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클래식이 아니어도 괜찮아 - 베토벤이 아니어도 괜찮아 [도서]

글 입력 2020.07.2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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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음악을 들을 때 엘피를 틀어보지 않은 세대라, 레트로 트렌드가 불이 붙은 몇 년 전쯤에야 LP를 이전 세대의 전유물이 아닌 음악 앨범으로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음원 사이트 벅스에서 음원을 다운 받아 들었고, 그 다음에는 멜론에서 mp3나 pmp로 다운받아 학교에서나 이동 중에 많이 들었었다.
 
지금은 유튜브나 모바일로 무제한 스트리밍을 하면서 듣고 싶은 음악을 듣지만 디지털 기기나 편리성, 기동성에 변화가 있었지 아날로그 방식으로 '앨범'을 듣는 행위는 거의 해본 적이 없는 것이다.
 
무제한으로 음원을 스트리밍을 하기 시작하면서는 해당 곡의 아티스트나 가사를 잘 모르고 듣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패스트푸드처럼 최근에 나온 곡들, 멜로디가 첫 번에 귀를 사로잡는 곡들을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그들이 질릴 때쯤 또 새로운 음악을 리스트에 추가하는 식으로 음악을 듣기 때문이다.
 
아주 좋아하는 몇몇의 가수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음악을 이렇게 듣다 보니 아쉬운 점도 있다. 편리하지만 깊은 맛이 없다고 할까. 그래서인지 자신이 좋아하는 명반으로만 방을 채워놓았을 것만 같은 저자의 방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책 소개

 

음악의 여신 뮤즈가 내게 온 순간들

이 책은 저자가 수십 년간 수천 장의 LP 음반을 모으면서 음악을 즐긴 시간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는 이 시간을 "음악의 여신 뮤즈를 만난 순간"이라고 표현하면서 그 순간들을 서정적이면서도 담백하고 위트 있는 에세이로 담아냈다.
 
여타의 클래식 음악책과 다른 점은 '클래식'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그 틀을 넓히고 다양화했다는 점이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클래식'은 "서양의 전통적 작곡 기법이나 연주법에 의한 음악으로 흔히 대중음악에 상대되는 말"로 쓰인다.
 
저자 역시 처음에는 서양 전통 클래식으로 음악 듣기를 시작했지만 점차 그 범위를 넓혀 이제는 국악, 재즈, 가요, 팝 등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클래식' 목록을 만들어가고 있다. 저자에게 클래식은 "오랜 세월을 두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예술"이다. 장르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언제나 사랑받아 마땅할 음악이 있을 뿐이다.
 
 

"클래식을 많이 듣지만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에 갇혀 있지는 않습니다. 클래식은 오랜 세월을 두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예술입니다. 송창식, 빌 에번스도 당연히 클래식입니다. 국악도 빼놓을 수 없지요."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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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션과 플레이리스트

 

이 책의 주요 소재는 클래식 앨범에 대한 저자의 감상이지만 나의 이번 독서는 컬렉션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데에 초점이 맞춰졌다.
 
살아가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수집하는 것은 삶에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기만 한다면 뭐든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기쁨, 슬픔, 때로는 어떤 범주에도 속하지 않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매체를 가까이 하는 사람의 삶은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것보다 훨씬 풍성하지 않을까.
 
무언가를 수집한다는 것은 자신의 취향을 찾아간다는 데서도 의미가 있다. 플레이리스트를 의미가 있는 소중한 곡들로 채워가는 이들도 있겠지만, LP처럼 손에 잡히지 않기에 앞서 말했듯 인스턴트 같은 면이 있어 필자의 플레이리스트는 지속적인 취향보다는 기분을 타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들었을 때에도 여전히 울림을 주는 음악들은 꼭 LP가 아니더라도 앨범을 찾아 소장하고픈 생각이 들게 한다. 여기에는 음악 뿐 아니라 추억의 힘도 큰 몫을 하는 것 같다.
 
 

클래식이 아니어도 괜찮아


서양의 클래식 음악에는 어느 정도의 진입 장벽이 존재하지만 오랜 시간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이유를 말해주기 위함인 듯 저자의 에세이에는 앨범에 대한 설명 곳곳에 애정 어린 문장이 스며들어 있다.
 
정통 클래식 앨범 이야기의 비중이 크지만 뉴에이지, 샹송, 팝에 대한 이야기도 간간히 찾아 볼 수 있다. 음악가, 앨범 제작 비하인드, 처음 이 음악을 들었을 때와 지금이 어떻게 다른지를 상세히 써내려간 것을 보면 같은 앨범을 아주 여러 번 들었거나 음악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서는 느끼기 어려운 감정들이 배어있다. 모두 다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비슷한 상황과 무드에 어떤 마음으로 이 음악을 만났고 골라 듣게 되었는지는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게 만나게 된 음악은 클래식이 아니어도 괜찮다. 서양의 클래식이 아니어도, 오래된 것이 아니어도 괜찮다. 다만, 요즘 세대들에게는 새로움으로 다가온다는 레트로 트렌드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최근에는 오래 가는 것, 지속적인 것의 가치에 대해 계속 떠올리다 든 생각이 있었다.
 
고전은 반드시 역사가 길다고 해서 클래식이라는 수식어가 붙지는 않는다는 것- 클래식이란 아마 오래도록 사랑받을 힘이 있는 것에 붙는 수식어라는 것이 좀 더 정확한 설명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의 클래식은 찾아 듣고 감상을 기록할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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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이 아니어도 괜찮아
- 음악의 여신 뮤즈가 내게 온 순간들 -

 


지은이 : 최정동


출판사 : 한길사


분야
예술/대중문화 > 음악


규격
148*210mm 반양장


쪽 수 : 352쪽


발행일
2020년 05월 29일


정가 : 19,000원


ISBN
978-89-356-6339-2 (03670)

 

 

[차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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