 번째 주인공인 예빛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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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A. 예빛 : 안녕하세요. 저는 유튜브에서 커버곡과 자작곡을 업로드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예빛’입니다.
 
 
Q. 최근엔 음원도 연달아 내셨고 공연도 활발하게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점점 유튜브를 벗어나 많은 곳에서 예빛님을 접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은데 근황을 알려주세요.
 
A. 예빛 : 제가 7월 말에 앨범이 나올 예정이라 그 앨범 준비로 조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이 일정에 맞춰서 공연도 준비하고 있어서 앨범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하루를 살아가고 있어요.
 
 
Q. 예빛님이 그동안 어떤 삶은 살아온 사람일지 너무 궁금해요. 음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부터 어떻게 지금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알려주세요.
 
A. 예빛 : 제가 음악을 시작하게 된 건 오래 전의 일이에요. 5살 때 어린이날에 야외공연 같은 걸 보러 갔었는데 거기서 두 손을 꼭 잡고 노래를 하고 있는 언니가 멋져 보였어요. 아직도 그 언니가 빨간 옷을 입고 있던 게 기억이 나요. 그래서 어머니에게 노래를 하고 싶다고 얘기를 했고 그때부터 성악을 공부하러 다녔어요. 제가 친오빠가 한 명 있었는데...(Dike : ??!?!) 앗, 있었는 데가 아니라 있어요. 지금도 있는데요.(웃음) 큰일 날 뻔했다.
 
Dike : 가족이 사라질 뻔했어요.(웃음)
 
예빛 : 별로 안 친해서.(장난) 친오빠와 같이 노래 공부를 하러 매주 다녔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동요와 이태리 가곡을 배웠어요. 방학 때는 제가 지역대회를 휩쓸 정도로 동요를 잘 불렀어요.
 
실용음악을 하게 된 계기는 중학교에 올라가면서부터에요. TV에 나오는 연예인들과 가수들을 보면서 나는 왜 동요를 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부모님에게 실용음악을 하고 싶다고 얘기했고 부모님도 알아서 하라고 하셨어요.(웃음) 동네에 있는 실용음악 학원들 직접 다 서치를 해서 제일 가까운 곳으로 선택을 해서 다녔어요. 2년 정도를 다녔어요. 김나영님이나 윤하님 같은 발라드나 R&B 스타일의 음악을 했었어요.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오디션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어요. 솔로 가수가 되고 싶어서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을 찾아다녔는데 좋은 성과는 없었어요. 그때는 춤도 못 췄었고 노래도 지금보다는 부족했거든요. 그러다가 오디션을 보면서 연예계 쪽으로 나가려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생님을 찾아가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예고에 가보라는 조언을 들었어요. 솔직히 겁이 나긴 했어요. 연예계 쪽을 희망하기엔 제가 아직 끼가 없는 것 같았고 하지만 사람들 앞에 서고 싶었어요. 그런 충돌이 있었는데 일단은 음악 공부를 더 해보자는 생각에 예고 진학을 결심하게 됐어요. 한림예고 입시를 준비하는 동안 몸이 아픈 시기가 있었어요. 그래서 시험도 반은 포기한 상태로 들어갔는데 예비 4번을 받았어요. 고등학교도 예비가 나오는지 몰랐어요. 다행히 딱 저까지 합격을 했어요. 지금도 친한 친구가 그때 예비 3번이어서 만약 그때 예비를 못 받았다면 지금 음악을 하지 않고 있을 거라는 얘기를 같이 많이 하곤 해요.
 
고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제가 성대가 약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어느 날 갑자기 목소리가 안 나오고 쇳소리만 나는 날이 있었어요. 일주일 동안 그랬는데 무슨 일인가 했더니 성대결절이 왔었어요. 겨울이 되면 건조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아예 목소리가 안 나오고 자주 그러니까 이건 창법을 바꿔서 될 문제가 아니고 편하게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장르를 바꿔야겠더라고요. 그때까지는 기타를 잘 치진 않았는데 가장 도움이 많이 돼주신 선생님이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할 때 가장 어울린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났어요. 그래서 결절로 노래를 못하던 시기에 기타를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1년 넘게 기타에만 집중했어요. 10cm 나 볼 빨간 사춘기, IU님 등의 노래를 기타를 치면서 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그 전보다 폭발적으로 더 좋더라고요. 이게 내 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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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저의 친한 친구 중에 ‘윤아’라는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는 학교를 작곡으로 들어온 친구였고 기타를 치는 친구였는데 옆에서 보면서 너무 멋있고 기타도 잘 치는 거예요. 저도 윤아처럼 내 곡을 만들고 싶은데 막연하더라고요. 그러다가 키우던 고양이가 하늘나라에 가게 돼서 너무 우울한 마음에 아무 생각 없이 기타를 잡았고 곡이 갑자기 술술 써졌어요. 아직도 그 날이 생각나는데 뭔가 신들린 사람처럼 펜을 잡고 7시간 동안 가사만 썼어요. 지금은 다시 하라고 해도 못할 상황이에요.(웃음) 울다가 웃다가 고양이 사진을 보다가 친구랑 전화하다가 가사를 적고 기타를 치고 멜로디를 입히고 녹음을 하고, 결국엔 사운드 클라우드를 시작하게 됐어요. 그 고양이 노래를 들으면 예전엔 눈물이 많이 났었는데 지금은 작곡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떠나서 고마운 마음이 있어요.
 
사운드 클라우드를 시작하게 되면서 검정치마를 알게 됐어요. 검정치마의 노래를 들으면 그 곡과 유사한 곡들을 알고리즘이 추천을 해주잖아요. 그런 곡들이 저의 색을 만들어줬어요. 저의 스펙트럼이 뚜렷하게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Dike : 역시 21세기... 인공지능이 사람의 색채를 만들어주는 시대가 실현됐네요.
 
예빛 : (웃음) 근데 진짜인 것 같아요. 뭔가, 음, 신기하네요. 저는 다른 인디 아티스트 분들과 다른 것 같은 게 모두가 그렇진 않겠지만 제 주변의 아티스트 분들만 보더라도 책 읽는 걸 좋아하고 자연을 좋아하더라고요. 근데 저는 반대거든요. 책보다는 미디어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텍스트보다는 주로 영상이나 영화에서 감명을 많이 받아요. 눈으로 보이는 것들에 제 생각을 투영해서 가사로 바꾸는 방식이에요.
 
사운드 클라우드를 꾸준히 하다가 저를 소개하는 매개체가 mp3 파일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 유튜브 영상과 함께 보여주면 제 모습도 보여주고 목소리도 들려줄 수 있으니까 유튜브를 정말 큰마음을 먹고 올리게 된 게 고3 때였어요. 입시도 병행하면서 ‘에라, 모르겠다’하고 올리고 나 몰라라 했어요. 많은 조회수를 바란 건 아니고 저만의 저장소?! 하드디스크 같은 느낌으로 사용했어요. 그런데 한두 명씩 찾아주시고 열 명이 찾아오고 그러다 구독자가 생기기 시작한 거예요. 띄엄띄엄 몇 개월 간격으로 올리곤 했어요. 그때 영상을 올리지 않았다면 지금 유튜브를 시작할 때 어려웠을 것 같아요. 그때의 결심을 한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입시 준비를 하면서 유튜브와 사운드 클라우드를 잠깐 쉬었어요. 저는 대학을 가고자 하는 마음에 없었는데 부모님의 반대로 등 떠밀려서 입시를 했어요. 보통은 학원을 다니고 입시 전략을 짜곤 하는데 저는 방 안에서 하던 것을 그대로 입시장에 들고 갔어요. 수시 때 6곳의 학교를 지원했는데 처음 시험을 본 몇 개의 학교는 너무 떨려서 아예 노래를 못 부르고 나왔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서울예대 시험을 봤는데 노래만 부르고 나오고 교수님들에게 질문도 못 받았는데 운 좋게 붙었어요. 뭔가 다른 학생들보다는 날 것 그대로여서 메리트가 있었나 생각해보고 있어요. 대학에 가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저 사람은 저렇게 노래를 하는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던 사람이 영흠 오빠와 최진솔이라는 친구예요. 두 사람을 보면서 나도 내 색을 뚜렷하게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동기들을 보면서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뭔가 그때부터 듣는 음악의 색이 다양해진 것 같아요. 친구들과 음악 얘기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부모님한테 감사하고 있어요.(웃음) 유튜브를 꾸준히 올리게 된 것도 진솔이를 보면서 자극을 받고 열심히 하게 됐어요. 그리고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할 수 있는 게 집에서 노래하는 것 밖에 없어서 더 열심히 유튜브를 업로드하게 됐어요.
 
Dike : 그럼 결론은 코로나가 만든 가수가 되나요?(농담)
 
예빛 : 진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웃음)
 


예빛의 시작을 알린 [바람]
 
 
Q. 첫 음원은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실용음악과 작품집 앨범으로 발매된 [바람]이에요. 그리고 그게 불과 작년 2월이고요.(웃음) 이 곡은 어떻게 나온 곡인지, 그리고 발표가 되는 과정까지 중에 있었던 일들 중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해요.     
 
A. 예빛 : 앨범을 제작한다고 했을 때 엄청 겁을 먹었어요. 그 당시엔 [기다림]이라는 고양이 곡을 쓴 지 불과 한 달 사이에 앨범을 낸다는 생각에 지레 겁을 먹고 과정에 투입이 됐어요. 선생님이 밴드로 곡을 써보라고 하셔서 막막했어요. 그때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검정치마와 새소년, 오아시스 같은 밴드의 음악을 많이 들으면서 생각 정리도 하고 곡 정리도 했어요. 물론 저의 음악의 색과 거리는 멀지만.(웃음) 당시에 학교에 제대로 된 장비가 없었고 대부분 가상악기로 만들어져서 미흡한 느낌이 있어서 좀 아쉬워요. 노래도 사실 좀 아쉬운 게 제가 겁을 먹었다고 했잖아요. 가이드 녹음을 해놓고 앨범을 내기가 너무 싫어서 본 녹음을 하자고 선생님이 부르셨는데 제가 학교를 안 나갔어요. 그런데 그 가이드 상태로 앨범이 발매가 된 거예요. 그래서 다른 분들이 곡이 좋다고 얘기해주셔도 마음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늘 있어요.
 
 
Q.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서 예전과 다르게 어린 친구들에게도 음악을 배울 교육의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정착되는 과정에 있어요. 대표적인 예가 예빛님과 같이 고등학교 때 실용음악을 전공하는 방법이고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는 그런 방면으로 대명사 같은 학교가 됐어요. 제가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환경이거든요. 고등학교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건 어땠나요?
 
A. 예빛 : 고등학교를 딱 들어갔을 때 느낀 감정은 미니 사회 같은 느낌이었어요. 뭔가를 알려주긴 하는데 너희가 알아서 하라는 느낌이 더 강했었고 아이돌을 양성하는데 더 집중이 된 학교여서 알게 모르게 차별이 조금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은 제가 등록금을 내고 학교를 다니지만...
 
Dike : 고등학교가 등록금이 있어요?! (이제 기억이 나지 않는 나이다)
 
예빛 : 학비요!
 
찰리파크 : 비싸요. 교복이 거의 100만 원일 걸요.
 
예빛 : 그런데 실제로 입을 수 있는 건 거의 없어요. 겨울 코트가 부직포 재질이어서 걸을 때 이상하게 걷게 되거든요. 근데 그걸 의무로 꼭 사야 해요. 코드가 15만 원? 하복도 따로 사야 하고요.
 
찰리파크 : 그래서 총 100만 원 정도가 나올 거예요. 그리고 학교를 다녔을 시기가 학교에 이슈가 좀 있었던 시기였잖아요.
 
Dike : 어떤 이슈가 있었지?
 
찰리파크 & 예빛 : 횡령과 연예인 특혜 관련 논란이 있었어요.
 
Dike : .....(심각) 저는 광명의 진성고등학교를 다녔었는데 그때 종이비행기를 날리기도 했었거든요. 비슷한 일들이 생각이 나서 남일 같지가 않네요.
 
예빛 : 학교에서 저처럼 아이돌 쪽을 지망하는 게 아닌 학생들은 반강제적으로 연기 수업이나 춤 수업을 들었어야 해서 학교를 안 나갔었어요. 본의 아니게 반항적인 학생이 되었어요. 그런 친구들이 많았어요. 친구들끼리 서로 의지하면서 학교를 다녔어요. 졸업을 하고 나서 생각이 드는 건 어른들이 좀 무책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요. 선생님들이 얘기하는 건 내신 관리 잘하고 출석 관리 잘해야 대학을 간다는 거였는데 학교에 대학을 보내는 커리큘럼이 학교에 없었어요. 그래서 다들 외부 레슨은 받으러 다니고 학교에 전공 실기라는 시간이 있긴 하지만 그때조차 애들은 학교에 있을 이유가 없던 거였죠. 출강을 오는 젊은 선생님들이 오히려 학교에 나오지 말고 외부로 레슨을 받으러 다니라고 권할 정도였어요.
 
찰리파크 : 그나마 장점이 그거인 것 같아요. 저도 느낀 거지만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을 고등학교 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메리트고 그 외에는 사실 일반고를 나와도 상관없을 것 같아요.
 
Dike : 인맥형성이 메리트라, 정말 대한민국이 맞긴 하네요. 정말 생각하게 만드는 얘기들인 것 같아요. 저와 같이 그 전 세대들이나 지방 출신들은 전혀 겪지 못하는 일이니까요. 저는 충남 사람이거든요. 여러 가지 방면에서 생각할 부분이 많은 일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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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9회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했어요. 그래서 컴필레이션 앨범으로 [늦여름]도 발매됐고요. 어린 나이에 벌써 커리어를 만들어가고 있어요.(웃음) [늦여름]이라는 곡은 어떤 곡인지 직접 소개를 부탁드려요.
 
A. 예빛 : 이건 사랑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제 첫사랑이 있었어요. 지금 얘기하면서 엄청 미화가 되고 있는데(웃음) 곡을 썼을 때가 고3의 초여름 즈음이었어요. 초여름에 [늦여름]이라는 곡을 쓴 게 아이러니하지만 곡이 완성됐을 때 늦여름이 될 것 같았거든요. 처음엔 늦여름에 한창 진행 중인 사랑에 대한 얘기를 썼었는데 늦여름이 되니까 첫사랑과 헤어지게 되면서 이별에 대한 얘기로 가사를 수정했었어요. 유재하음악경연대회를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는 있었는데 성인 대상의 대회였거든요. 그런데 마침 딱 그때부터 고등학생도 지원을 받는다고 해서 [늦여름]을 가지고 신청을 했어요. 당시의 저는 나이에 맞게 연애를 했었지만 그걸 멋있게 어른의 연애처럼 포장하고 싶었나 봐요. 그래서 [늦여름]은 약간의 소설이 가미된 느낌이 저에겐 있어요.(웃음) 미화가 되었죠.(부끄럽)

 

임팩트가 강렬한 첫 소절
예빛의 [나랑 아니면] Cover
 
 
Q. 지금 가장 유튜브에서 핫한 싱어송라이터를 얘기하라고 하면 예빛님의 이야기가 빠질 수가 없어요. 그만큼 엄청난 반응을 모으고 있어요. 어느새 구독자는 10만이 넘어버렸고요. 저도 자주 눈여겨보는 채널이기도 했고요. 영상들을 보면 예빛님은 영상마다 자신이 어떻게 보여야 매력적으로 보이는지 잘 아는 사람 같았어요. 아무래도 음색도 너무 좋고요.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나랑 아니면] 커버 영상을 전설의 영상을 만들고 있는 중이에요.(웃음) [나랑 아니면]을 커버하고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서 어떤 기분이었나요?
 
A. 예빛 : 집에서 혼자 노는 걸 원래 좋아해요. 맥북을 켰는데 포토부스라는 프로그램에 백그라운드 합성 기능이 너무 재밌는 거예요. 영상 기능도 있더라고요. 이걸로 커버 곡을 찍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배경을 만들고 영상을 만들어 저장하고 업로드했어요. [기다린 만큼, 더]는 심플한 느낌으로 제 방을 배경으로 노래를 했었는데 업로드 후에 근래까지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어요. 그래서 다른 곡을 준비하던 무렵에 갑자기 엄청 많은 분들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댓글을 다는 거예요. 이게 무슨 일인가 했어요. 인스타그램에도 유튜브에서 보고 왔다는 사람이 생기고 저의 정보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는 거예요. 자고 일어나니까 영상에 1만 뷰가 찍혀있고 구독자가 천명이 되고 그랬어요. 한 달 내내 이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상황들이 지금까지 쭉 이어지고 있어요.
 
Dike :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되었다,라는 옛날의 개그 같은 상황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거네요. 유튜브가 만들어내고 있는 거군요.
 
예빛 : 정말 너무 신기한 거 같아요.
 
Dike : 구글의 능력은 대단한 것 같아요. 어떻게든 좋은 콘텐츠를 알아보는 거네요.(웃음)
 
 
Q. 유튜브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전에 타린님과의 인터뷰에서 버스킹에 관한 이야기들을 했었거든요. 당시 인터뷰에는 대화 내용이 다 실리진 않았지만 타린님과 최근의 버스킹 문화는 소음 문제와 수준의 하향평준화,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생긴 인디 씬의 전체적인 수준의 저급화 문제로 예전과 다르게 좋은 방향으로 인식되지 않는 경향이 생겼고 그래서 지금 시대의 버스킹은 온라인으로 옮겨 갔다는 얘기를 했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요즘 시대의 버스킹을 잘해나가고 있는 모습으로 보여요. 실제로 요즘 세대의 나이이기도 하고.(웃음)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A. 예빛 : 저도 기타 레슨을 받으러 갈 때 홍대를 자주 갔었는데 홍대가 버스킹 거리가 따로 있잖아요. 근데 저도 기타를 메고 거리를 지날 때 같은 음악을 하는 사람이지만 살짝 부끄럽고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들 때가 있었어요. 말 그대로 진입 장벽이 낮은 필드 이기도 하고 그래서 저도 버스킹에 대한 인식이 막 좋진 않았던 사람이었거든요.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혼자서 음악을 하는 게 낫게다 싶더라고요.
 
온라인으로 옮겨갔다고 말씀하신 게 너무 공감이 돼요. 핸드폰이 있는 사람이라면 유튜브는 모두가 보는 플랫폼이고 유튜브가 아니더라고 영상과 같은 콘텐츠들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졌잖아요. 버스킹보다는 깔끔하고 찾아 듣기 쉬운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최근엔 코로나 때문에 스트리밍 공연들도 많이 하잖아요. 이게 미디어의 장점인가 싶기도 하고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예빛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로띠안의 [구름 (feat. 예빛)]
 
 
Q. 불과 한 달 전 즈음인 6월 4일에는 로띠안님의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했어요. [구름], [초심] 두 곡이네요. 이 곡들은 어떻게 참여를 하게 됐나요? 그리고 두 곡 중 더 마음에 드는 한 곡을 직접 소개해주세요.
 
A. 예빛 : 로띠안 이라는 분을 소개해드리자면 제 곡의 믹싱을 담당해주는 오빠였어요. 학교 동기이기도 하고 친한 오빠인데 영흠 오빠와 촬영한 [환생]의 배경도 로띠안 오빠의 집이에요. 거기서 촬영이 끝나고 오빠가 나랑 작업을 해보자고 얘기를 했고 곡을 들었는데 너무 감성이 좋았어요. [구름]이라는 곡을 너무 좋아해요. 처음으로 제가 하는 노래에 코러스를 쌓고 다른 사람들과 협동하는 작업을 처음 해보면서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Q. 평소엔 음악 외의 어떤 다른 일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A. 예빛 : 요리하는 걸 좋아해요. 게임도 정말 좋아해요. 얼마 전에 손에 부상을 당해서 지금 기타를 못 치고 있는데 칩거를 하면서 게임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닌텐도 게임하고 롤과 오버워치, 서든어택을 하고 있어요. 다른 취미는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해요. 서울에 올라오는 일이 있으면 길을 가다가도 멈춰서 찍곤 해요. 그리고 요즘엔 캠코더도 좋아해요.
 
Dike : 아날로그 한 감성이 있네요.
 
예빛 : 네, 디지털스러운 걸 하면서도 아날로그 한 것도 분명 있는 것 같아요.

 

예빛이 노래한
검정치마의 [기다린 만큼, 더] Cover
 
 



NEXT

 

아날로그를 구현하는

디지털리스트 예빛의 음악 Part2

  

가장 아날로그 적인 것은

가장 디지털 한 것에서 나온다






오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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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싱팀 Vlinds의 작곡가이자 인디레이블 캔들인유어스(Candle In Yours)의 공동대표.


자아가 생길 때부터 밴드음악에 빠져 일렉기타를 치며 음악을 시작한 인디덕후.


사실 음악보다 글 쓰는 일을 더 좋아해서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중이다.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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