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밀기] 바다에서의 독서
글 입력 2020.07.1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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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때부터 자주 공상을 하곤 했다.
이를테면
'수업 시간에 전쟁이 나면 어떡하지?'라거나
'내가 우주에 갈 수 있으면 뭐부터 하지?'
같은 말도 안되는 망상.
나는 이런 생각들을 그저 흘려보내지 않고
내 주머니 속에 넣어놓고는 했다.
심심할 때마다 꺼내 읽어보려는 심상이었다.
오늘도 무료하던 찰나,
나는 그 주머니를 뒤적여
생각을 하나 꺼내 읽어 보았다.
나는 그 생각에서는 바다 한 가운데에서
책을 읽는 나를 볼 수 있었고,
이것을 곧바로 그림에 옮기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는 이런 망상이
쓸모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그 때의 순수한 망상들은 내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아마 오늘 잠들기 전에는
내가 아이가 되는 상상을 하며 잠들 것 같다.
[박예림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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