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파리'라는 도시의 매력을 색색별로 담은 사진 전 '매그넘 인 파리' [시각예술]

잠시 파리지앵이 되어보는 시간
글 입력 2020.06.24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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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매력적인 도시 ‘파리’를 테마로 했던 전시회 ‘매그넘 인 파리’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파리는 세계 최초로 사진을 발명한 프랑스의 오페라 무대 예술가 루이 자크 망데 다게르가 첫 번째 사진 작품을 남긴 도시이자 매일 축제가 열리는 낭만적인 도시이다.

 

이러한 파리를 기점으로 설립된 사진가 그룹인 매그넘 포스트는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이 남긴 상처 속에서 사진을 통해 기록을 남기고자 했던 로버트 카파, 데이비드 시무어,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에 의해 설립되었다.

 

이들은 잡지사 및 통신사로부터 사진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고자 하였고, 프랑스 파리를 포함해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증 4개의 편집국을 운영하며 전세계에 사진을 공급하는 에이전시로 활약하였다. 이번 전시는 이들이 바라본 파리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색’을 기점으로 몇 가지 세션으로 나누어 전시하고 있다.

 

 

 

회색 공간


 

파리의 역사를 전시한 공간, 파리의 암울했던 시기부터 재건의 시기를 거쳐 현재의 화려한 파리의 모습을 형성한 후, 혁명을 거치는 시기까지의 사진을 전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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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파리가 전쟁을 겪던 불안정한 시기에 찍힌 ‘향수’라는 작품이다. 고풍스러운 건물 외관과 더불어 거친 외벽의 공터 속에서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웃고 떠들고 있다. 이 사진을 통해 당시 파리의 분위기와 시대상을 아이러니하게 느낄 수 있었다. 당시에 파리는 전쟁과 시대적인 시련으로 전체적으로 암울했던 시기였다. 그러나 이 사진에서 아이들은 누구보다 천진하게 웃으며 놀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당시 모순적이었던 파리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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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세계박람회 독일관 앞에 설치된 오스트리아 미술가의 조각인 ‘동지애’라는 작품이다. 세계대전을 겪던 당시 파리가 독일에 굴복하여 독일 체제하에 있었다는 점을 미루어 봤을 때 굉장히 아이러니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적 상황과 맞지 않는 듯한 작품명은 그 의도를 궁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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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파리가 암울했던 시기를 거쳐 경기적으로 부흥이 일어나며 재건을 하던 시대의 작품이다. 고층의 빌딩과 굴둑 사이로 여전히 개발되지 않은 채 존재하고 있는 낮은 빌딩들이 총체적으로 그 당시 파리의 모습을 잘 나타내 주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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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또한 파리가 재건을 통해 부흥을 이루고 있던 때의 모습을 담았다. 공장의 검은 매연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고, 그 아래로 야생의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모습은 재건의 부정적인 면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환경에 대한 법적 조치와 경고 보다는 개발이 우선이었던 시대의 비극을 사진 속에 담아낸 것 같았다.

 

 

 

분홍색 공간


 

세계 문화수도인 축제의 도시인 파리의 화려하고 예술적인 모습을 담은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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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파리의 카페를 촬영한 것이다. 파리라는 도시에 있어서 ‘카페’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카페와는 다르다. 당시의 철학자들과 예술가들이 모여들던 곳, 그들이 각자 신념을 가지고 대중들과 토론을 하던 장소였던 파리의 카페를 이 사진은 따뜻한 배경을 통해 잘 드러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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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뤽상부르그 공원에서 한 소년이 물구나무를 서고 있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지금은 상원 의회가 자리잡은 공간이자 이전에는 왕궁이 앞뜰이었던 이 공원은 현재 일반인들에게 공개된 공간이다.

 

이 아름다운 공원에서 사람들은 책을 읽기도 하고 산책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파리의 문화적인 정취와 예술적인 면모는 특별한 사람만이 지니는 것이 아니다. 이 사진은 도시 전체가 문화적 공간인 파리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작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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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이슬람 무장 테러 단체 IS에 대한 파리의 대응을 보여주고 있다. IS의 무차별적인 폭력에도 불구하고 파리 시민들은 평화적이고 신사적인 방식으로 대응했다. 꽃과 촛불을 들고 사건장소 근처인 레퓌블리크 광장에 모여든 사람들은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글을 메모지로 써 붙였다.

 

이 전시 공간에서는 이렇게 파리의 화려한 면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전의 세계대전을 겪으며 성숙해진 위기에 대응하는 파리 시민들의 방식을 보여줌으로써 문화 선도국으로서의 파리를 인상깊게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파란색 공간+초상


 

매그넘 포스트의 사진 작가 중 한명인 엘리엇 어윗 작가의 사진 작품들로 구성된 전시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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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보통의 다른 사진들이 가지는 법칙을 깨는 신선한 작품이었다. 보통의 사진은 피사체의 정면이나 측면을 촬영해 피사체를 부각하거나 의도를 전달하는데, 이 사진의 피사체들은 전부 뒷모습이다.

 

작가는 피사체들의 뒤에 서서 강 쪽으로 이들을 촬영하였는데, 따라서 이 작품에는 작가가 피사체들을 바라보는 시선, 피사체들이 강 쪽을 바라보는 시선 두가지가 존재한다.

 

이 사진을 보는 사람들은 피사체들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지, 그들의 정면은 어떤 모습인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 작품의 묘미는 더욱 커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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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어윗의 대표작이다. 뒤에 배경으로 파리의 랜드마크인 에펠탑이 있다. 에펠탑은 파리의 상징인만큼 파리를 방문한다면 어디든지 이 에펠탑이 따라다닌다고 느낄 만큼 파리와 깊은 관련성이 있다.

 

그래서 이런 에펠탑을 좋아하지 않아, 유일하게 에펠탑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에펠탑 안의 식당에서 항상 식사를 한다는 예술가도 있다고 한다. 엘리엇 어윗의 이 작품은 그런 에펠탑을 잘 표현한 사진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진 속 인물들의 일상 적인 삶의 뒷배경에 항상 에펠탑이 존재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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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어윗의 사진들을 모아둔 파란색 공간을 지나면, 파리를 바꾼 업적을 세운 파리지앵들의 초상을 전시해놓은 공간이 있었다. 그중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인데, 에디트 피아프의 초상이라고 한다.

 

보통 초상이라고 하면, 정면을 응시한체 피사체 만을 찍은 사진이 떠오르는데, 이 초상은 그런 정형적인 틀을 깨고 관객이 인물의 일상을 엿보는 것 같은 촬영 장면을 선정했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빨간색 공간+초록색 공간


 

파리지앵들의 초상이 전시된 공간을 지나면 빨간색 공간이 나오는데, 정말 좋은 향기가 전시 공간안에 퍼져 있었다. 이 향은 전문 브랜드 배러댄알콜에서 이 전시를 위해 블랜딩한 향으로, 화려한 패션과 사람들, 다양한 색감이 느껴지는 파리를 표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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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화려하기만 한 패션이 아닌 패션 업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 패션 업계는 겉으로볼때 매우 절영적이고 화려하지만, 화려한 무대 뒤에서는 누군가의 노력과 고됨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사진은 그걸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사진은 정열적인 무대를 관람하는 관람객 뒤에서 카메라 앵글을 설치하여 패션 업계의 뒷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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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공간의 작품은 이렇게 계단식 전시 공간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이러한 구성을 가진 전시가 많이 없기도 하고 계단식 구성에 작품을 쭉 늘어 놓으니 마치 패션 렌웨이같아서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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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패션을 전시한 빨간 색 공간을 지나면 현재 ‘파리’의 이미지가 정립된 시기인 살롱 드 파리를 주제로 한 전시 공간이 나오는데, 특이한 점은 이전의 전시 공간이 작품을 위주로 전시를 꾸며놓았다면, 이 부분은 공간까지 전시를 통해 꾸며 놓은 것이라는 점이었다.

 

초록색 전시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파리의 전성기였던 그 시기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한번에 느낄 수 있다. 곳곳에 걸린 작품들은 ‘작품’이라기 보다는 액자 같이 걸려 있어 공간과 어우러졌는데, 마치 누군가의 큰 저택에 들어선 것 같았다.

 

이 전시를 보기 전에는 ‘파리’라는 도시 하나만으로 어떻게 긴 전시를 꾸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 전시를 보고 구성이 좋아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색깔별로 테마를 크게 파리의 역사/축제의 도시 파리/대표적인 사진가의 작품/파리지앵의 초상/파리의 패션/살롱 드 파리로 나누어 전시하여 관람객이 흐름을 따라 관람하기 쉽고 관람을 하면서도 작품에 대한 정리가 잘되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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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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