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괜찮은 사람 [도서]

글 입력 2020.07.2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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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아주 오랫동안

멍청한 여자들에 대해 들어왔다.

위험한 남자들보다,

멍청한 여자들에 대한 경고를 더 많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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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사람?


 

「괜찮은 사람」에서는 모두 비슷한 의미로 고통스러워한다. 그러나 이것을 절대로 티를 내서는 안 된다. 화자 역시 아버지의 노후를 걱정하고 부담스러워한다. 그저 일하고, 생활비를 절약하고, ‘마른빨래’를 쥐어짜듯 절약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는 이것을 ‘특별히 불행하다고 여겼던 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하필 그녀는 장녀였고 동생 두 명이 사립대학에 재학 중이다. 소설 『장녀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게다가 민주의 태도는 주위 친구들 대부분이 자신과 같은 삶을 산다며 덤덤하기만 하다.

 

 

“나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남들이 나를 괜찮은 사람으로 생각하는지 늘 신경이 쓰였다... 누군가가 나에게 조금이라도 실망하거나,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이 빈약하고 허름한 트랙에서조차 떨어져 나갈 것 같은 불안이 밀려왔다.”

 

 

타인의 시선이 늘 신경 쓰였던 민주는 사실 자신의 남자친구를 질투했다고 고백한다. 자신보다 상대를 더 궁금해하고,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이 상대를 어떻게 느끼는지 중요하게 여기는 것, 그래서 타인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를 질투했다고 말한다.

 

민주와 남자친구는 돌아오는 봄 결혼할 것이다. 그러나 그 결혼은 민주가 ‘트랙에서 떨어져 나갈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기 위한 선택처럼 느껴진다. 남자친구를 의심스러워하고, 당혹스러웠던 상황을 언급해놓고 막상 민주는 남자친구를 부정하지 않는다. 내비게이션이 고장 났다며 전혀 다른 곳으로 데려가고, 모르는 곳이라는 장소에서는 도축장에서 기분 나쁜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가 나온다. 남자는 남자친구에게 “오늘도?”라고 말하며 그들이 안면이 있음을 보여준다.

 

의심스러운 상황을 차곡차곡 쌓아두는 민주에게 묻고 싶다. “그는 괜찮은 사람인가?” 이미 답은 나왔다. 소설 도입부부터, 남자친구는 그녀를 계단에서 밀어버린 전적이 있다. 민주는 덤덤하게 그것이 사고였다고 독자에게 말하지만, 소설을 다 읽은 독자들은 그것이 정말 사실인지, 남자친구의 고의를 필사적으로 감추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결국, 우리는 화자를 끝없이 의심하면서 소설을 읽게 되고, 마치 돌아오는 봄을 위한 하나의 설명처럼 읽힌다.

 

강화길의 소설집 『괜찮은 사람』에서는 대부분 여성의 일인칭 시점으로 서술되어 있다. 민주처럼 모두 남성 인물에 의해 위협을 느끼거나 불안하기만 하다. 「호수-다른 사람」에서도 민주의 태도와 비슷한 인물이 나온다. 민영과 진영은 이십 년 지기 친구다. 사고를 당하기 전 민영의 팔에는 멍 자국이 있었다.

 

진영은 사귀던 남자에게 목을 졸렸던 적이 있다. 민영에게는 언제 다쳤는지도 모르겠다며 둘러댔지만, 진영과 민영은 비슷한 상황을 겪게 된다. 그러나 「괜찮은 사람」의 민주처럼 진영은 믿지 못할 서술만 할 뿐이다. 민영의 남자친구가 민영에게 폭력을 가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우리는 진영의 시선을 통해 상황을 바라보지만, 이 소설 속에서 우리는 진영의 시선을 믿을 수 없다.

 

 

 

불안한 존재들


 

『괜찮은 사람』 소설집에서 우리는 인물들에게 주목한다. 단편소설 제목을 읽으면 어떤 인물들이 등장할 것인지 떠오른다. ‘호수-다른 사람’, ‘니꼴라 유치원-귀한 사람’, ‘괜찮은 사람’, ‘벌레들’, ‘당신을 닮은 노래’…….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 소설 속 대부분의 화자는 여성이며 일인칭이다. 「벌레들」을 읽으면 우리는 병들어버린 존재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벌레들」은 홀로 살아온 예연의 집에서 희진과 수지가 룸메이트로 입주한다. 이들이 보이는 증상들은 놀랍기만 하다. 갈비찜을 먹으면 뼈를 닦아 진열해야 한다. 생선은 머리를 일렬로 정리한다. 컵은 색깔별로 정리해야 한다. 기괴한 상황 속에서 세 명의 관계는 불안하다. 친구 무리가 ‘홀수’였을 때 느꼈던 고민을 떠올리면 이들의 감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까.

 

희진과 수지는 집주인인 예연과 더 친한 관계가 되기를 바란다. 이미 적절한 관계는 사라진 곳에서 그들은 선택받지 못하는 불안함에 떨어야만 한다. 결국, 수지는 희진을 살해한 게 환상인지 아닌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병들어버린, 불안한 존재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는 기괴함을 느낀다. 혹은 이 인물이 꼭 이런 선택을 해야만 했는지 당혹스럽다. 그러나 인물의 불안을 함께 느끼면서 우리는 다시 혼란스럽게 된다.

 

점점 설득당하기도, 혹은 그런데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인물들이 각자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을 알기에 감히 그들에게 어떤 말도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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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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