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랑의 모양은 세상 모든 사람의 수만큼 존재한다 - 문학으로 사랑을 읽다

글 입력 2020.05.0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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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이 단어에 함축된 바는 정말 다양하다.


설렘, 황홀함, 기대, 실망, 자괴, 분노 등 긍정과 부정을 전부 아우르는 감정의 스펙트럼에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는 장소 -이를 테면 흔한 데이트 장소인 카페, 산책길, 캠퍼스 등등- 의 숫자를 곱하는 것만으로도 경우의 수는 무한에 수렴한다.


이처럼 사랑은 초콜릿만큼이나 보편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여러 창작물에서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랑을 하지 않으면 한국 드라마'가 아니라는 우스갯소리처럼 사랑은 어디서나, 당사자가 아닌 제3자까지 매료시켜버리는 매력적이고 미스테리한 정체다.

  

그러나 그 보편성이 의심될 만큼, 사랑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잘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완전한 타인과 사랑을 시작하는 것은 우연에 우연이 겹쳐진 일이다. 러한 한편 가족애, 우정 등 아주 자연스러운 발로로 시작된 사랑 역시 지난할 때가 종종 있다. 결국 우리가 평생 고민하는 '인간관계'의 중심축은 바로 무한한 스펙트럼을 지닌 '사랑'이다.

  

 

삶이 유한하기에 사랑도 유한한 것일까. 그래서 사랑에도 시효가 있는 것일까. 시효를 이겨내지 못하는 사랑은 애초에 사랑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일까. 아니면 삶이 유한하기에 사랑은 반드시 영원해야 하는 것일까.

 

본문 p. 195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족, 혼술 등 '혼'으로 시작하는 신조어가 유행하며 대학가를 중심으로 1인 좌석이 비중을 늘이고 있으며 두 명 이상은 함께 먹어야 하기에 '투게더'란 이름이 붙었던 아이스크림은 1인 가구를 위해 '미니 투게더'로 탈바꿈하여 출시되는 요즘이지만, 우리는 다 알고 있다.


우리가 개인주의와 홀로를 부르짖을 수 있는 것은 결국 타인과 완전히 분리될 수는 없기 때문임을. 정말로 타인과 동떨어진 순간에 우리는 참을 수 없는 외로움을 맛보며 사랑을 찾는다. 이러한 이상 '사랑'은 삶에 주어진 평생 과업이며,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사랑지상주의자'의 운명을 타고나는 게 아닐까. 그런 우리에게 사랑은 무한하다. 유한한 삶 속에 내재된 사랑일지라도 한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정도와 깊이로 따진다면 감히 '무한하다'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무한함이 사랑을 영원히 불가해한 것으로 여기도록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문학으로 사랑을 읽다』는 엄선한 20편의 고전 문학으로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조명하며, 감정의 난항을 겪고 있는 수많은 현대인들에게 시사할 점을 제공한다. 단순히 '애인을 만드는 법' 따위를 주제로 한 스낵성 기사와 다르게, 단순히 고전에 대한 작가만의 해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사유하고 자기의 상황에 맞게 각색할 수 있는 공간을 남겨 놓는다.

 

 

'오만과 편견'은 사랑에만 장애물이 되는 것이 아니다. 학벌이나 지연, 남녀 차이에 대한 오만과 편견은 우리에게서 수많은 기회를 빼앗는다.

 

본문 p.191

 

 

이 책의 프롤로그는 '초콜릿 같은 당신의 사랑을 위하여'라는 말로 시작한다. 우리 머릿속에서 '초콜릿'이라는 단어를 보고 연상하는 것은 네모난 판형 초콜릿일 것이다.


그러나 각진 초콜릿은 초콜릿의 원형이 아니다. 풍부한 단맛을 지닌 진한 갈색의 액체를 각자가 원하는 모양의 틀에 부어 굳히면 조개도, 하트도, 꽃 모양도 될 수 있듯이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은 그 주체가 어떤 성정과 상처를 가지고 살아온 사람이든 가지고 있는 지위가 어떻든 도덕의 범주 안에 속한다면 그 자체로 존중받을 수 있는 것이다.

 

설령 내가 가진 초콜릿은 모양이 특이한데 과연 100% 초콜릿이 맞는 것인지 의심이 드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책이 제시하는 "사랑에도 기본이 필요하다", "사랑은 군생활이다", "사랑은 단거리 경주이자 장거리 경주다", "사랑에도 공짜 점심은 없다"... 등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탐독해보길 바란다.


언뜻 보면 원론적인 얘기를 하는 것 같아 보여도 그렇기에 더 많은 사랑의 경우를 관통할 수 있다. 고전 문학으로 추론해낸 이야기들은 백발백중에 가까운 조준 실력을 보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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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으로 사랑을 읽다』

명작으로 배우는 사랑의 법칙


지은이 : 김환영 


출판사 : 싱긋


분야 : 인문

 

규격 : 133*203mm 양장


쪽 수 : 296쪽


발행일 : 2020년 02월 14일


정가 : 15,000원


 

[우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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