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는 게 불안한 사람들을 위한 철학 수업 [도서]

글 입력 2020.07.01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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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점 한 켠을 차지하는 철학책

 

비전공자의 철학책에 편견이 있었다. 철학 책을 사기 전에 저자의 이력을 살펴 보는 버릇이 있었다. 지금은 그냥 재미있으면 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학교에서 배운것을 복습할 수 있는 고전을 더 좋아하는 편이고, 그런 철학 고전을 사서 읽는 것만으로도 내 방 한켠은 가득 차지만 말이다.

 

나의 이런 고전에 대한 선호가 지적 허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왜 하필 고전을 더 좋아하느냐 라는 질문에 대답하고 싶지 않다. 나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도 지쳤고, 또 내가 아니면 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적 허영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게라도 소비를 하는 것만으로도 창작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아끼는 책들이 왜 여러 출판사를 전전해야 했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되지만 말이다.

 

이렇게 철학 책에 시니컬하게 된 것은 서점을 갔을 때 너무나도좁은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철학 분야의 책 때문이다. 나에게는 내 방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인데. 도서관 신간에서 일주일에 문학이 10권 정도일 때, 철학 책은 한 달에 한 두 권이다. 책의 트렌드를 보기 위해서 주로신간 분야를 살펴 보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아쉽다.

 

 

 

2. 세상의 한 켠을 차지하는 나.

 

그러다 우연히 철학 신간 분야에서 ‘사는 게 불안한 사람들을 위한 철학 수업 ’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귀여운 표지 때문에 그저 흔한 비전공자의 철학 책일 거라고 생각했다.

 

평소의 나였다면 그저 철학은 불안에 무용하다는 생각에 지나쳤겠지만, 그 때는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생각이었다. 조금이라도 힌트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을 선택했다. 그리고 읽으면서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제일 좋았던 부분은 첫 번째 목차인 ‘영혼을 돌보는 의사, 철학자’ 였다. 읽으면서 소크라테스가 생각났고, 이번에 희랍 고전 철학에서 배운 내용을 불안의 측면에서 복습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몇몇 부분을 공유하고자 한다.

 

“에픽테토스는 철학자가 의사이며, 철학자의 학교는 영혼을 치료하는 병원이라 말했지요.”

 

철학과라는 병원에서 영혼을 치료하고자 내가 철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애든 출세하고 싶은 야망이든 물질적인 소유이든 외모든 이런 것 중 하나에 당신의 행복이 달려 있다면, 당신은 무언가또는 다른 누군가의 변덕에 자신의 행복을 넘겨 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얼마 전 시험이 끝나고 나서 그렇게 잘 본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리고 이는 나를 절망하게끔 했다. 왜냐하면 지금껏 그닥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해왔고,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잘해보고싶어서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해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바보처럼 생각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게 결국에는 나와에 대한 싸움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관련이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지금까지 타인에게 내 행복을 넘겨 준 것 같다.

 

즉 나는 영혼을 치료하고자, 스스로 행복해지고자 철학을 공부한다는 본질을 잊고 다른 사람의 시선만을 신경쓰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읽고 나서 작가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처음 이 책을 마주했을 때에는 전체적인 철학을 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스토아 학파에 대해 불안의 관점에서 전문적으로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찾아보니 모던 스토아 학파 단체를 세운 스토아 학파 전문 연구자였다. 그리고 그가 철학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철학자가 하는 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성채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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